얼마전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시동을 걸려고 하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차를 쓰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여 자연 방전된 탓도 있지만
바꾼지 한 이년 정도 됐으니 수명도 다 됐으리라 생각되었다.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인근에 있는 정비회사에서 렉카차를 보내왔다.
내 차는 바테리가 뒷트렁크 우측에 있다. 트렁크문을 열고 단자를 뽑아서 새 바테리에 연결해서 시동을 걸었다.
렉카차는 시동만 걸어주고 떠났다. 정비업체나 출장 바테리업체에 부탁하면 바테리 가격에다 출장비까지 얹어 대개 14만원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차종에 따라 바테리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어 더 비싼 것도 있다.
일단 시동을 걸었으니 꺼지지 않도록 해서 망미동 부산은행앞 바테리가 싸다는 집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도난 알람이 계속 울려 시끄럽다. 어떻게 끄야 되는 줄도 몰라 그냥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더니 알람이 저절로 그쳤다.
도난경보용으로 전차주가 설치해 둔 경보장치인데 바테리 단자를 빼니까 센서가 작동했던 것이다.
망미동까지 무사히 차를 끌고 가서 바테리를 신환하려고 단자를 뽑으니 다시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침 인근에 카 인테리어 업체가 있어 그리로 가서 모듈을 제거하였다.
우리가족이 영국에 나가 있을 때 교외로 피크닉을 나갔는데 그때 아이들이 문을 잘못 건드렸더니 알람이 울렸다.
도아문을 다시 열었다가 닫아도 계속울려 잠시 차를 옮겨 놓았더니 그쳤다.
알람은 비정상상태를 알려주기 위한 장치이나 가끔 오작동 하는 수도 있다.
센서의 불량이나 민감도의 설정에 따라 오작동으로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배를 탈때 기관실 무인화 운전선(M0선)에 탔을 때의 일이다.
MO선은 NK클라스의 자동화선으로 야간에는 기관실에 당직 근무자가 없이 기계 스스로 알아서 운전되는 최신설비선이었다.
기관당직자는 야간에 근무하지 않는 대신 낮에 정비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선원감축으로 선주는 초기 건조비는 조금 높지만 운항비를 줄일 수 있었다.
야간에 기관실 근무자가 없으면 제일 위험한 것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이다.
그래서 기관실 곳곳에 화재감지장치를 달아놓고 있다. 센서로는 연기나 열로 작동되는 것이 있는데
보일러실 천장에 붙어 있는 감지기가 가끔 오작동을 했다. 드럼내 스팀압력이 7Kg/cm2보다 낮으면 보일러가 작동되는데
대양항해시엔 보일러작동없이 에코노마이저의 증기 발생량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스팀수요가 많을 시는 보일러가 자동으로 작동하게 된다. 그럴 때 버너에 불이 붙을 때 노내 가스압력이 갑자기 높아짐으로써 케이싱에서 가스가 샐 수가 있다. 그러면 누설가스로 인하여 화재경보기가 자동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누설가스로 센서는 화재발생으로 인식하는 것이었다. 브릿지 당직자를 빼고 전 선원이 야간에 곤히 자고 있을 때 화재경보가 작동할 때를 상상해 보라, 난리가 난다.
기관실 무인당직이지만 당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관실에는 사람이 없지만 기관당직사관은 1,2,3기사가 돌아가면선 자신의 침실에서 당직을 서야 한다. 알람장치가 기관사관 침실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몰론 브릿지와 기관장침실에도 연결돼 있다.
야간에 기관실에서 어떤 기기의 고장이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제일 먼저 담당기관사가 팬츠만 입은 상태로 4~5층 높이의 계단을 점프해 뛰어 내려가서 콘트롤룸에 들어가 어떤 기기의 고장인지 아미녕 어느 장소에서 불이 났는지 파악한 후에, 부저를 정치시키고, 다음에는 깜박이는 등을 정지시킨 후에 상황을 브릿지에 보고한 후 필요하면 전 선원에게 알려 대책을 강구한다.
내가 배를 탈때는 화재경보기가 자주 오작동을 해 밤중에 야간훈련을 몇번 한 적이 있다. 나중에는 선원들이 알람을 늑대소년으로 치부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