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134회 :: 친절을 사랑으로 오해하지 마라 】방송일: 2005.06.07.
극본 : 유 남 경
씬1/ 회사 복도 (D) -ENG
윤아, 사원들과 신나게 대화하며 걸어가는데,
부장 (OFF, 버럭) 알았어! 알았으니까 나가!
윤아, 순간 멈칫하며 보면,
꽝! 문 열리며, 부장실에서 쫓기듯 나오는 상윤.
윤아 일행을 보자, 힘없이 인사하더니 걸어간다.
여1 (속삭이며) 안됐다~ 홍보부에서 디자인팀으로 전출됐대매요?
윤아 (놀라며) 응? 우리팀으로? 그게 말이 돼? 전혀 상관없는 부선데?
여2 그러니까 거의 나가라는 소리죠~ 왜 인사부에 김부장도 저렇게 짤렸잖아요.
여1 이번에 미리나 아파트껀을 잘못 처리해서 회사에서 찍혔대나?
여2 너무 안됐다... 얼마전에 약혼녀한테 파혼까지 당했다든데~
여1 어머 어머! 진짜야? 웬일이니?
듣고 있던 윤아, 안쓰럽게 상윤을 바라보다,
뭔가 마음 먹은 듯, 상윤에게 척척척 걸어간다.
윤아 (친절하게) 디자인실 찾으시죠? 저 따라오세요~
윤아, 상윤에게 활짝 미소짓는 모습에서.
타이틀 - 친절을 사랑으로 오해하지 마라
씬2/ 회사 휴게실 (D) - ENG
윤아, 기획서 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문득, 자판기 앞에 멍하니 서있는 상윤을 본다.
윤아 (E) 전출에.. 파혼에..
이때, 상윤, 커피가 안 나오는지, 반환레버 딸깍거린다.
이때 자판기 옆을 탕! 치는 손! 딸칵! 하며 커피 나온다.
상윤, 놀라 보면, 윤아 씩 미소짓고 있다.
윤아 가끔 고장나요. 그땐 옆을 쳐야 나와요.
광일 (얼떨떨) 감사합니다.
윤아 팀에서 모르는 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제 수강료는 비싸지만, 특별히 면제해드릴께요.
광일, 어색하게 미소짓는다.
윤아, 예의바르게 인사한 후, 뒤돌아 걸어간다.
윤아 (NA) 나이들면.. 동정심이 많아진다.
윤아, 나름대로 만족한 미소지으며 걸어간다.
씬3/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현우, 머리 맞대고 대본회의하고 있다.
현우 이번주 주제는 영화로 했거든요? 영화속에서 그시대의 문화, 과학 이런 것들 한번 짚어보려구요.
미자 (끄덕) 응.. 좋네요.
현우 (냄새 맡으며) 저두.. 샴푸 냄새 좋네요.
미자 (얼굴 발그레해지는)
현우 (미소 짓다 다시 대본보며) 내일은 먼저 영화속의 과학에 관한 내용이에요.
미자 매트릭스, 마이너리티 리포트.. 와~ 나 이거 다 봤는데... (흐뭇한데)
현우 (미소) 잘됐네요.. 그 영화들 속에 요즘의 유비쿼터스가 어떻게 녹아 있나 살펴보려구요.
미자 (당황) 네? (E/놀라 현우보며) 뭐래? 유비..뭐?
현우 (계속 얘기) 물론 요즘 유비쿼터스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까... 다른 얘기도 곁들이는 거죠.
미자 (태연하게 끄덕끄덕) 그렇죠.. (E) 근데 난 모른다.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쪽팔린다.
현우 (다시 미소) 나머진 밥먹으면서 이야기 할까요?
미자 네? 네..
씬4/ 까페 (D)
미자, 현우 밥 먹고 있다.
현우 매니아들을 위한 방송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우, 열심히 방송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미자는 계속 골똘히 다른 생각중이다.
미자(E) 유비쿼터스가 뭐지? 유비쿼터스. 유 당신? 비 비동사? 쿼터 사분의 일. 당신을 사분의 일로.. 아냐.
아냐. 다시! 처음부터 다시!
현우 다음엔 재즈의 역사를 다뤄볼 생각이에요.
미자(E) 유비 쿼터스.. 유비 쿼터스..
현우는 계속 떠들고, 미자는 계속 골똘히 생각한다.
씬5/ 거실 (D)
혜옥, 영옥 TV보고 있는데,
영숙, 전화통화하고 있다.
영숙 그래 미영아! 전화비 많이 나온다. 이만 끊자. (사이) 응? 콤퓨타? (씁쓸한) 아유.. 그걸 내가 할줄
아나..? ... 그래 들어가아~
영숙, 전화 끊고선, 한숨쉬다, 영옥에게 슬그머니 다가간다.
영숙 언니, 우리도 콤퓨타 좀 배워보까?
영옥 콤퓨타?
영숙 그게.. 전화할때마다 미영이가 콤퓨타 배우라고 난리유. 편지도 하고 손주 얼굴도 볼수 있다구..
영옥 에유.. 우리가 그걸 어떻게 해?
혜옥 아냐. 생각보다 쉽대. 세탁소 김씨가 그러더라구..구민회관에서 배웠는데 안 어렵대~
영숙 그래?
혜옥 그리구 은근히 재미두 있대... 참! 그거 배우구나니까 손주랑 아들도 무시 못하고, 대화도 잘 통한대~
영숙 (혹하는) 그래??
씬6/ 미자방 (D)
접이 책상 위에 미자 노트북 올려 놓고
그 앞에 옹기종기 눈 말똥말똥 뜬채 앉아 있다.
우현 다른 건 모르셔두 되구요. (마우스 잡으며) 요걸루요... 일단 이 화살표 보이시죠? 이걸..
영숙 화살표? 어디?
우현 (답답한 듯) 여기요~ 여기!
일동 (얼굴을 더 앞으로 바싹빼고, 눈 게슴츠레) 어디?
우현 (손으로 가르키며) 여기요!
일동 (끄덕) 아~ 거기~
우현 (마우스 가리키며) 요기! 요길 손가락으로 두 번 눌러 보시라구요.. 그걸 클릭한다고 그래요.
먼저 영숙이 클릭해본다.
영숙 (꾹 꾹 두 번 클릭하는) .. 이렇게?
우현 (손가락 시늉) 좀 빠르게 따닥! 하셔야죠...
영숙 (고개는 빠른데 누르는 건 여전히 늦다)
옆에 있던 영옥 답답해 하며
영옥 이리 줘봐! (돋보기 쓴다) 그걸 그렇게 못허냐?
(마우스 잡고) 어디다 누르라고?
우현 여기요! (가리키면)
영옥 (잘안보여 집중하며 두 번 누르는데 역시 늦다)
우현 (답답) 더 빠르게 따닥!이요!
영옥 알았어! (소리만 크게 내며, 더블 클릭) 따닥!
우현 (뚱~해져서) 혜옥이 니가 해봐
혜옥, 잠깐 긴장한 듯 하다, 얼른 따닥!하며 더블클릭한다.
영숙, 영옥 놀라서, 박수 짝짝짝~ 친다.
우현 (놀라며) 우와~ 진짜 잘하셨어요.
혜옥 (방글) 내가 평소에 수전증이 있어서...
씬7/ 회사 사무실 (N) -ENG
윤아, 퇴근하려는 듯, 가방 챙기고 있는데,
문득,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윤을 본다.
윤아, 갸웃하다, 옆자리의 여1에게 속삭인다.
윤아 (상윤을 턱으로 가르키며) 무슨 일을 저렇게 해?
여1 이번에 유진상가껀 맡았대요.
윤아 (놀라며) 어? 그건 초짜가 하기엔 힘들텐데.. 전문가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혼자해?
여1 아마 이번 기회에 확실히 내보낼 생각인가 보죠. (하다) 퇴근 안하세요?
윤아 어? 어.. 해야지. (하며 상윤을 흘낏 보는)
상윤, 쩔쩔매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윤아 (뭔가 마음 먹은 듯) 먼저 퇴근해~
윤아, 상윤 옆으로 다가가서, 말을 건넨다.
윤아 제가 도와드릴까요?
상윤, 놀라서 보면,
윤아 이래뵈도 일 잘한다고 소문났어요. 믿어보세요~
그제서야 상윤, 피식~ 웃고, 윤아도 미소짓는다.
씬/ 집 외경 (N)
씬8/ 미자방 (N)
미자, 후다닥~ 들어와 컴퓨터앞에 앉는다.
미자 도대체 뭐지? (자판치며) 유. 비. 쿼. 터. 스!
마지막으로 엔터 친 후, 읽기 시작한다.
미자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환경~ (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이다) ..뭔소리야?
미자, 짜증난다는 듯, 머리 헝클어 버리고선,
미자 도대체 현우씨는 뭘 그렇게 많이 아는지.. 챠! 공부 잘한게 유세야? (하다) 유세지..
미자, 후~ 길게 한숨 쉰 후,
미자 그 수준에 맞추려면.. 나두 공부 해야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환경~ (머리 치며 한숨) 분명히 읽었는데... 왜 들어가질 않냐고..
씬9/ 회사 앞 (N) -ENG
상윤, 윤아 걸어나오며 대화하고 있다.
상윤 오늘 감사했어요.
윤아 뭘요.. (미소짓다) 힘내세요.. 그럼~
윤아, 꾸벅~ 인사한 후, 뒤돌아 걸어가는데,
이때, 울리는 윤아의 핸드폰 벨소리~
윤아 (받고) 여보세요? (반색) 정민씨? 웬일이야? 전화를 다하고~ (사이) 챠! 그럼 그렇지~ 노트북? (반짝)
글쎄 밥 사주면 한번 생각해보구~ (미소 짓는)
씬10/ 포장마차 (N) - ENG
모락모락 김이 나는 먹음직스러운 우동 한그릇.
그 앞에 어처구니 없다는 듯 앉아있는 윤아,
빙그레~ 미소짓고 있는 정민있다.
윤아 (피식) 우동 한 그릇에 노트북 대여는 너무 싸다~
정민 어? 우습게 보나본데, 이 집 우동 진짜 맛있어~ 예전에 미자씨랑 찾아낸 집이야~
윤아 챠! 알았어. 고맙게 잘 먹을게.
정민 (보고) 어? 김치 없네~ 김치 시킬까?
윤아 아니.. 난 단무지만 있으면 돼.
정민 그래? 최미잔 김치 없으면 못 먹던데..
윤아, 후루룩~ 우동 먹자,
정민 밥 안 먹었어?
윤아 그냥 일할게 많아서 대충 샌드위치로 떼웠어.
정민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밥도 못 먹고 일하냐? 그러다 속 버려.
윤아 (씁쓸하게 미소) 나.. 나이 들었나봐.
정민 왜?
윤아 사실.. 부당한 이유로 전출되고, 약혼녀한테 파혼당한 남자가 있는데.. 보면 볼수록 안됐더라구.
정민 그래서?
윤아 만약 내가 그 입장인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정말 비참할거 같아서..
정민 그럼 혹시 그 사람 일 도와주느라고 늦은거야?
윤아 (피식) 응.
정민 오~ 오윤아! 마더 테레사네?
윤아 나이들어서 그렇다니까~
윤아, 미소 짓는다.
씬/ 집 외경 (D)
씬11/ 미자방 (D)
우현, 인터넷 검색하고 있고
할셋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혜옥은 존다)
우현 (검색해 뭔가 찾아보더니) 아! 여기 연세 비슷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포탈 사이트가 있네요~.
영숙 (중얼) 뭐래요?
영옥 (중얼) 몰라..
우현 이거 메인화면으로 깔아드릴께요. (마우스 움직인 후) 여기에요.
영옥 어..? (안보여서 눈 게슴츠레 뜨고) 이게 뭐야? 뭐라고 쓴거야?
우현 실버컴이요!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에요.
할머니들, 안 보이지만 보려 애쓰는 모습
우현 컴퓨터 키면 바로 이게 나오게 해드릴테니까요.. 들어가고 싶은데에 화살표 놓고 두 번 누르시고 써있는대로 하시면
될 거에요. 안 어려워요!
씬12/ 몽타쥬 (D) -ENG
// 상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윤아, 옆에 다가와, 일 도와준다.
// 상윤, 혼자 식판놓고 밥 먹고 있는데,
윤아, 바로 앞에 식판 가져와 앉고선, 밝게 웃는다.
상윤, 윤아를 보는 눈빛이 일렁인다.
씬13/ 회사 복도 (D) -ENG
상윤, 보고서 보며 정신없이 걸어가는데,
그만 팔랑~ 보고서 한 장이 빠진다.
이때 사무실에서 나오던 윤아(보라색 원피스 입은),
얼른 종이 주워서 상윤에게 건네준다.
윤아 이거 떨어졌어요.
상윤 (받고) 고마워요.. (보다) 보라색 원피스네요..
윤아 (생긋~)
상윤 잘 어울리네요.. 예전 여자친구가 그랬어요.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진짜 멋쟁이라고..
윤아 아~ 그렇구나..
상윤 커피 드실래요?
윤아 아뇨.. 오늘만 벌써 세잔째에요. 왜 녹차 자판기는 없는지 몰라요~
상윤 (쓴 미소).. 예전 여자친구도 녹차 좋아했는데..
윤아, 상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데,
상윤 저 오늘 저녁에 마무리만 하면 일 끝날거 같아요.
윤아 잘됐네요.
상윤 혹시 저녁에 시간 있으세요? 고마워서.. 한턱 내고 싶은데..
윤아 (피식) 좋죠~
씬14/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대본 보고 있는데, 현우 들어온다.
미자 (반갑게) 왔어요?
현우 네. (앉는데)
미자, 아주 자랑스럽게 눈 깜박인다.
미자 (E) 유비쿼터스! 물어보기만 해줘! (연습하는 듯)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이때, 현우 핸드폰 울린다. 받고,
현우 네. 유작가님. 다음 특집은 헐리우드 영화로 잡으려구요. 메일 보셨죠? 네.. 문화의 헤게모니까지 미국이 잡으려
한다...
미자, 얼굴 심각해지며 듣는데,
현우 ... 그렇죠. 그람시를 여기에 적용할 수 있죠.
미자 (흠?, E) 그람시..? 이건 또 뭐야? 그람? 그람? 몇그람? 아니면.. 뭐야? 도시야? 그람시?
현우 좀 딱딱해도 잠깐은 언급해야 덜 허전할 거 같아서요.. 네.. 알겠습니다. (끊고)
미자(E) 그람시.. 물어보면 어쩌지?
미자, 얼른 눈 안 마주치려고 다른 곳 본다.
현우 (당연히 알리라) 제가 그람시 옥중노트를 인상깊게 읽었거든요~
미자 아아~~ (E) 옥중노트? ?내 젊음에~ 빈 노트에~♬ 이건 젊음의 노튼데.. 옥중노트는 또 뭐냐!
미자, 미치겠다.
씬/ 집 외경 (N)
씬15/ 미자방 (N)
할머니들, 돋보기 쓴 채 나란히 앉아있다.
여전히 자신없는 표정들이다.
영숙 (영옥 눈치보며) 우리끼리 할 수 있을까?
영옥 (화면이 떴는지 게슴츠레 보는) 실..버..컴! 오~ 됐네! 됐어.. 혜옥아 니가 그 쿠리꾸 잘하니까 해봐라.
혜옥 응. (진지하게 해보는데 성공하자 본인도 놀라는)
영옥 (자랑스러워 흐뭇) 암튼.. 얘가 재주는 있어...
할셋 (자세히 들여다보는)
혜옥 (읽는) 건강보감.. 게임..
영옥 게임 눌러봐라!
혜옥 응. (클릭) ... 끝말잇기?
영옥 끝말잇기?
혜옥 아~ 끝말잇기가 치매예방에 좋다고 있네?
영옥 오.. 그래? 한번 해봐.
혜옥 음.. 보자.. 아! 여?다! 계란!
영숙 란? ... 란닝구!
영옥 응? 응.. 란닝구.. 구! 구리무!
혜/숙 (탄성) 오~ 언니두 잘하네~
할머니들, 자기네들끼리 좋아라 한다.
씬17/ 레스토랑 (N) -ENG
윤아, 상윤, 다정하게 스테이크 먹고 있다.
윤아 (둘러보며) 분위기 좋은데요? 전 이런 클래식한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상윤 예전 여자친구랑 자주 왔었어요. 이젠 아니지만..
윤아 (말 잘 못 꺼냈다, 어색한 미소로) 아.. 그렇구나.
상윤 덕분에 프로젝트가 잘 끝났어요. 고마워요.
윤아 뭘요~
상윤 많이 드세요..
윤아 (장난어린) 어? 그럼 이거 뇌물이에요?
상윤 네.
윤아 어..? (장난끼 어린) 전 뇌물에 별로 꿈쩍도 안하는데.. 절 잘못 보신거 같은데요..
윤아, 웃으면서 밥 먹는데, 순간!!
상윤 좋아해요. 윤아씨..
윤아 (허걱!, 칼질하다 삐끗하고) 네?
상윤 힘들고 치쳤었어요.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때 윤아씨가 제게 손을 내밀어줬어요.
윤아 ...!!
상윤 윤아씨 때문에 저 힘 많이 얻었어요.
윤아 (당황당황) 저..
상윤 착각인가요? 제 느낌이었지만.. 윤아씨도 저에게 마음이 있다는거 혼자만의 착각인가요?
윤아 (난감, 당황) .... (힘겹게) 네..
상윤 (충격.. 절망적인 한숨)
윤아 (이게 아닌데.. 너무나 안타깝다)
씬18/ 원룸 (N)
미자, 노트북 앞에 앉아, 읽고 있다.
미자 그람시.. 이탈리이아의 정치가. 아니 왜 하고 많은 정치가 중에, 하필 그람시야? 우리나라에도 쌔고 쌘게
정치가구만...
이때, 지영, 주방에서 나오며,
지영 너 라면 안 먹어?
미자 (지영 빤히 본다) 지영아! 너... 그람시 알아?
지영 어? (갸웃) 글쎄.. 들어본 거 같기두 하구...
미자 (흐뭇) 그래? 그럼 유비쿼터스는?
지영 유비쿼터스? (생각하다) 모르겠는데..
미자, 감격스런 표정으로 지영을 덥석 안으며,
미자 역시!! 넌 내 친구다!
지영 (웃으며, 밀어내곤) 왜 이래?
미자 아니.. 현우씨가 가끔 이런 유식한 말을 쓰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쪽팔리더라고.
지영 그냥 물어보면 되지~ 모른다고~
미자 쯧.. 오빠믄 물어보겠는데. 내가 나이도 많은데 쪽팔리잖아..
이때, 동직 나오며,
동직 지영아! 라면 다 먹었어?
미자 (반짝) 오빠! 그람시가 뭔지 알아?
동직 (천진 난만한 표정) 그람시? 아니.. 그게 뭐야?
미자 그럼 유비쿼터스는...?
동직 (추리하는 표정) 그람시랑 관계 있는 거야?
미자 (웃으며) 됐어! 가서 라면 먹어~
동직 응. (다시 들어가는)
미자 (지영에게) 넌 진짜 좋겠다. 얼마나 편해~
지영 어... (생각해 보니 기분 나쁜)
씬19/ 주방 (N)
부록, 우현 밥 먹고 있다.
부록 아니 어머님이랑 이모님은 진지 안 드신대냐?
우현 컴퓨터 하세요.
부록 잉?
우현 요즘 컴퓨터에 푹~ 빠지셨거든요. 노인분들 사이트에 가입하셔서 게임도 하시고, 채팅도 하신대요~ 웃기죠?
부록 그래? (웃으며) 허허허~
우현 매형, 솔직히 제가 무슨 이야기하는지 모르구 웃는 거죠? 매형 컴맹이시잖아요~
부록 (표정 울그락 불그락 변하며) 이자식이!! 잘 나가다가 꼭! 나도 다 알아 임마!
우현 (비웃는) 에~~~
부록 (숟가락으로 때리는 시늉) 빨리 가서 안 모셔와?
우현, 네!~ 발딱 일어나 간다.
씬20/ 미자방 (N)
영숙, 혜옥, 영옥 순으로 나란히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이젠 셋다 커다란 돋보기 쓴채 바싹~ 집중하고 있다.
INS// 모니터에 친구찾기란 메뉴 보인다.
혜옥 이 사람좀 봐봐. (읽으며) 전 벽을 보고 혼자 잔지 6년 됐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외로운 할머니와 말벗이 되고
싶습니다.
영숙 챠! 육년이 뭐 별거라고.. 됐다. 넘어가.
혜옥 안영하십..니끄? 호라.. 뭐야?
영옥 됐다! 말도 제대로 안되는 놈이네..
혜옥 밤새 내린 비가 자동차 지붕의 하얗던 먼지를 씻어주니, 아침 등산길이 개운해지네요.
영옥 어.. 이 사람은 참 운치가 있네..
영숙 그러게요.. 계속 해봐.
혜옥 머지 않아 뒷산 은덕배기 나물이 나면 상큼하게 무쳐서, 막걸리 한잔에 쌈짱을 찍어먹고 싶네요.
영옥 캬~ 좋다. 이름이 뭐야?
혜옥 조운현?
영옥 이름도 좋고~ 밑에다 글 올려.
혜옥 뭐라고?
영옥 내 나이랑 이름이랑 올려봐.
이때, 우현, 후다닥~ 들어온다.
혜옥 응.. 그리구.. 전자회의나 하자고 할까?
우현 진지드세요. (하다 흘낏 보면) 전자회의?
INS// 모니터에 ‘전자회의’하는 그림 뜨고,
우현 (신기) 아.. 채팅~!
할셋 (모니터에 집중)
INS// 보면, 모니터에 앞선이에게 고합니다라는 말 써져있다.
우현 (갸웃) 이건 뭐에요? 앞선이?
영옥 (답답) 아, 나이많은 사람한테 앞선이라고 하는거야. 무식해가지고~ 모르면 나가!
혜옥 언니두 호를 먼저 정해봐~
우현 호? (보더니) 아~~ 닉네임~~ 히히!
집중하고 있는 할셋
씬/ 거리 외경 (D)
씬21/ 까페 (D)
윤아, 바에 앉아, 우울하게 칵테일 마시고 있다.
윤아 난 그냥 짐을 덜어주고 싶었는데.. 짐을 더 준게 됐네.. 친절이었는데.. 그건 사랑이 아니었는데...
윤아, 크게 한숨쉬는데,
정민, 서류가방 들고 들어오다, 윤아를 발견한다.
정민 어? 윤아씨? 뭐해?
윤아 (까칠) 뭐하긴? 대낮부터 술마셔.
정민 회사는?
윤아 월차냈어.
정민 까칠하네.. 무슨 일 있지?
윤아 ...
정민 친구들은?
윤아 약속있지~ 정민씨는 여기 웬일이야?
정민 클라이언트 만나기로 했어.
윤아 그럼 만나고 가~
정민 어..
정민, 가려다, 윤아의 힘없는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정민 에이~ 씨! 좋다, 까짓거! 오윤아한테 노트북 빌린 값 오늘 다 갚는다.
윤아 약속 있다며?
정민 취소하지, 뭐~ 오늘 내가 스트레스 풀어줄게.
윤아 괜찮아.
정민 나중에 갚으면 되잖아!
윤아, 피식~ 미소.
씬22/ 영화관 (D) -ENG
윤아, 정민 나란히 앉아있다.
윤아 뭐야? 스트레스 풀어준다며? 고작 영화관이야?
정민 스트레스 풀기엔 공포영화가 죽여~ 예전에 미자씨가 추천해준 방법인데 꽤 그럴듯해.
윤아 그래?
이때, 남자 두명, 윤아 옆자리에 앉다, 흘낏 윤아 본다.
순간, 정민, 그 모습 놓치지 않고 본다.
정민 (윤아에게 속삭이며) 나랑 자리 바꾸자.
윤아 왜?
정민 빨리 바꿔~
윤아, 갸웃하며, 정민과 자리 바꿔 앉고선,
윤아 왜 그래?
정민 옆에 있는 남자가 윤아씨를 응큼하게 봤단 말야.
윤아, 기가 막힌 듯, 피식 웃는다.
<화면전환>되면, 무표정한 윤아의 비해,
정민, 무서운지 움찔움찔~ 하고 있다.
정민 어우.. 저거 너무 심하다..,, 어우.. 심해. 심해.
윤아, 피식~ 미소짓는다.
씬23/ 방송국 회의실 (D)
미자, 현우와 대본 회의하고 있다.
미자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을 한번 해보세요. 사랑을 하면 상대방의 단점까지 다 예뻐 보인대요. 상대방의 하품, 눈꼽,
트림까지도... (하는데)
현우 (쯧쯧) 잠깐만요. 이거 맞춤법이 틀렸네요.
미자 (응?) 뭐가요?
현우 (고치며) 트림이 아니고 트름이죠.
미자 (잉?) 네? (하다) ..트림이 맞는 거 아니에요?
현우 (피식~) 트름이 맞아요.
미자 (자신없는, 점점 조그맣게) 이상하다.. 트림인데..
현우 틀릴 수도 있죠. 원래 헷갈리는 맞춤법이에요.
미자 네.. (하다, 중얼) 트림.. 트름.. 트림, 트름, 트림?
현우, 미자보자 미자, 얼른 접고 대본보는 척 하는데
현우, 시선 돌리자 다시 갸웃하는 미자.
씬24/ 방송국 더빙실 (D)
미자, 갸웃하며 나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미자 이상하다.. 트림 같은데..
열심히 검색하던 미자, 순간 눈 동그래지며,
미자 (좋아라) 맞잖아. 트림! 챠! 내가 트림이라니까! 하~ 기가 막혀!
씬25/ 방송국 회의실 (D)
현우, 대본 보고 있는데, 미자, 후다닥~ 들어오더니,
미자 (분기탱천, 의기양양) 거봐요! 트림이잖아요. 내가 트림이라고 했잖아요!
현우 네?
미자 하도 이상해서, 인터넷 찾아봤더니 트름이 아니구 트림이 맞대요! 현우씨가 틀렸다구요.
현우 아, 그래요?
미자 하하하~ 어떻게 그런걸 틀려요? 하하하~
현우 (대수롭지 않게) 몰랐어요. 트림이구나.
미자 (좋아라) 어떻게 그런것도 몰라요? 하하하~ 난 또 현우씨가 하는 말은 다 맞는줄 알았잖아요.
현우 네..
미자 어우.. 진짜~ 다시 봤네.. 현우씨~ 어우.. 우길걸 우겨야지. (현우 따라하며) 틀릴 수도 있죠! 원래
헷갈리는 맞춤법이에요~ 챠! 진짜 현우씨 웃긴다.
현우, 점점 기분 상하는데,
미자 트름? 하하하~ 트롬도 아니고 드럼도 아니고.. 트름!! 하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
미자, 좋아라 하하하~ 웃고,
현우, 머쓱하고, 기분 나쁜 표정에서.
씬/ 집 외경 (N)
씬26/ 미자방 (N)
할머니들, 여전히 돋보기 쓴 채 나란히 앉아,
고구마 먹으며, 채팅하고 있다.
혜옥 (읽으며) 안녕하세요. 전 김영옥입니다. 심심할때 편하게 쓰레빠 끌고가서 커피 한잔 같이할 친구가 필요하네요.
제가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요..
영옥 캬~ 어떠냐? 잘 썼지? 쓰레빠 끌고가서 커피 한잔할 친구.. 카.. 여기서 그냥 깜박 죽지 않겠냐?
혜옥 몰라~ 이거 치느라고 몇시간 걸렸잖아. 아.. 팔 아파.. (팔 주무르는)
영숙 (하다) 어? 이거 누가 글 쓴거 아냐?
영옥 누가? 읽어봐.
헤옥 요즘은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산다고 하던데, 보아하니 영계시네요. 오팔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올드 피플 인
액티프 라이프지요?
영옥 크아~ 누구야? 책 좀 봤네~
혜옥 조.. 운현? 어제 그 할아버지 같은데?
영숙 아이구, 그 운치 있던 할아범?
영옥 그렇네.. 역시..
혜옥 어? 내일 전자회의 하자는데?
영옥, 영숙, 그래? 좋아라~ 한다.
씬27/ 거리일각 (N) -ENG
정민, 운전하고 있고, 윤아 옆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정민 뭐 먹으러 갈래?
윤아 (힘없이) 아무거나..
정민 아, 재미없게~ 한식, 일식, 중식중에 골라봐!
윤아 글쎄.. (하다, 순간 기침하는) 쿨럭! 쿨럭!
정민 왜 그래?
윤아 별거 아냐. 감기 기운 있나봐.
정민 별거 아니긴~ 객지에 나와서 아프면 진짜 서러워. 그러게 몸 좀 챙기라니까.. 약은 있어?
윤아 아니. 됐어. 안 먹어도 돼. 쿨럭!
정민 먹어!
윤아 됐다니까~
정민 (답답) 먹어라, 쫌! 하여간 말 진짜 안 들어. 유유상종이라고.. 고집부리는 것두 미자씨랑 똑같냐..
윤아 (미안한) 사실 나 약 먹는거 안 좋아해서 그래.
정민 (단호하게) 됐어. 약 사러 가자. 약국이 어딨지?
윤아, 그런 정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씬28/ 약국 앞 (N) -ENG
윤아, 약국에서 나오자,
기다리던 정민, 반갑게 웃으며 다가간다.
정민 진작에 약 먹었으면 좋잖아. 누구 친구 아니랄까봐. 예전에 미자씨도 내 말 안듣다가, 결국 주살 두 대나 맞구
끝났다니까~
윤아 (피식) 아.. 그때가 그때였구나.
정민 ... 밤 되니까 쌀쌀하네?
정민, 얼른 옷 벗어서, 윤아에게 덮어준다.
윤아, 순간 놀라는데
정민, 옷에 눌린 윤아의 머리까지 빼주더니
옷깃까지 세워주며, 만져준다.
윤아, 순간 두근두근거리고, 눈빛이 흔들린다.
정민 (옷깃 만져주며) 몸 좀 챙겨라.. (하는데)
윤아 (멍하게) 왜.. 나한테 잘해줘?
정민 응? (대수롭지 않게) 친구잖아.
윤아 순간, 실망한 표정 역력하다.
순간, // 플래쉬 컷!!
상윤 저의 착각이었나요? 윤아씨도 절 좋아하고 있다는거 저의 착각이었나요?
// 윤아, 씁쓸하게 미소짓는
윤아 내가 말했던 그 가엾다는 회사 남자말야..
정민 응.
윤아 말끝마다 예전 여자친구를 찾드라구... 예전 여자친구도 보라색을 좋아했어요.. 예전 여자친구도 녹찰
좋아했어요.. 예전 여자친구랑 자주 왔어요.. (사이) 너무 안쓰러운 마음에 잘 해줬지... 그랬더니 오해하더라구. 내가
자기 좋아하는줄 알고 말야.
정민 ...
윤아 힘들 때, 아무 의미없이 친절하게 대하는 거..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는 거더라구... 나 지금 그
남자한테 너무 못할 짓을 한 거 같아서 괴로워... (하는데)
정민 너무 걱정하지마...
윤아 (뭔소리?) 어?
정민 예전이라는 말 자주 꺼내는 사람... 그 예전을 쉽게 잊지 못하는 사람이야... 지금 윤아씨때메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예전 여자친구를 잊지못해서 괴로워하는 것 뿐이라구...
윤아 (응?) 단지 버릇일 뿐이야.
정민 (피식~) 아닌거 같은데?
윤아 (얼른) 그럼 정민씨는 미자 좋아했어?
정민, 순간 놀라며 멈칫!
윤아 아니잖아. ‘예전에 미자씬.. 예전에 미자씬..’ 그냥 미자랑 자주 지내서, 습관 때문에 그런거잖아.
정민 (당황) 그.. 그렇지.. 근데 그 얘긴 왜 한건데?
윤아 (당황) 응? 아니.. 그냥.. 그렇다구...
정민, 고개 끄덕이지만,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윤아 또한, 놀란 가슴 쓸어내린다.
이내 눈 마주치고, 어색하게 미소 짓는 두사람의 모습에서.
씬/ 집 외경 (D)
씬29/ 미자방 (D)
할머니들, 신나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영옥 자, 빨리 전자회의 해봐.
INS// 컴퓨터 화면에,
조운현: 안녕하십니까 조운현입니다. 쳐진다.
할머니 셋, 놀라며,
영숙 어이구, 벌써 와 있어요. 얼른 반갑다고 쳐봐.
혜옥 응. 반갑습니다.
혜옥, 독수리 타법으로 똑! 똑! 치기 시작한다.
INS// 모니터 위로, ‘반갑..’ 치는데,
조운현: 지금 혼자 계세요?
‘반갑’을 얼른 커서로 지우고, ‘아뇨..’ 치는데,
조운현: 지금 안계세요?
얼른 커서로 지우고, ‘그게.. ’ 한다.
// 영옥 (답답한 듯) 좀 빨리 좀 쳐!
혜옥 나도 그러고 싶어.
INS// 모니터 위로, ‘그게 아니..’ 하는데,
조운현 : 전 그저 한번 ?으면 하는 마음에...
// 옥/숙 (급하다) 좋다고 그래~ 좋다구~ / 빨리쳐~
혜옥 알았어.
INS// 모니터 위로, ‘아뇨’를 커서로 지우고, ‘좋아..’ 하는데,
조운현 : 민속촌에서 보는것도 좋고, 산도 좋구요. 뜬다.
커서로 다시 ‘좋아..’를 지우고, ‘아무데..’ 치는데,
조운현 : 계세요?
// 영옥 (답답한) 너 나와 봐 (혜옥 밀치며 자기가 친다)
INS// 모니터 위로, 저야를 지우고, 치는데, 'drsw'
조운현 : 뭐 기분 나쁜일이라도 있으세요?
얼른 커서로 그게 지우고, 자판 찾고 있는 영옥
조운현: 왜 아무말도 안하세요?
영옥, 손톱 물어 뜯으며 자판 찾는데
도저히 못찾겠는지 다시 혜옥 앉힌다.
영옥 (절규) 빨리 좀 쳐~ 빨리 좀~
// 모니터위로, ‘잠깐...’ 하는데
조운현 : 그럼 이만.
‘조운현님이 퇴장하셨습니다!’ 가 띵! 뜬다.
// 혜옥, 영숙, 영옥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삼초 있다가,
영숙, 영옥 바로 미친 듯이 혜옥 쥐어패는 모습에서 F.O.
씬30/ 방송국 회의실 (D)
F.I되면, 미자, 현우와 대본회의하고 있다.
미자, 슬쩍 현우 눈치보다가,
미자 점심을 잘 못 먹었나..? 트름이 자꾸 나오네.
현우 (슥~ 보면)
미자 (장난어린) 아.. 맞다. 트림이죠? 하도 현우씨가 그때 강하게 말해서 헷갈리네..
현우 (다시 대본보는데)
미자 아.. 크리스마스 빨리 왔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 트름 보게.. 큭큭..
현우 아, 진짜~ 그만해요.
미자 오? 화났어요? 어우.. 그런걸 가지고 화내요? (수그러져서) 미안해요.
현우 (약간 화났지만) 괜찮아요.
미자 화날땐.. (하다) 트름하면 풀린대요~ 하하하~
현우 에이~
미자, 계속 깔깔거리며, 현우 놀리고,
현우, 삐진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