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20분, 나는 지금 거울 앞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 만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12시... 그때까지만 그녀를 보지 않는다면...
#1 첫번째 만남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 부터 정확히 45일 전이었다. 그날로 거슬러 올라 가자면 벌써부터 온몸에 소름이 돋아 난다. 그래도,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을 위해 그 끔찍한 기억을 되살려 볼까 한다. 그리고 나의 이 공포, 죽음 보다 더한 극한의 공포를 이해 받고자 한다.
내 이름은 이수정. 사실 이름 따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이 내 얘기를 다른 이들에게 하게 된다면 이름 정도는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밝히고 넘어간다. 나이는 스물, 정상적으로 따지자면 한참 플레쉬맨 생활에 젖어 있어야 겠지만 나는 몇 퍼센트의 예외 중 하나였다. 나는 재수생이다. 그것도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머리가 돌기 직전의 그 재수생 말이다.
아무튼 그 날 역시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사실 나는 우리 엄마와 내가 피가 섞였다는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에는 온통 믿기지 않는 일 투성이다.- 무거운 발을 이끌고 학원으로 가고 있었다.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망설이다 겨우 선택한 것이 지하철이었고, 나는 그 날 아침의 선택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하긴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그 날 지하철을 탄 건 내 의지가 아닌 어떤 초자연적인 이끌림에 의해서 였던 것 같다. 초자연적... 나 역시 이런 표현은 너무나도 싫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말 말고는 도무지 표현할 길이 없는 것을.
지하철을 타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저 사람들은 자신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굳은 얼굴을 풀기 위해 입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하긴 이런 내 얼굴을 누군가가 본다면 어의없긴 매 한가지일 거다. 아니나 다를까 입을 벌리고 악악거리고 있는 날 빤히 들여다 보고 있던 남자가 결국엔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무렇지도 않은척 매섭게 노려봐 주었지만 얼굴이 화끈거리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지하철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나는 노래도 흥얼거려 보고, 지나는 사람들을 쳐다 보기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래고 있었다. 정말이지 내 인생은 지루함의 연속이었고, 조바심과 긴장의 반복일 뿐이었다. 제길, 신이라는 녀석, 이런 재미없는 세상에 내려 보내다니 노망이 든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불경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 노망든 신은 자신을 욕하는 미물을 용서하지 못하고 곧 죄를 물었다. 반대편 선로에서 지하철이 들어옴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였다. 조금 부러운 마음이었을까? 나는 머리를 들어 반대편 선로를 쳐다보게 되었고, 그리고 분명히 보았다.
한겨울에 맞지 않는 하얀색의 얋은 원피스, 어깨까지 내려 오는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맨발로 '그녀'는 거기에 서 있었다. 그리고 치켜 뜬 눈은 분명히 날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심장이 얼어버릴 정도로 놀란건 '그녀'의 예사롭지 않은 차림이나 싸늘한 눈빛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의 생김새, 얼굴 윤곽... 그것은 매일 아침 거울에서 보던 그것과 꼭 같았다. 선 채로 기절한 사람처럼 굳어 버린 나는 반대쪽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들어온 지하철 때문에 정신이 들었다. 잠시 뒤 지하철이 떠나자 나는 '그녀'가 서 있던 자리를 더듬어 찾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하철을 탔을까? 나와 닮았다는 생각은 착각이었을 것이다. 눈이 나쁜 내가 이 거리에서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알아볼리가 없다. 아마도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헛것을 봤을 거다. 그래, 그거다. 입시 스트레스.
하지만 스스로의 다독거림과는 달리 내 운명적인 공포는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2 두번째 만남
'그녀'에 대한 생각을 잊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실 그때까지 내게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입시였고, 신경의 99.999%를 차지하는 것 역시 입시 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퍼센테이지가 뒤집히는 것 역시 금방이었다. 정확히 보름 뒤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 '그녀'를 만난 것은 지하철 역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내 사전에 지하철이라는 교통 수단은 삭제되었으니까.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두려움은 내 이성은 잊어도 내 피가, 그리고 내 신경이 기억하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런 이유로 '그녀'와의 두번째 만남의 장소는 새로운 곳으로 결정되어 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나는 그때 현정이와 편의점에 들르기 위해 학원 앞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현정이는 학원에서 내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아이였다. 물론 내 이름을 부를 권리 따위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나는 외톨이 생활의 위안을 그런 식으로 하고 있었다. 내가 외톨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친해질 권리가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라는. 현정이는 물론 내 또래였고, 어딘가 어두운 구석이 있는 친구였다. 어두운게 닮아서 일까? 나는 그 아이에게 친해질 권리를 아주 쉽게 내 주었다.
체증 때문일까? 신호를 점령하고 있는 교통 순경은 쉽게 초록불을 주지 않았다.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붉은 신호는 꺼질 줄을 몰랐다. 나는 붉은 신호등을 보면 항상 고양이 눈이 떠올랐다. 언젠가 우리집 쓰레기통에 앉아 날 노려보던 그 피빛의 눈동자. 그래서 붉은 신호등을 보면 소름이 돋아난다. 날 매섭게 내려보고 있는 저 붉은 등은 '넌 절대 이 길을 건너갈 수 없어'라는 표정으로 항상 날 비웃는다. 고막을 빨아 당길 듯한 클락션 소리, 간간히 들리는 껍 씹는 소리, 불규칙적으로 불어 대는 호루라기 소리, 내 신경은 수만개의 조각으로 흩어져 가는 숨만 내쉬고 있었다.
"얘, 안 건너? 초록불이야."
"으...응?"
난 그렇게 현정이의 손에 끌려 인파의 행렬에 걸음을 떼어 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 내가 있던 길을 향해 오는 사람,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서로의 어깨를 부딪혀 댈 수 밖에 없었다. 야한 차림의 여자가 내뿜는 싸구려 향수 냄새, 샐러리맨이 뿜어 대는 담배 냄새, 나는 남달리 예민한 내 후각을 욕했다. 속에선 역한 무언가가 당장에라도 입을 통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새로운 공기를 찾아 고개를 든 순간, 아... 그때... 난 보고야 말았다. 절대로 보지 말았어야 할 것, 하지만 절대로 볼 수 밖에 없는 것. 나와 똑같은 '그녀'를...
'그녀'가 다가옴을 느낀 것은 우습게도 꽉 채워진 횡단보도 중간에서 였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그녀'를 그렇게 단박에 알아 볼 수가 있었는지 황당하다는 말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내 눈에는 그 많은 인파 속에서 '그녀', 단 하나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얀 원피스 차림의 '그녀'는 내 눈만 응시한 채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계절에 맞지 않는 차림의 '그녀'를 신경 쓰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세상은 정지하고, 진공 상태에서 나와 '그녀' 단 둘만 남겨진 듯 했다. 당장 왔던 길로 달려 가라는 내 이성의 외침과는 달리 내 다리는 천천히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입으로 나오는 새하얀 입김이 한 겨울임을 알려 주지만 내 이마는 땀으로 흥건했다. 내게 근접한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켜 뜬다. 소리를 질러야 했다. 이 진공 상태를 깰 수 있는건 내 처절한 절규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드디어 코 앞 까지 다가선 '그녀'는 입꼬리를 들어 웃는다. 고함을 질러라. 날 노려보는 '그녀'가 시선을 거둘 수 있게 고함을 질러라. 하지만 난 목구멍에 젖은 솜타래라도 걸려 있는 마냥 숨도 쉴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런 날 비웃 듯 천천히 내 어깨를 스쳐 지난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서는 어떠한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그 순간, 멍청하게도 내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절규가 아닌 토악질이었다.
"좀 괜찮아?"
날 부르는 현정의 목소리가 꽤나 안심으로 다가오자 내 눈에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빈 강의실에 앉아 날 달래주던 현정은 내 눈물에 심상찮음을 느꼈던 모양이다. 난 거의 울부짖으며 내게 일어난 이 희괴한 공포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나조차 믿을 수 없는, 하지만 분명히 내게 일어난 그 일을 말이다.
"그 여자, 확실히 너였던 거 맞어?"
"정말 돌겠다. 날 노려보던 또 하나의 내 눈을 봤어야 해. 정신이 멀쩡하단게 믿어지지가 않아."
한참 내 넋두리를 듣고 있던 현정의 입에서 나온 말은 조금은 뜻밖의, 하지만 이 공포의 실체를 밝혀 주는 그런 얘기였다.
"수정이 너... 도플갱어라고 들어 봤니?"
"...도플갱어...?"
고개를 끄덕인 후 시작된 현정의 얘기는 이러했다. '도플갱어'...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 다니는 자'를 의미하는 이것은 '또 하나의 자신'을 지칭한다고 했다. 보통 살아서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만났을 경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는 충격으로 반드시 죽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살아 있잖아."
"그러니까 속설이지. 괴테도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났지만 장수했다고 하잖아. 너무 예민해 하지마. 니가 스트레스가 심한 모양이다.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쉬어."
현정의 말에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 오는 도중 나는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본 것은 도플갱어 였을까? 아니면 단지 스트레스에 의한 일종의 착시 현상이었을까? 만약, 도플갱어가 맞다면, 속설에도 불구하고 장수를 누렸다던 괴테처럼 나 역시 아무일 없이 살 수 있을까? 역시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공포는 죽음에 공포 그것인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현정의 말이 제법 안심이 된 탓인지 내 생활은 조금씩 예전 페이스를 찾아 갔다. 하지만 횡단 보도를 걸을 때는 앞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차마 그것만은 고쳐지지 않은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내게도 사랑이라는 참으로 신기한 감정이 찾아왔다.
내 첫사랑의 상대인 그는 같은 학원 동기였다. 훤칠한 키에 지적인 마스크를 가지 그는 모든 학원생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나 같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져준 것은 기적이었다. 그리고 기적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내 밝은 표정을 찾아 주었다. 사랑이 시간과 정비례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만난지 한 시간 만에 손을 잡았고, 이틀 만에 키스를 했다. 그와의 첫키스, 그리고 내 생애 최초의 키스는 대담하게도 우리집 앞에서였다. 집으로 들어 가려던 내 손을 끌어 당긴 그는 자신의 넓은 가슴으로 날 안았고, 은은한 가로등 빛 아래서 내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보며 몇번이고 사랑하다고 속삭여 주었다. 그 순간, 나는 황홀경의 천국을 경험했다. 물론, 천국과 지옥은 결국엔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그 환상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하얀 얼굴이 내 얼굴 가까이로 다가오고,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내 귓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깃털만큼 가벼운 그의 입술이 내 입술 위로 내려 앉았을때, 나는 조그만한 탄성을 내질렀다. 순간 살며시 벌어진 내 입술의 틈을 놓치지 않고, 그의 부드러운 혀가 달콤한 맛을 내며 입 속으로 들어왔다. 힘을 잃은 양 손이 아래로 떨어지고, 감은 두 눈이 파르르 떨려 왔다. 귓가를 간지럽히던 그의 손이 어느덧 가슴으로 내려와 더듬기 시작했을 때... 육체에 오감을 맡긴 그 절정의 순간, 왜 내가 눈을 떠야만 했는지 누군가가 설명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황홀한 천국이 검은 지옥이 되어야만 했었던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말이다.
한참 키스에 열중하고 있는 그의 바로 뒤에서 '그녀'가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혀로 가득한 내 입은 아무 소리로 내지르지 못하고 있었고, 혈관은 터질 듯 요동치고 있었다. 입가에 비웃음을 달고 날 노려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하얗게 뒤집힌다. 그리고 날 조롱이라도 하는 듯 붉은 혀를 길게 빼고 이리저리 햝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보 같은 나는 그 길로 기절을 하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현정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왠지 현정이라면 내게 일어나는 이 말도 안되는 현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줄 것만 같았다. 내 두서 없는 얘기 끝나자 현정은 자신의 집 주소를 불러줬다. 그리고 지금 당장 그 주소로 찾아 오라는 말을 남긴채 전화를 끊었다. 나는 붙잡는 엄마의 팔을 뿌리치고 미친듯 택시에 올라 현정의 집으로 향했다. 그 남자는 어떻게 됐냐고? 그 질문을 하는 당신은 멍청이가 아니면, 답을 알고 질문을 던지는 위선자일 것이다. 세상에 키스 도중 헛소리를 해대며 기절하는 여잘 이해해 주는 남자가 몇 명이나 될까? 아니, 또 그러기에는 그와 내겐 시간이 없었다. 사랑이 아무리 시간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런 내 모습까지 이해시키기엔 우리 둘의 사랑은 부족했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살아 남는게 먼저였다.
택시 기사는 내가 던져준 주소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렸다. 택시에서 내린 나는 현정의 부축을 받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내 코를 자극하는 향 냄새, 곳곳에 걸려 있는 새끼줄, 색색의 천들, 자신을 바라보는 내게 현정은 곧 해답을 주었다.
"우리 엄마, 무당이야. 들어가자."
내 친구 얼굴에 드리워져 있었던 어두운 그늘의 정체는 바로 이것이었다. 무당의 딸, 그래서 내가 이토록 현정에게 매달리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마음에 들진 않지만, 우리 엄마 꽤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이야. 어쩌면 널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향 냄새의 근원지인 듯한 문을 열자 하얀 소복 차림을 한 중년의 여성이 뭐라고 중얼거리며 앉아 있었다. 한 눈에 봐도 현정의 엄마임을 알 수가 있었다. 둘은 신기하리만치 닮아 있었으니까.
"엄마, 얘기했던 그 친구에요."
감고 있던 눈을 치켜 뜬 무당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 노려 보았다. 난 순간 소름이 돋아났다. 날 노려 보는 무당의 눈은 '그녀'의 눈, 바로 그것이었다. 사시나무 떨 듯 온 몸을 떨어대는 날 보며 무당은 소리를 질러댔다. 그것도 나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이다.
"거긴 내 자리야. 네 년 따위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 비켜라. 어서 내 자리를 돌려줘!!!"
그렇게 소리치고 있는 무당을 보며 놀란건 나 뿐만 아니라 현정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새파랗게 질린 나와는 반대로 현정은 제법 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누구지? 누구길래 이 자리가 니꺼라는 거야?"
"멍청한 년, 넌 참견하지마. 이건 나와 저기 내 자리를 뺏고 태연하게 살고 있는 뻔뻔한 년과의 문제니까."
나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욕지기를 듣고 있자니 정신이 어질해져 왔다. 도대체 저기 서 있는 저건 누구지? 도대체 내가 무얼 빼앗았다는 거야? 겨우 용기를 낸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도, 도대체 내,내가 뭐... 뭘 빼앗았다는 거지?"
"내 생명, 내 인생, 내 이름, 내 부모, 니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내게서 빼앗은 거야. 어서 돌려줘. 어서!!!"
그렇게 소리치며 내 목소리를 내는 무당은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난 온몸이 얼어 붙은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원망스러워. 널 선택한 엄마를 증오해. 난 내 자리를 찾을 거야. 어서 돌려줘!!!"
'그녀'의 손이 억세게 내 목을 졸라 왔다.
"커...컥..."
난 순간 숨이 넘어 가면서 몽롱한 기분을 맛 봤다. 손을 뻗어 내 목을 누르는 '그녀'의 손을 거부하고 싶었지만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꼼작도 할 수가 없었다. 눈이 희미해 진다. 증오로 이글거리는 '그녀'의 하얗게 뒤집힌 눈도 서서히 보이지 않는다.
"엄마!!!!! 정신 차려!!!!!!"
현정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내 목을 누르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린다.
"콜록..."
내 몸에서 떨어져 뒷걸음 치던 무당의 눈은 더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무당도 기력이 다했는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가뿐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엄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응?"
목 언저리에 손을 가져다 대고 헥헥 거리는 날 보며 무당은 곧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주문을 외 듯 말했다.
"원한이 깊은 동자의 넋이 허공을 떠돌아 다니고, 부모의 공덕으로도 그 한을 다하지 못하니. 처음엔 하나였던 것이 두 개가 되어 그 슬픔이 달을 채우는 구나. 이백마흔번째 달이 채워지는 날, 슬픈 영혼이 잃었던 몸을 찾기 위해 재림할 것이니. 몸을 잃는다 노여워 말고, 명이 다했다 슬퍼 말아라."
무당은 뜻 모를 말만 남긴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조금전 까지 내게 일어난 일들을 정리하느라 머리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도대체 슬픈 영혼은 뭐고, 달은 뭐란 말인가?
#4 밝혀지는 비밀.
집으로 돌아온 나는 며칠을 물 한모금 삼키지 못한채 앓아 누웠다. 꿈 속에서는 끊임없이 '그녀'의 하얗게 뒤집힌 눈이 날 쫓아 왔다. 잠을 자도, 깨어 있어도 모두가 악몽이었다. 며칠만에 처음으로 정신을 차렸을때, 내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의 얼굴이었다. 엄마의 이런 약한 얼굴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난 우리 엄마에게 눈물이란 없을 줄 알았다.
"정신이 드니? 응? 수정아?"
"엄마..."
"그래, 그래 엄마야. 이제 됐다. 이제 됐어."
내가 깨어났음에 이토록 기뻐하는 엄마의 얼굴을 보니 심장이 따듯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내 도플갱어의 정체를 밝혀줄 이는 엄마 밖에 없다는 강한 예감이 밀려왔다.
"엄마."
"왜 어디가 안 좋아? 아프니?"
"아니... 나... 엄마한테 물어볼게 있어."
"응?"
"혹시... 나한테 다른 형제는 없었어?"
나는 놓치지 않았다. 순간 엄마의 얼굴이 일그러져 가는 모습을. 그것은 단호한 것 같기도 했고, 또 굉장히 슬픈 것 같기도 했다.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니?"
"있었어?"
"... 쉬거라. 죽이라도 좀 쒀 오마."
"엄마..."
난 일어서려는 엄마의 손을 붙들었다. 그리고 모녀기에 통할 수 밖에 없는 애절한 눈빛을 보냈다. 꼭 말씀해 주셔야 해요. 엄마가 아니면 아무도 지금의 내 악몽을 깨우지 못해요...제발...
"솔직하게 얘기해줘. 그냥 사고 아니었지? 응?"
"얘가, 어디서 무슨 얘길 듣고 이러니? 아무 일도 아니었어. 아니야. 신경쓸거 없다."
"도대체 처음엔 하나였던게 왜 두 개가 된건데? 왜 그 하나가 원혼이 되서 괴로워 하는 건데?"
"너..."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리고 그 눈물이 엄마의 손등에서 내 눈물과 만나 시트를 적힐때쯤 엄마의 조용한 목소리가 잔잔히 들려 왔다.
"너와 수진이는... 시암(siam) 쌍둥이였다. 천사같이 이쁜 너희를 누군가가 시샘한게 분명했겠지. 아빠와 난 너와 수진이를 모두 사랑하고, 내 딸들이 주는 기쁨에 행복했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그래... 너희 둘은 시암으로 태어났지만 완벽한 대칭성 이중체는 아니었다. 다시말해, 분리가... 가능했지..."
"분리라면... 분리라면... 엄마!!!"
"모든게 완벽하게 하나의 몸이었다. 단지 머리가... 두 개 였을 뿐..."
머리 속이 웅웅거렸다. 처음엔 하나였다는건 역시 그 뜻이었을까? 하나의 심장에 하나의 척추에 함께 공존했던 나와 똑같은 얼굴의 수진이.
"의사는 수술을 권유했다. 하나라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거였지. 처음엔 인정하지 않았다. 하나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면 다른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소리였으니까... 아빠와 난 너와 수진이 중 누구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둘 다... 사랑하는 내 딸이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마의 속삭임은 달콤하더구나. 우리는 우리의 딸이 둘 다 손가락질 받고 사느니 한 명이라도 떳떳이 사는 쪽을 택했다."
엄마는 괴로운지 말을 멈춘채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나 역시 이 끔찍한 진실의 결말을 듣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엄마?"
"결정을 내리던 순간 보다 수술을 기다리는 그 순간이 더 힘들었단다. 보름 간격으로 분리를 위한 약물 투여가 있었고, 총 네 번에 걸친 수술을 견뎌내야 했지. 아빠와 나는 45일만에 완전한 널 얻었고, 수진이를... 잃었단다."
"보름 간격으로 네 번의 수술... 이었다구? 그럼, 수진이를 떼어 버린건 왜 였어? "
"처음에는 건강하고 무리가 없는 쪽을 살리기로 했단다. 아무래도 그 편이 우리로서는 죄책감이 덜할 테니까... 하지만, 하늘은 끝까지 잔인하더구나. 의학적으로 너와 수진이는 똑같은 반응이 나타났지. 다시 말해서 누구를 살릴지... 우리 손으로 선택을 해야 했단다."
"왜... 왜 나였어?"
"쌍둥이었지만 너와 수진이는 너무도 틀렸단다. 젖을 물릴 때도, 잠을 재울 때도 주도권은 언제나 수진이 쪽이었단다. 수진이가 적극적이었다면 넌 그런 수진이가 하는대로 따라 가는 정도였지."
"그런데 왜 날 살릴거야?"
엄마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내 뺨을 어루만졌다.
"널 선택한 것은 나였단다. 잡아 주지 않으면 젖도 제대로 물줄 모르는 널... 항상 수진이에게 모든걸 양보하는 널... 엄마는 차마... 차마..."
"엄마..."
"후회한 적은 없다. 수진이가 아닌 널 택한 내 결정에 한번도 후회한 적 없었어. 엄마에게 넌 항상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니가 수진이고, 수진이가 너였으니까. 너희 둘은 내게 그런 존재야. 처음부터 둘이 아닌 하나였어..."
엄마 품에 안겨 울면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 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엄마가 내게 대했던, 내가 상처 받았던 그 모든 것들의 기조에는 사랑이 있었다. 단지 자신의 손으로 버린 또 하나의 딸에 대한 엄마로서의 죄책감을 숨기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그랬다. 난 충분히 사랑 받고 자라고 있었다.
해가 진 시간, 집으로 찾아 온 현정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고, 머뭇거리는 목소리만으로도 힘든 걸음이었음을 알게 해 주었다. 수척해진 내 얼굴을 조금 걱정하던 현정은 뭔가를 꺼내 건내 주며 말했다.
"넌 이런거 안 믿을 지도 모르지만, 부적이야. 오늘 24시가 지나기 전까지 꼭 몸에 지니고 있어."
"나... 무슨 일 있는 거야? 부적까지 지녀야 할 만큼?"
"그때 우리 엄마가 했던 말 기억해? 이백마흔번째 달이 채워지는 날, 슬픈 영혼이 잃었던 몸을 찾기 위해 재림한다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날 보며 현정은 어둡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무당들에게는 천기누설이라는게 있어. 정해진 운명을 알려서 방해를 한다면 그 죄는 목숨으로 밖에 대신할 수가 없대. 그래서... 엄마한테 전부 다 듣지는 못했어. 니가 살아날 방법에 대해선..."
"나... 죽어? 그렇대?"
"그동안 니가 봤다던 그 도플갱어, 단순한 또 하나의 니 모습은 아닌 것 같아. 너한테 원한이 있는 다른 무엇인 것 같은데... 아무튼 엄마 말로는 그 존재가 네 번에 걸쳐 세상의 빛을 서서히 잃어 갔다고 했어. 그리고 45일째 되는 날, 완전히 소멸됐다고. 그래서 자신을 사라지게 한 너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원한을 갚을 모양이야. 네 번 중 마지막, 첫 만남으로 부터 정확히 45일 째 되는 날, 그리고..."
거기까지 말한 현정은 손을 뻗어 침대 곁에 있는 창문의 커튼을 젖혔다. 순간 방 안으로 들어온 빛이 하얀색의 침대 시트를 붉게 물들였고, 현정의 말은 계속 되었다.
"이백마흔번째 달이 채워지는 날, 바로... 오늘이야!!"
고개를 올려 바라본 창 밖으로 피를 머금은 것 처럼 붉은 보름달이 높게 떠 있었다.
"이 부적은 엄마가 직접 써 주신 거야. 일단 꼭 몸에 지니고 있으라고 하셨어. 그 밖에는 엄마로서도 도울 길이 없다고..."
"엄마가... 뭐라셔? 나... 죽을 거래?"
"일단 오늘만 넘기면 된댔어."
"그러니까 오늘 안에 '그녀'를 보게 되면 난... 죽는다는 거지? 안돼!! 난 죽기 싫어!! 현정아, 너희 엄마는 아실거 아냐? 내가 살 수 있는 방법, 죽을 운명이라면 반대로 살 운명도 있을 거 아냐? 응?"
"이 부적이 '그녀'를 막아 줄지도 몰라."
"만약 막지 못한다면? 부적이 있다는건 분명 '그녀'를 만나도 죽지 않을 다른 방법도 있다는 말 아냐?"
"그래... '그녀'를 만나도 니가 살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이 있긴 하댔어."
"그게 뭐니?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는건?"
현정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엄마는 입을 열지 않으셨어. 천기를 누설 하면 신이 노할 테니까. 너에게 부적을 써 준 것도 엄마로선 희생을 감수하신 거야."
"그럼... 난 살 방법이 있는데도 그냥 죽기만 기다려야 한다는 거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희망은 잃지마. 죽음 보다 더 끔직한건 그것 때문에 절망한다는 거니까."
현정은 슬픈 눈으로 내 손을 잡아 주곤 그대로 가 버렸다. 현정이 가고난 후 부터 나는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를 보지 않기 위해 눈이라도 빼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이불을 덮어 쓴 채 덜덜 떨고 있던 나는 가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눈을 뜨곤 했다. 몇 시간이 몇 년 처럼 길어진다. 난 적어도 내 생의 마지막을 이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죽음을 두려워 하며 비참하게 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몸을 일으켜 시간을 확인했다. 11시 20분. 나는 꽉 쥔 손을 펼치고 땀으로 젖어 있는 부적을 확인하고는 결심한 듯 침대에서 내려가 화장대 앞에 앉았다. 그것은 죽음 앞에 부리는 최후의 오기일 수도 있었다. 거울 앞에 앉은 나는 내 오른쪽 어깨에 있는 흉터를 비춰 보았다. 엄마는 교통 사고 흉터라고 했다. 하지만 이 상처는 내 몸에 붙어 있던 내 자매의 죽음의 흔적이었다. 어의없이 사라져 가는 영혼을 붙들고 수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을 버린 엄마를 원망하고,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나를 원망하고, 불쌍하게 원혼만 남아 허공을 헤매던 '그녀'는...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 내린다. 거울 속의 나도 같이 울고 있다. 수진이, 나와 똑같은 얼굴의 수진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차디찬 메스에 의해 떨어져버린 몸뚱이를 바라보며 얼마나 괴로웠을까...
"미안해... 미안해... 수진아... 하지만, 난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흐... 흑..."
11시 58분. 이제 2분만 지나면 난 죽지 않는다. 수진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신이시여, 제발 시간을 가져 가시어 이 불쌍한 혼을 거두지 마소서.
11시 59분. 내 귀에는 초침이 지나가는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손에 쥐어진 부적을 더욱 움켜 쥐며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 봤다. 귀신이라면 거울에 비치지 않겠지. 난 내 모습만 죽어라 지켜 볼것이다. 그러니 제발 내 뒤에 와 있더라도 내 어깨를 두드리지 마. 그러지마, 수진아...
11시 59분, 58초 59초........... 드디어 24시를 알리는 자명종 소리가 울러 퍼진다. 나는 몸을 돌려 방 안을 살펴 보았다. 어디에도 수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 지금 이 방에 있는건 나 혼자다.
"야호!!! 살았다, 살았어!!!"
살아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감동스럽기는 처음 이었다. 수진이는 날 용서해 준 것일까? 그래, 수진아. 이제부터는 니 몫까지 열심히 살께. 약속해. 그러니까 너도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어. 난 벅차 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화장대 앞에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거울을 들여다 봤다. 이건 내 모습이다. 내 얼굴이다. 난 살아 있다. 이제 더이상 죽음의 공포는 없다. 내가 안도의 미소를 짓자 거울 속의 나도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나는 헝클러진 머리를 빗기 위해 빗을 들었다. 거울 속의 나도 빗을 든다. 그리고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빗질을 시작한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분명 빗은 내 오른손에 쥐어져 있는데... 왜 거울 속의 나 역시 오른손에 빗을 쥐고 있는 거지? 끔찍한 정적이 흐르고 내 손을 벗어난 빗이 발등으로 떨어졌지만 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거울 속에 있는건 난데... 난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기우뚱거렸다. 그러자 거울 속의 나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기우뚱거린다. 내가 오른손을 들면, 같은 오른손, 왼손을 들면 같은 왼손. 거울 속의 나는 항상 나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내 얼굴이 눈물로 젖어 갔을 때, 거울 속의 내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미소는 곧 소름 끼치는 웃음으로 변했고, 날 보던 눈이 노려 본다고 느꼈을때 그것은 하얗게 뒤집히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지껏 내가 나라고 생각하며 봐 왔던 거울 속의 저 여자는...
"아~~~~~악!!!"
그로부터 한달 뒤 나는 정신이 돌아왔다. 어떻게 살아 있냐고? 글쎄...
내가 의식을 잃었던 그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에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추웠고, 즐겨 보던 일일 연속극도 변함 없었다. 하늘도, 땅도, 심지어는 우리집 앞 쓰레기통을 뒤지던 고양이도 그대로였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풀 죽은 재수생이었다...
그 중 유일하게 달라진 한 가지. 달라졌다기 보다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엄마였다. 내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엄마는 한 시도 내 손을 놓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날 밤, 무언가에 홀린 사람 처럼 내 몸을 붙들고는 차라리 당신을 데리고 가라며 고래고래 소리 치셨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내 손을 붙잡고 평화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엄마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후였다고 한다. 현정이 엄마가 말씀하셨다던 내가 살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은 그것이었다. 나 대신 죽어줄 사람,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날 사랑해 주는 단 한 사람...
지금쯤 엄마는 수진이를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내게 주던 사랑을 이제는 수진이에게 주고 있을 것이다. 신은 엄마를 가질 자로 수진이를 선택했지만, 살아서 그들을 기억할 사람이 나임은 잊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것이 엄마의 사랑과 교환된 생명이라는 것도...
첫댓글 엄마란 존재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네여..마지막 부분에..울뻔해뜸다..
재밌게 봤어요.감동적이구요.굿-
오타 수정 했습니다. 그리고 리플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글을 이제서야 읽게 됬어요~^^ 감동만땅입니다~ㅠ_ㅜ
와..정말, 잼께 읽었어요. 글구, #2 마지막에서, '죽음에' 가 아니라 '죽음의' 랍니다^_^; 어쨋든..담글도 기대할게요..건필하세요! ^ㅡ^/
정말 잼나게 잘읽엇써염~~~
TV에서 샴쌍둥이에 관한 내용을 몇번 본적이 있는데.. 눈물이 그렁그렁..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