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당원 임기웅입니다.
좋은 출마의 변은 그 자체가 뉴스,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예전 정의당 대표 경선 당시 조성주 후보는 출마의 변 자체가 사회적 이슈를 불러왔습니다. 당내 기반이 전혀 없는, 의원직이나 화려한 경력이 없음에도 그의 철저하고 꼼꼼하며 마음을 움직이는 출마의 변은 사람들의 시선을 묶어두었습니다.
(조성주 후보 출마의 변 관련글) http://ppss.kr/archives/62126
(관련 뉴스) http://v.media.daum.net/v/20160202103608833
유시민이 말과 글을 제대로 못하는 이가 조직을 이끌면 망한다고 단언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여기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말과 글에 더욱 더 신경을 씁니다.
특히 오랬동안 기록이 남아있는 글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이 잘하는 말과 글은 어떤 것일까요?
후보로 나오겠다고 하는 장한섬 당원의 출마의 변은 제대로 된 글일까요?
일단 구청장 출마의 변부터 보겠습니다.
(장한섬 당원 출마의 변)http://cafe.daum.net/Kgreens/JfPu/1034
1. 후보자 인생, 삶이 철저히 은폐된 출마선언문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선언문엔 후보자의 어떤 삶도 없습니다.
< 인천시민은 인천에 사는 게 창피하다.
인천청년은 마계인천을 떠나고 싶다.
인천원도심 주민은 억울하고 분하다. >
이 세구절로 시작해서 '미국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은~' 까지 출마선언문 거의 대부분을 인천이라는 지역의 현상에 대한 설명만 아주 현학적으로 나열합니다. 좋게 말해 현학적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비평지의 글귀를 그대로 배껴써온것 같은 인상입니다. 그것도 누구나 알법한 얘기를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신선한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속된말로 요새 87년 대학 운동권 출신들도 이렇게 안씁니다. 이렇게 썼다간 구리다고 바로 까이는데 이념을 넘어서겠다는 후보자가 촛점없는 이념적 언어를 총동원하는 이 모순은 참으로 해괴합니다. 후보자가 운동권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지 의구심 마저 들정도 입니다.
장황하게 늘어선 나중에 뭔가 후보자의 삶이 있으려나 싶은데 말미에 '해양인문도시'라는 애매한 창조경제같은 단어 제시만 하고 마무리가 됩니다. 이 출마선언문은 낡은 당위성만 가득한 후보자의 삶이 철저히 은폐된 글입니다.
본인의 삶을 왜 이리 가려버린걸까요? 뭐가 그렇게 부끄러울까요?
후보자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있는 글은 멀리 다른 당에가서 볼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우리 옆에도 있습니다.
공직 선거는 아니지만 인천운영위원장에 같이 출마한 문지혜 후보자의 글만 봐도 후보자의 삶이 있습니다.
언제 문을 두드리고 그 생각의 계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말입니다.
2. 전두환의 어법
후보희망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를텐데 이 출마의 변 어법은 완전 재앙입니다.
후보희망자 스스로 적폐라고 말하는 현 동구청장도 이렇게 쓰진 않습니다. 구청장 출마의 변이면 동구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유권자에 대해 깍듯하게 예를 갖추고 글을 써야합니다. ~해야한다. ~한다. 이런 반말투 글이 말이나 됩니까?
첫줄 보고 기가 막혔는데 마지막 밑에 '본인은' '나는' 이 단어를 보고 쓰러지는줄 았습니다.
요샌 대통령도 '저는' 이라고 씁니다. 본인은 이라는 단어를 썼던 사람은 전두환 이후 없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녹색당 출마선언문에서 본인은 뭐뭐 하겠다라는 걸 보고 너우 어이 없어서 헛 웃음만 나오네요.
인천시민이 인천에 사는게 창피하다고요? 아휴... 녹색당원이 이런 출마변을 보는게 더 창피스럽습니다.
이거 어디가서 절대 못보여줄 정도 재앙입니다.
이글을 보면 도대체 인천 시장으로 나가겠다는건지 시의원으로 나가겠다는건지 구청장으로 나가겠다는건지.
보면 마치 시장출마선언문 같아요. 본문의 99%가 인천의 현실만 아주 현학적으로 나열만하고 동구라는 단어는 딱 두번만 나오고 그것도 저 끝 말미에 인천의 설명을 마무리하며 동구청장으로 나가겠다... 보는 사람은 이 사람 시장으로 나가려나? 시의원으로 나가려나? 이러고 있는데 마지막에 동구청장으로 나가겠다.. 뭘 하자는거지요?
애초에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으니 방향성이 빵점에 가까운 글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분에게 무슨 비전을 바랍니까????
4. 방법 구체성이 결여
인천이 빚에 허덕이고 실업률이 1위이고 주변부로 밀려나고... 후보희망자의 생각이라고 하는데 아니 그걸 누가 모릅니까?
작가도 그렇지만 후보자는요. 세상을 재해석 해야합니다.
관객이든 유권자든 기존에 뻔히 알고 있는 전혀 세로울 것이 없는 지역에 대한 해석 같은걸 듣고 싶어하는게 아니에요.
그 사람만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해석이 있어야, 그리고 그 재해석이 새롭고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을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거라고요. 그런 재해석이 없으니 방법의 구체성 같은게 있을리 없습니다.
이 짧은 글에 무슨 구체성을 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는데요. PPT 같은 걸 바라는게 아닙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예전 손학규 캠프의 '저녁이 있는 삶' 같은 문구 하나로도 삶을 재정의 재해석 할 수 있다고요.
그 문구 하나에 노동과 휴식, 여가, 삶 모든 구체성이 다 따라오는겁니다.
5. 동구 조직 당원은 있나?
아 이건 진짜 지역 치부 같아서 말하긴 그렇지만 지금 동구 활동당원 10명도 안되는데 무슨 동구 구청장 출마하신다고 그러는거죠? 동구 인원이 없어서 중구랑 합쳐 중구 동구 모임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완전 이해가 안되네요? 동구 당원 10명에게 추천이나 받으시고 그러시는건지요? 이거 좀 양심이 없는거 아닌가요?
없다면 후보자가 최소한 동구 주민 10명은 당원 가입시켜야 하는거 아닌가요?
6. 녹색당에 대한 철학이 전무
후보희망자가 '녹색당의 목적은 탈핵 넘어 삶터의 안전과 행복과 경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못 박는데 누가 거기서 그친다고 합니까? 후보자는 녹색당 강령 좀 읽고 글을 쓰세요. 정 쓰고 싶다면 이런 경우 '저는 녹색당을 통해 삶터의 안전과 행복과 경이를 추구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써야합니다. 누구 맘대로 1만명이 가까운 당원이 합의 한 당의 목적을 혼자 맘대로 정의 합니까?
- 운영위원장 출마의 변을 나중에 올리셨는데 그걸 보니 오히려 신입당원 교육을 받아야할사람이 후보자로 나왔다는 확신을 갖게 하네요. 아니, 신입당원교육을 받긴 받으신건가요?
- 운영위원장 출마의 변 반박 글은 나중에 이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