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김혜수 “15년 뒤에도 다시 만나서 연기하고 싶어”
- ‘15년만의 재회’ 한석규·김혜수 주연 <이층의 악당> 언론시사회 열려
배우 한석규와 김혜수가 15년 뒤에도 다시 만나서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영화 <닥터봉>(1995) 이후 15년 만에 영화 <이층의 악당>으로 재회한 한석규와 김혜수는 1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15년 만에 재회한 소감을 밝혔다.
한석규는 “언제부턴가 김혜수를 지켜보면서 그녀의 팬이 됐고 한 관객으로서 궁금했다. 꼭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15년 만에 ‘이층의 악당’으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며 “배우의 기쁨은 한 작품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좋기 때문에 그냥 만났다는 자체가 기쁨이고 좋았다. 또 10년, 15년 후에도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수 역시 “훌륭한 배우랑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굉장히 나에게 소중하고 의미가 있어서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닥터봉’때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오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좀 더 나이가 들어서 그 나이에 맞는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을 때 다시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어 “석규 오빠가 좋은 배우라는 걸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 한번 크게 느꼈다. 연기하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나, 저런 애드리브를 할 수 있나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의 연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빛나게 연기를 펼칠 수 있게 해 주는 멋진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이번 영화가 18번째 작품인 한석규는 “개인적으로 골프를 좋아하는데 골프를 치면 한 라운드가 끝난 셈”이라며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버디도 해봤고 어떤 홀에서는 처참한 결과를 맞아서 속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원했던 경기였고 절실하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는 것이다. 즐기든 뭐하든 중요한 건 나는 현재 계속 경기를 하고 있는 플레이어이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영화 <이층의 악당>은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의 문화재 밀수꾼 ‘창인’(한석규)이 마지막 한방을 위해 20억 원 가치의 도자기가 숨겨져 있는 모녀의 집에 자신을 소설가라 속이고 들어오는데 성공하지만, 극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매일 약과 술에 기대 잠들고 주위 사람들에게 독설을 내뿜는 신경쇠약 직전의 집주인 ‘연주’(김혜수)와 외모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히스테릭 사춘기 딸 ‘성아’(지우), 결코 만만치 않은 모녀로 인해 뜻하지 않게 일이 자꾸만 꼬여만 간다는 이야기다. 표면적으로 거액의 도자기가 숨겨진 모녀의 집으로 세 들어간 한 중년 남자의 코믹 범죄극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씩 느끼는 삶의 허무와 우울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주인집 여자는 현재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녀의 딸은 또래 친구들의 놀림에 결국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도자기를 훔치러 온 남자는 허탈하게 모녀에게 뒤통수를 맞고 결국에는 여자와 같은 불면증을 겪으며 고통을 토로한다. 손재곤 감독은 전작인 <달콤, 살벌한 연인>보다는 덜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코미디와 범죄, 로맨스를 한데 섞는 장기를 발휘한다.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히스테릭한 두 모녀 때문에 제대로 집을 뒤질 수 없고 급기야 지하실에 갇히게 되고 결국 제풀에 질려 모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절로 웃음이 난다. 여기에 그 속에서 펼쳐지는 재기 넘치는 대사와 15년 만에 재회한 한석규와 김혜수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호흡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어렸을 때 우유 CK로 국민 여동생이 될 뻔 했으나, 지금은 한낱 놀림거리일 뿐인 비운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을 비롯 아버지의 비자금을 메우기 위해 창인을 고용한 철부지 재벌2세, 작은 키 때문에 창인에게 놀림을 당하는 건달, 오지랖 백단의 옆집 아줌마 등 곳곳에 배치된 독특한 캐릭터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이놈의 집구석...”이라고 분통을 터뜨리며 나가는 창인의 심정에 심히 공감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다만, 주변 캐릭터들 간의 관계와 충돌을 흥미롭게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으며,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명쾌하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영화는 11월 25일 개봉한다
★ 출처 : 코리아 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