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한국교회’ 기도원 수, 14년새 절반 ‘뚝’
2010년 907개→ 2024년 456개로 격감
“회개기도 없이 '영적 부흥' 기대 마라”
전국 기도원이 14년 만에 절반 가량 문을 닫아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와 DBRIA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07개이던 전국 기도원은 2024년 456개로 집계됐다. 절반에 가까운 451곳이 사라졌다.
운영난 등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기도원은 한때 한국교회 부흥의 젖줄이자 성도들의 영적 안식처 역할을 했다.
1970~1980년대 기도원은 삶의 절박한 문제를 안은 성도들이 모여드는 영적 도피처이자 이적의 현장이었다.
최자실 목사가 설립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과 이천석 목사가 세운 가평 한얼산기도원, 양산 감림산기도원 등 전국 주요 기도원에는 명절과 휴가철마다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박용규 총신대 명예교수의 한국 ‘교회 부흥운동사’ 등을 보면 당시 성도들은 대성전 마룻바닥에 방석 하나를 깔고 3일·7일·20일·40일씩 물만 마시며 금식 기도를 이어갔다.
전자오르간과 북소리에 맞춰 통일 찬송가를 반복해 부르는 등 개인의 죄를 자복하는 회개 운동도 뜨겁게 일어났다.
“기도하다 소나무 뿌리 하나쯤은 뽑아야 응답받는다”란 말에 소나무 줄기를 껴안고 “주여!”를 외치며 통성기도를 하는 성도들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신유 은사 기적도 잇따랐다.
병원에서 포기한 말기 암·결핵 환자들이 금식 기도 중 회복되거나 소아마비·하반신 마비 환자가 안수기도 후 걷는 역사가 일어났다.
기도원 성전 벽면에는 치유받은 성도들이 두고 간 목발과 지팡이·휠체어가 훈장처럼 걸려 있었다.
현대 의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정신 이상 증세나 발작을 일으키던 이들이 평안을 되찾았다는 간증이 교계 매체를 통해 전국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기도원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홍천의 한 기도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린이 수련회나 기도회 등 방문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발길이 끊겼다”고 안타까워했다.
합천 한 기도원 관계자도 “2000년대 이후 한국교회 기도의 불이 식었다”고 회고했다.
세종시의 한 기도원 관계자는 “팬데믹 동안 집회가 끊기고 기도하는 이들이 줄어 결국 매물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 전문 부동산 매매 사이트 ‘씨플레이스’의 김경영 팀장은 “기도원을 매물로 올리는 분들은 기도하러 오는 분들의 발길이 끊겨 운영난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기도원 관계자들은 “기도원의 외형적 감소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는 단순히 기도의 양이 줄어든 것을 넘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마음을 찢는 회개 기도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회개에 집중하고 있다는 한 기도원 관계자는 “지금도 회개에 집중하는 소수의 성도들이 있다”며 “하나님께서 정치·사회 등 나라 전반에 어려움을 허락하신 이유는 교회와 교인들이 회개의 자리로 나와 다시 복음과 말씀 가운데로 돌아가길 바라시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에 회개의 불이 떨어졌으면 좋겠다”며 “회개하는 곳에 성령과 부흥의 불이 오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한3서 1:2)의 말씀처럼 우리의 영혼이 회개로 정화돼야 모든 부분이 살아나고 깨어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형식화된 기도를 탈피하고 하나님의 뜻과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깊은 회개의 기도가 회복되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참된 영적 부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