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y It's light. Who should I ask? I can see that it is easy to say, it is endless new director The hand of forgiveness answers the sin instead.
餘桃之罪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만나면 즐거웠던 외나무다리.' 작고한 배우 최무룡이 부른 가요 '외나무다리'의 첫 소절이다. 노랫말의 배경이 된 지역은 경북 영덕이다. 노래가 발표됐던 1960년대 오십천 주변에는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복사나무의 꽃이 복사꽃이고 그 열매가 복숭아다. 그래서 배고팠던 시절 어린아이들은 복사나무를 '복숭아가 열리는 나무'라는 의미로 복숭아나무라고 불렀다. 국어사전에는 복사나무와 복숭아나무를 함께 표준어로 하고 있지만 학문적으로 복사나무로 일컫는다.
선조들은 복사나무에 벽사(辟邪·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의 힘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복숭아를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고 집 안에 나무를 심지도 않았다. 민간 신앙에서는 주술적 도구로 복숭아 나뭇가지를 사용했다. 특히 도교에서는 동쪽으로 뻗은 가지, 즉 동도지(東桃枝)가 악귀를 몰아내고 병을 고치는데 효험이 있다고 믿고 있다.
1. 복사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복숭아가 익어가고 있다.
◆복숭아 전설 주렁주렁
천도(天桃)는 원래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과일이다. 곤륜산(崑崙山)에 사는 서왕모(西王母'도교의 최고 여신)의 거처 주변에 있는 반도원(蟠桃園)에는 3천 년 만에 한 번 열매를 맺는8 복숭아가 있는데 이를 먹으면 3천 년을 산다고 한다. 서왕모가 한(漢)나라 무제(武帝)에게 선물로 주는 복숭아 3개를 훔쳐 먹은 동방삭(東方朔)은 무려 3천 갑자년(18만년)이나 살았다고 전해진다. 또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이 100년에 한 번 열리는 천도를 훔쳐 먹고 괴력을 얻었다는 대목이 소설의 흥미를 더한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인간이 만들어낸 전설 속의 복숭아가 현실적으로 맛있고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아서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이 됐다.
◆신비복숭아 인기
전통적으로 인기를 누리던 복숭아 품종인 황도와 백도는 싱그럽고 달콤하며, 천도는 새콤해 더운 요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신비' 라는 품종이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윤도 경복육종농원 대표가 20여 년 전에 개발한 품종이다. 복숭아털 알레르기 때문에 복숭아를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신비' 복숭아의 겉모양은 매끈해서 영락없는 천도복숭아지만 속살은 백도처럼 하얗고 달다.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병충해에 약하고 저장이 어려워 출하기간이 보통 6월 말부터 보름 남짓이다. '희소의 가치' 때문에 젊은 엄마들의 '희귀템'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복숭아의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지고 있다.
복사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복숭아가 익어가고
◆여도지죄(餘桃之罪)
한비자(韓非子)는 중국 전국시대 한(韓)나라에서 법치주의를 주창한 한비(韓非·BC280년∼233년)의 이론을 이른다. 강력한 법치를 내세운 이 이론은 그가 속한 한나라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정작 이웃 강국이었던 진(秦)나라 정왕(政王)의 주목을 받았다. 정왕은 진나라의 통치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비를 얻으려고 한나라를 침략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정왕이 훗날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이다.
이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위(衛)나라 왕의 총애를 받고 있는 미자하(彌子瑕)라는 미소년이 모친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의 수레를 훔쳐 타고 나갔다. 당시에는 허가 없이 왕의 수레를 타면 두 다리가 잘리는 벌을 받게 되어있는데 위왕의 총애를 받고 있던 미자하는 효성이 지극하다며 오히려 상을 받았다.
또 미자하가 복숭아를 먹다가 반쯤 먹다 남은 복숭아를 맛있다며 왕에게 바쳤다. 왕은 “맛있는 것을 다 먹지도 않고 과인에게 주다니, 진정 너의 마음을 알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미자하에 대한 왕의 총애가 시들해지자 “예전에 나를 속이고 수레를 탔으며, 나에게 먹다 남은 복숭아를 주었다.”며 벌을 내린다. ‘먹다남은 복숭아를 먹인 죄’란 의미의 ‘여도지죄’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도지죄와 같은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성간의 만남, 친구와의 우정.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때때로 불편해 질 때가 있다. 세월이 지나 상황이 바뀌고, 겉모습이 변할지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서로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정확히 인지해 그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은 적어질 것이다.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하는 것은 교각(橋脚)이 아니라 믿음이며 변하지 않는 중심에 있다. 세월이 가도 서로가 본연의 자세를 지킬 때 사랑은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돌아오는 길에 복숭아를 차안 가득 싣었다. 그동안 소홀했던 지인들에게 선물 할 겸 잠시동안이라도 마음의 정을 나누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