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관리를 게을리해서 틀니를 했다. 처음은 아니고 예전에 아랫니만 부분틀니를 했는데
그 동안 이가 썩어 부러지고 흔들리고 해서 여섯 개를 더 뺐다.
아랫니는 두 개만 남았다. 그래서 아랫니 웃니 모두 부분틀니를 했다.
이제는 영락없는 틀딱, 꼰대가 되었다.
80세에 치아 20개 가지려면 한 달에 한번씩 칫솔을 바꿔야 한다는데. 칫솔 털끝이 살아 있어야
이빨 사이, 치태가 잘 닦여진다고.
남아 있는 치아 계수는 정신 건겅과 비례한다고 하는데....
아래 위로 털니를 하니 딱딱한 것을 씹으면 잇몸이 아파 물렁한 것을 찾게 되고.
틀니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마눌님한테 줄창 깨지는 판이다.
잇몸 뼈 없고 약해도 임플란트 가능하다고 하지만 30여 년 다닌 치과인데 원장님이
임플란트는 안 되겠다고 해서 틀니를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틀니 연금이 있다고 문자가 왔다.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왔으니 틀니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하고 마치겠다.
내가 경험한 이야기가 아니고 오랜 전에 신문에 났던 이야기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복 차림의 두 노인과 공항 경비원이 출국 심사대 앞에서
옥신각신 다투고 있었다. 고운 한복차림이 반가웠던 나는 무슨 일인지 사정을 물었다.
"하이고. 한국 처녀네. 내 이빨을 호텔에 그냥 두고 왔다네."
호텔 방 물컵안에 틀니를 두고 오신 할아버지. 이를 어쩌나!
틀니 값이 그리 비싼 줄 내 어찌 알았으랴!
허겁지급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 택시 회사를 찾아 사정을 설명하고
"차비는 달라는 대로 쳐 줄 테니 호텔에서 틀니를 받아 공항까지 배달해주세요!"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겼는지 재미있게 여겼는지 공항 경비원은 출국장을 빠져나가
택시를 기다릴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주었다. 이미 탑승수속을 마친 다른 승객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초조하게 택시를 기다렸다. 마침내 택시가 도착하자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우리들에게 택시 기사가 말했다. "이렇게 조용하고 가벼운 손님은 생전 처음입니다. 이런 손님
있으면 다음에도 불러주세요!"
유머가 넘치는 인상 좋은 기사분은 명함과 함께 윙크를 던지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