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어든] 박지성의 은퇴 선언? 여전히 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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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어든] 박지성의 은퇴 선언? 여전히 그가 필요하다

존듀어든 기사전송 2009-06-17 08:13

 

당시에는 정말 그렇게 느껴서 말한 내용도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변해갈 때가 있다. 우리는 종종 ‘이제부터는 더 건강하게 먹고 살자!’며 삼겹살의 섭취를 줄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삼겹살 굽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우리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진다. (나만 그런가??)

2002년 은퇴에 관한 발표를 했던 알렉스 퍼거슨을 보자. 맨유에서 17년 간 헌신적으로 일하며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그는 “이제 휴식을 취하며 노년의 삶을 즐기겠다”며 올드트래포드를 떠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퍼거슨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맨유를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자의로 맨유에서 나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대부분은 떠밀려 나가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직장에서 제 발로 나가겠다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더군다나 그 직장은 한 번 나가면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 곳이다.

퍼거슨은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이제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는 내 마음 속에 없다”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그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 자신을 몰아넣고 싶지 않다. 70살이 되어서도 감독을 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데, 내가 왜 이 일을 끝내야 하나?”

2006 월드컵에 참여했던 지네딘 지단과 릴리앙 튀랑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을 다시 뛰어달라고 설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최진철에게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삼겹살 식당에 데려가겠다고 하면, 그는 다시 축구화의 끈을 동여매고 대표팀으로 돌아올 지도 모른다!

박지성은 2010년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아시안컵 이후에는 완전히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좀 더 기다려보고 그때 가서 이야기하자”

박지성이 그때 은퇴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2010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2014 월드컵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 누가 5년 전에 나온 박지성의 은퇴 선언을 심각하게 기억할 것인가? 박지성이 브라질에서 열리는 축구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방 안에 앉아 무한도전이나 보고 있을 사람도 아니지 않은가?

시간은 정말 화살처럼 지나간다. 2002년 월드컵 때만 해도 박지성은 그저 풋풋하고 어린 소년이었다. 그랬던 그가 벌써 3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그 어느 선수에게도 3번의 월드컵 참여는 대단한 업적이 틀림없다.

2014년이 온다고 한들, 박지성이 쓰러져가는 노장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33~34세 정도가 될 텐데, 요즘 축구 선수들의 체력을 감안하면 월드컵에서 뛰기에는 충분히 젊은 나이다. 더 늙은 선수들도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준 적이 많다. 물론 다가오는 5년 동안 박지성의 플레이 스타일은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경기장을 누비며 많이 뛰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박지성은 여러 가지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박지성의 공간 지각력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나는 박지성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 부분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 보고 있다. 달리기를 통해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지만, 그의 영리한 지각력은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홀딩 미드필더로 변신한 박지성이 약간 처진 위치에서 팀의 공격을 조율하는 것도 흥미로운 옵션이 될 것 같다.
어쨌든 박지성의 다양한 경험은 팀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고, 후배들을 이끄는 최고참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아시아 선수도 넘볼 수 없는 커리어를 쌓은 박지성은 이미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박지성의 다른 능력들 때문에 그가 기술적으로 얼마만큼 훌륭한 선수인지를 잊어버리곤 한다. 그의 개인 기술은 나이가 들어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2014년에도 PSV 아인트호벤과 맨유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박지성을 여전히 필요로 할 것이라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쉽게 은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부상이나 그 밖의 다른 문제들이 없다면, 2014년 그는 4번째 월드컵에 출전할 것이다.

축구 선수로서의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것은 더욱 제한된 기회일 뿐이다. 축구 선수는 한 번 멈추고 나면 다시는 피치로 돌아올 수 없다. 박지성이 매우 큰 결심을 이야기한 것 같지만, 2014 월드컵이 다가오면 그의 마음도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더 많은 듀어든 칼럼을 보고 싶다면 → http://news.nate.com/hissue/list?mid=s0304&isq=3129 setFontSize(0);

[KaGa.B]

이 기사보고...지성이형 빡쳐서 진짜 은퇴하믄?- _-;

[Patrice Evra]

듀어든의 끝없는 삼겹살 사랑. ㅋ "우리는 박지성의 다른 능력들 때문에 그가 기술적으로 얼마만큼 훌륭한 선수인지를 잊어버리곤 한다." 이 부분 절대로 동감. 단순히 활동량 만으로 맨유 1군에서 뛸 수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