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족 구성원이 가족 호칭 때문에 가족 안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이중의 불편함으로 작용하게 된다. 낯선 사람들과 갑자기 가족이 된 것도 불편한데, 호칭도 불편하니 말이다. 누구도 이런 불편한 상황을 즐길 턱이 없으니 만남을 꺼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만남을 꺼리게 된다면 가족은 행복할 수 없다. 행복한 가족을 위해 가족 호칭 문제를 꼭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호칭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를, 말하는 사람의 표현으로 고백하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호칭은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서 매우 미묘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호칭이 내가 인식하고 있는 관계를 담지 못할 때, 화자는 그 호칭으로 상대를 부르기가 꺼려진다. 한편, 내가 듣기를 기대하는 호칭을 상대가 쓰지 않으면, 상대가 생각하는 관계와 내가 생각하는 관계 사이에 거리감을 느끼며 불편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호칭이 미묘한 갈등의 불씨가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