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은
나의 안식처
쉼표조차 없는 세상은 너무 삭막하지요
정처없는 삶
흐르다 운좋게 호수에라도 닿는 날이면
잔잔한 물결이 되어
갓핀 잎처럼, 순정처럼 여리고 순하게
거친 호흡 다듬으며
물빛에 깜빡 취하기도 하구요
때로는
하늘로 치솟아 극과 극을 달리다가
아픈 입술 깨물며
시린 무릎 끌어안고
산짐승 대신 아프기도
울어주기도 하지요
그런 날은
뿌리 깊은 고목도
흔들려요
산다는거
참 우습지요
울다가 웃다가 금세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허공으로 돌아가
있는듯 없는듯 살지요
그런 날은
마음의 벼랑에 낮달이 떠
한참을 쉬다 가지요
팍팍한 세상
그래도 빈 공간은 있어
먼 산
무지개가 뜨고
귀밑머리 촉촉히
바람꽃이 피지요.
카페 게시글
◐――자작 시 수필 등
바람의 지문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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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0 07:3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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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름이 흐르고
운무가 흐르고
우리가 흐르고...
흐르다 잠깐 멈춰 아름다운 세상을 봅니다.
세상이 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여백님의 시,
바람 꽃을 피우시는 시인님의 고운 마음이 우련 비쳐 보이는 것입니다.
늘 건강하소서
낭만 선생님
감사합니다
금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여백님의 언어 하나 하나가,
문장 한 줄 한 줄이
어찌 이리 정교하고도 아름다운지요?
고귀한 감성을 한참이나 느껴 봅니다
귀하신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