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낫는다 서문]
몸이 아픈 것은 병이 나으려고 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아픔을 회피하려 한다. 아픔을 피하는 것은 그만큼 병이 낫지 못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동서고금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을 나는 10여년 동안 병을 앓으면서, 그리고 그 병을 극복하기 위해 각고의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다.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왜 대학의 전공을 살리지 않고 엉뚱한 일을 하고 있느냐고 한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대학에서 전공한 전기공학이 지금의 공부와 일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아프면 낫는다’는 진리는 전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면 발굴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현대의학의 허점과 문제점을 관찰하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된 것이 ‘통증(痛症)’의 문제였다. 아픔은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고 때로는 간직해야 할 소중한 것이었다. 아픔에 대한 관점(觀點)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다.
사람들은 인체에 자연치유력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런데, 그 자연치유력이란 다름아닌 아픔인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람들은 무슨 특별한 자연 식품을 먹거나 또는 기존 병원에서 쓰지 않는 제3의 방법을 쓰는 것이 자연요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자연요법이 아니고 또다른 인위적 방법인 것이다. 아프게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자연(自然) 요법이고, 돈 안들고 부작용(副作用) 없는 가장 효과적인 요법이다.
서양 과학기술의 득세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는 빛이 바래고 쇠퇴하였지만, 한 가지 귀중한 지혜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인내(忍耐)’의 정신이었다. 고난과 아픔을 참아내면, 구원과 해방에 이를 수 있다. ‘아프면 낫는다’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늘은 순리(順理)를 벗어난 잘못된 생활(生活)에 대한 벌로 병을 내린다. 아울러 하늘은 슬기롭게도 병과 함께 아픔을 만들어서 그것을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가만히 앉아서 아프면 나을 병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가 치명적인 상태를 만드는 수가 많다. 시기(時機)를 놓쳐서 병이 깊어지면 더욱 큰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픔이 그렇게 커질 때로 커지면 감내(堪耐)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이런 경우에, 번뇌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들과 꼭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절규하기도 한다. 그렇게 병이 깊어지기 전에 일찌감치 아파두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아픔이 병을 낫게 하는 원리(原理)에 대해서 쓴 것이다. 아픔은 왜 생기는가? 어떻게 병을 낫게 하는가? 아프면 왜 성장(成長)하는가? 어떻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가? 아프면 왜 강해지는가? 인생에 있어서 아픔은 어떠한 형태로 다가오는가? 아픔을 효과적으로 견디는 방법(아픔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은 무엇인가? 그리고 병은 왜 생기는가? 이 책은 이와 같은 물음들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는 되리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여기저기 안 가본 데 없이 다 다녀보았지만 병이 못나은 사람들, 자신은 분명히 아픈데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신체장애가 된 사람들, 그리고 불치병, 난치병이라고 선고받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병명폐기(病名廢棄)]
각종 평균치를 알 필요도,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는 것은 앞 절에서 말한 바와 같다. 나아가서는 병의 이름을 알 필요도, 붙일 필요도 없다. 아픔의 원리를 이용하여 병을 낫게 하는데 있어서는 사실상 병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어떤 병이든지 아프면, 또는 증상에 순응하면 낫게 되어 있는데 병 이름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앞 절들에서 언급한 암, 중풍, 신부전증,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아픔을 살리면 낫기 때문에 굳이 분류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들은 흔히 병명(病名)에 집착한다. 병원에 가서 뚜렷한 병명을 선고받지 않으면 매우 답답해하거나 섭섭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은 분명히 고통스럽거나 불편한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니까 답답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의 경우 현대의학을 불신(不信)하기 시작한 이유가 된다. 필자도 그랬다. 다른 하나는 병을 확실하게 선고받고는 좀 쉬거나 주위로부터 위로를 받거나 하고 싶은데, 병이 아니라니까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것이다.
병명을 선고받는 것은 결코 이로울 것이 없다. 사람들은, 많은 의사들까지도, 병명을 선고받으면 종래의 구태의연한 치료법에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무슨 병에는 무슨 약, 또는 무슨 요법이라고 했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 절들에서 보았듯이, 현대 의학의 많은 치료법들이 병을 낫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다.
때로는 병명을 찾는 과정 자체가 환자를 초죽음에 이르게 한다. 심지어는 환자의 구체적인 병명을 찾으려다가 정작 치료는 해보지도 못하게 하고 죽게 만드는 수도 있다. 몇 가지 검사에서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하여 이 검사 저 검사를 추가시킨다. 검사의 과정 자체가 환자에게 해로운 경우가 많다. 검사를 하기 위해 피를 뺀다든지, X-선을 쬔다든지, 강력한 자기장(磁氣場)속에 들어가야 한다든지, 화학제제를 먹어야 한다든지, 또는 화학제제를 주입시켜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모두 다소간에 환자의 몸을 상하게 하는 것들이다.
병명을 붙이는 것의 해독(害毒)을 심장병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현대의학에서 분류하는 심장병의 종류에는 수십 가지가 있다. 그런데, 심장병은 대개 숨이 찬다는 공통적인 증상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숨이 찬 것이 잦으면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은 일반인들에게도 거의 상식이 되어 있다. ‘숨이 찬 것은 심장과 관계가 있다’라고 말이다. 그 정도면 족한 것이다. 숨이 차는 고통 자체가 심장을 강화시키는 과정이다.
사실은 숨이 찬 것이 심장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심지어는 ‘숨이 차는 것은 심장과 관계가 없다’라고 알고 있어도 상관이 없다. 숨이 차서 느끼면 그만이지 그것이 심장에 관계된 것인지 폐에 관계된 것인지는 따질 필요가 없다. 숨이 차서 느끼다 보면 심장이 강화되어 문제가 있던 것이 자신도 모르게 없어지니까 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이 무슨 종류의 심장병인지는 더욱 알 필요가 없다.
현대의학에서 분류하는 심장병의 종류에는 심방결손, 심실견손, 심장판막증, 협심증, 심근염, 심근경색 등이 포함된다. 환자가 병원에 와서 숨이 차다고 하면 일단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보고, 그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심장의 어디가 나쁜지 알아보기 위해 검사를 해대기 시작한다. 그러한 각종 검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든다는데 대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다.
무슨 검사를 어떻게 하였든 간에 그 결과는 딱 세 가지이다. 하나는 심장의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를 정확하게 밝혀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밝혀내지 못한 경우이고, 나머지 하나는 엉뚱하게 잘못 판단한, 즉 오진(誤診)한 경우이다.
그런데, 절망스럽기 짝이 없는 것은, 이 세 가지 결과 모두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의 경우, 오진을 하였다면 그것은 대형 의료사고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두 번째의 경우,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였다면,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환자의 몸만 축나고 답답증만 가중시킨 꼴이 된다. 이런 경우, 병원측에서는 제3의 무리한 검사를 권하는 수가 많다.
그런 과정에서 환자는 없던 병을 얻을 수도 있다. 첫 번째 심장의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제대로 밝혀낸 경우에도 환자에게는 이로울 것이 없다. 그것은 지나간 절들에서 언급하였듯이, 현대의학의 치료법이라는 것이 대개 생사람잡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병을 악화시키는 현대의학의 대부분의 치료법들을 거부하자면 우선 병명을 거부하여야 한다. 환자에게는 병이 굳이 이름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무슨 병이든간에 아프고 고통스러우면 결국 낫는다. 환자는 주어진 증상을 느끼고 있으면 된다. 병의 이름은 의학을 담당하고 있는 학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다. 병의 분류와 분석과 통계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이 책에서 늘어놓은 모든 이야기를 단 두 어귀로 된 주문(呪文)을 하나 남김으로서 맺고자 한다. 주문의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집필할 책에서 상세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病名廢棄(병명폐기), 覺痛不息(각통불식)
⇒병의 이름을 없애야 하고 통증을 끊임없이 느껴야 한다. 그래야 병이 자연치유로 낫는다.
⇒모든 병은 우리 몸 전신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신병이기 때문에 신체 부위를 따라 붙는 병의 이름은 불필요한 것이다.
출처 : 故 공동철 지음. 아파야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