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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빛 같은 날들이 있었을까요? 있었지요 분명- 그 때는 내가 연록빛이어서 연록빛 산과들이 눈에 들지 않았어요. " 봄 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 고운줄.. 나이가 들기전에 정말로 몰랐네..." <인생의 선물> 이 노래를 자주 흥얼거리는걸 보면, 정말 그 땐 몰랐던것이 맞아요. 1. <1952년생 폐렴무료접종>..이라는 우편안내문을 받아들고 왜 손이 파르르~~떨린걸까요? 슬픔인가- 기쁨인가- 지난 가을 독감도 무료접종을 해주더니,.... 독감이야 싸니까 그렇다치고 비싸서 미루고 안 맞은 폐렴도 공짜로 준다니, 이 나라에 태어나 65살을 넘길때까지 산다는 것은 특별한 행운을 누린다는 생각도 들고...... 월급봉투에서 따박따박 떼어내던 세금이 이렇게 돌와와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그 떨림은, 자유로울 수 없는, 나이듬에 대한 서글픔같습니다. 2.꽃만 바라보고 사나?...하는 마음사이로 욕심하나가 비집고 들어온 다소 지루하게 긴 겨울끝- 면사무소 벽보에 '하모니카 회원모집' 이 들어왔습니다. 어딘가에 굴러다니던 하모니카를 꺼내 닦고 준비를 해서 첫 강의에 나갔지요. 꼴에 동요몇곡 분다는 이유붙여 초급반은 싫고 중급반으로 갔습니다, 악보보고 불어본적 없이 '그 집앞'부터시작해서 멋대로 삑삑대기도하고, 설악바위를 타고 올라서 '설악가'를 불어대던, 초급반으로 가야하는 실력을 외면하고 택한 중급반은 시작을 <애국가>로 합니다 그려. 화~~~~ 집 짓고 꽃 심고... 미쳐있던 사이 호흡량은 다 빠져버렸는지, 세월따라 도망쳤는지 숨이 차서 못 하겠지 뭡니깡? 이것이 65살의 의미같아서 씁쓸합디다. 이번엔 마음이 달달 떨립니다 그려. 3. 심심하지 않느냐 우리집에 놀러와라....는 이웃집 8순 할매들. 온 통 눈으로 둘러쌓인 산에서는 찬바람이 밀려내리고 세상이 좋아서 눈 온 다음 나라에서 차로 드드륵~~눈을 밀어준다해도 길은 미끌미끌 얼어붙어 발 떼어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8순 함머니랑- 산골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할머니들하고 나눌얘기가 나한테는 없어서 가기 싫습니다. 건방이지요. 오만이기도 하고 자만이기도합니다. 나는 아직 안 심심해...하는- 그래 나 한테도 금방 다가올 저 심심한 산골 겨울살이일텐데... 따끈하게 호박부치개를 만들어 갔습니다. 자식들 다 도시로 보낸 할머니들의 삶은 외롭기 그지없어서 다정하게 대해주는 이웃에게 자신의 고단했던 삶을 다 털어놓습니다. 내 소중한 하루해가 다 갑니다. 나도 65살의 하루해를 보내는 처지인데 말입니다. 특히, 햇살 도타운 겨울 오후 2시의 빛은 포근하기 그지없어서 평소 못 하던 이것저것을 하는시간인데, 나는 그만 머리 지끈거리게 보내고 맙니다. 나의 소중한 하루를 말입니다. 미끄러운 길을 가고 오느라 다리가 달달 떨립니다. 미끄러지면 크게 다치는 65살 나이는 요 조그만 시골길도 떨리게 합니다 4. <팬텀 싱어>를 보던 시간들....가을부터 겨울 금요일 하루밤을 참 행복하게 하던 프로입니다. 이름을 들어본적 있는 싱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못들어본 테너. 뮤지컬배우들 부터 초보싱어까지.. 그런데, 노래를 어찌나 잘 하던지 밤 9시면 자던 잠을 미루느라 낮에 커피를 두 잔씩 마셔가며 그 밤을 음악에 취하는데, 우리집 텔레비는 <다시 보기> 안 되는 싼 거라 부득이 컴으로 봐야하는데 햐~~~이넘의 다시찾아 듣는 일이 버벅거립니다. 누구에겐가 물어야합니다. 물어물어 겨우 겨우 찾아 듣는데, 아~~~이번엔 배우고 싶은 <아버지> 노래가 영 안배워집니다. 친구가.. "일주일 부르면 된다" 합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2~3일 불러보면 배워졌는데....... 도대체 가사가 외워지지 않아요 않아. 일주일을 빽빽거리고 부르고 다니느라 (설겆이하면서도..불 때면서도...ㅎ ㅎ ~~) 가슴이 덜덜 다 떨려요. 그래도 어정쩡 한대로 배웠는데, 맘 내서 부르고 나면 그만 코끝이 매워집니다. 65살의 그리움은 눈도 코도 가슴도 다 떨려오게 맵고 아립니다. 5. 내가 떨리고 싶은순간....은 분명 따로 있습니다. 고생이라고 느낄사이없이도 떨려오던 그 순간들말입니다. 떨림의 종류가 분명 다른 기운 모자라서, 서럽고 아려서 떨리는 것이 아닌 그런 떨림.. 심장이 쿵~하는 환희의 떨림 말입니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어서 거친 바람을 견딜 두터운 옷으로 둘둘감고 한 밤중에 뜰에나와 바싹거리는 눈 밭을 싸다니는데, 휘영청 밝은 달 앞에 왜 그 떨림이 사라져버린걸까요? 춥고 바람은 맵고 개는 한 밤중 쥔의 행동이 수상쩍으니 눈 휘둥그래서 안절부절하고...... 에이구~~~말아...하고 들어와 버렸습니다. 이 나이의 보름달은 서럽게도 떨림의 감성을 앚아가버렸습니다. 6.. 떨리던 순간........이 떠 올랐습니다. 그건 떨리고 싶다고 준비해서도 아니고, 평소 좋아하던 일이라서도 아닙니다. 그냥.... 문득. 갑자기. 아무 준비없이 전해지는 곱고 예쁜 감성입니다. 아주 아주 작은 꽃잎 열리는 순간이기도 하고, 지극히 단순한 풍경일수도 ......... 봄이 발 아래있네요. 아마도 봄 빛에 심하게 떨려올수도 있습니다 분명그럴것입니다. 우리 같이 마구 마구 떨려볼까요? 흔들리며 봄을 맘껏~~~~~~~~~ |
첫댓글 배운 노래 똣도리 여행 길에 들어 봅시다 ㅎㅎ
손수건 준비해야함더. "빈 메아리 되돌아오며 다 잊으라고 말하지만..." 그 부분에서 그만 울먹이다가....펑~~하고말지도...크~~
물 구비구비 흐르듯 청산유수로 글이 흘러 내 마음을 채우네요.
저도 한 삼 사년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설레고 환상적이던 두근거림이 사라진것을 느끼며
나이듦이 아니 죽음의 그림자가 생생한 삶의 현장을 살금살금 좀 먹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봤지요.
하지만 역시나 소생하는 봄에 솟아 오를 꽃들을 그리면 여전히 가슴 설레이며 새들이, 풀벌레들이, 주변의 동물들이, 또 넓은 품의 산들이, 또 생소했던 삶을 살았던 이웃들이 옆에 새로이 등장하며 또 다른 설레임을 선사하면서 옛 것들을 대신하며 나이듦을 축복하네요.
마흔이 될라던 년말에 우울증 비슷한걸 앓았는데, 오십을 앞두고 또 증상이 수상쩍더니, 정작 60이 될때는 편안해집디다. 이것이 체념인가...했는데, 편안함이기도 하다는생각. 그런데 65은 아닙니다 또...그넘의 변덕이 펄떡거립니다. 새싹나오는 봄빛에 스르르~~하기를 ...
아름다운 꽃과 시같은 글을 보며 역시 달빛님 이구나 ㅎ
겨울은 시간이 넉넉해 요가나 배울까 했는데 11월 추위가 오면서 10년만에 들은 감기가 2달을
끌어 여러 검사를 받아보니 갑상선암이라ㅡ해서 서울대 병원을 4번을 들락거리고
아직은 더 보자고
다리가 저려 정형외과를 몇군데를 돌다 2시간 걸리는 한방병원에 가고 있고 그기다 방광염 까지
건강하다고 자처 햇는데 올 겨울에 병이 한꺼번에 와 나이는 어쩔수 없구나 하는 서글픔이 오는군요
지기님~~~
많이 편찮으셨었네요~~~
힘내셔요~!
늘 응원드리고~ 기도할게요^^!!!
꼭~나으셔야돼요~~~♡
@죠이 안녕 하시죠
감사 합니다
@감곡 소현 네~^^.
이제 봄도오니 기운내셔서
꽃과함께 건강하셔야 돼요~
올해목표중 하나는 지기님 뵙는거예요^^.
남편과함께 찾아뵙고 인사드리기^^.
저런...많이 아팠네요. 갑상성암은 수술해도 살 희망=95%. 그냥둬도 살 희망=95%라고 후배가 수술한것을 후회하데요. 요즘은 관리잘하면 그딴 갑상선암은 병측에도 안 든대요. 다리저린 건 여치운동. 방광염은 지가 오는 봄에 질경이 잔뜩 말려디릴테니 연하게 끓여서 하루 20리터쯤 벌컥 거리셔요. 좋아질거예요.
이 모든 증상이 너무 고단해서 오는것 같거던요. 나이는 튼튼한 세포를 비실거리는 세포로 만들어가서
쑤시고 아프고...
ㅎ.
사진속에서도
글속에서도
달빛님은 아름다운 감성을 지니신 분이시구나~
늘 느꼈었어요^^.
음~
힘내셔요^^.
음~
저도
팬텀싱어 무지좋아했었어요 ㅎㅎ
저도요 밤 늦게 즐겨 보았지요
@감곡 소현 ㅎㅎ
저는 일찍 잠드는 날에는 다시보기로 꼭 봤어요 ㅎㅎ
늘 설렘있게 봤던 프로예요 ㅎㅎ
그렇죠? 전문교육도 안 받은 '이 벼리'의 고운 목소리와 고움속에 든 파워에 반해서 <아버지>를 배웠답니다.
@달빛(횡성) 네~~~~^^.
때로 가슴아리게 하던 중저음의 고요한 멜로디는~~~
천상의 소리같더라는~^^.
@죠이 아~~맞아요 천상의 소리....그 팀의 화음도 어찌그리 고운지...알맞은 거리의 화음이란 혼자일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달빛(횡성) ^^.
아까버라~
글이며~ 꽃~ 떨림
최대한 늦추셔요~^^
올해는 나이를 확 ~~~빼기를 할 생각..크~~
달빛님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봅니다 작은 꽃으로 수놓은 긴치마에 무명 두건 모자를 쓰고 계시지는 않을런지요
지난 주말 백야처럼 보름달이 기운차 거실 반을 비추더이다.
소녀같이 이쁜 달빛님 ~~
아~~~달빛...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입니다 무쟈게 빠져있죠
어젯밤 이 글을 읽고
이 '떨림'을 어쩔수 없어
조용히 눈을 감고 누워
지나온 65년을 회상했습니다
왠지 모를 쓸쓸함과 외로움에
잠깐 추억에 젖어보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잘살았다고 ....
후회없다고....
해도 해도 뭔지 모를 이 허전함은
무엇일까요
아마 52년생의 앙탈이라고....ㅋㅋ
어젯밤 비가 내렸습니다
봄빌게다 라고 생각하기로했습니다
그래야 봄을 빨리 보지 싶어서....
하나둘 올라오는 알리움의 힘찬
새 움을 보며 따뜻한 봄을 기다려봅니다
만65세~파이팅~~ㅎ
팬텀싱어가 이젠 끝났습니다
가슴이 벅차 눈물을 흘리며 들었던
"꽃이 핀다" 와
"슬픈베아트리체"를
부르고 또 불렀다는
65세의 감성은 그리도 비슷한가 봅니다
우와~~~뜰이 예쁘네요. 슬픈베아트리체를 저렇게도 부르는구나...했어요. 저는 <아버지>에 혹~~해서 ....
김형석 선생님 말씀으론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황금기가 60부터 75세까지라고 하던데요. 달빛님 65세가 바로 이에 해당되네요. 저도 같은 갑장이지만~~떨림이 있다는 건 아직 청춘이란 의미 아니겠는지요? 그저 노래가사처렁 잘 익어가고 있다 생각하고 즐겁게 지냅시다요. ㅎ~^^-
걱정이 그다지 없는 나이긴 합져. 없는것이 아니라 걱정이 소용없다는걸 아는것이라 할 수도...
어쩜 글을 이리 잘 쓰시는 지...혹시 작가분??
어쩜 저와 꼭 같은 감성이신 분을 만난 것 같습니다 나이야 제가 두 살 아래지만
저도 팬텀싱어로 행복한 겨울을 보냈답니다 아름다운 꽃과함께 여린 감성을 가지셨네요 저처럼~~~ 예쁜 꽃들 많이 보여주시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저는 안흥 근처 횡성입니다. 어디신가요?꼭 뵙고 싶은 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