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미국적인 사찰
라스베거스 Chaiya Meditation Monastery
글 | 김형근 (본지 편집인)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학림사 오등선원과 대명선원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법당이다
라스베거스는 카지노로 유명하고, 또 대형 컨베션에서 매년 전자상품을 비롯한 대규모 첨단산업의 전시회가 많이 열린다. 또 라스베가스는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이곳에는 카지노와 호텔, 관광산업과 서비스업 등 아시아 이민자들의 일자리도 많고, 은퇴자들도 많아서인지,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찰이 많다. 이 중에서도 챠야 수도원(Chaiya Monastery)는 라스베거스를 대표하는 사찰이고 다민족, 다인종이 함께 이용하는 미국에서 가장 미국적인 사찰이다.
차야 수도원은 5 천 평 대지에 큰 건물 여섯 동이 있고, 주차장도 매우 넓다. 건물과 건물이 들어선 모서리 한 쪽에는 바닥에 대리석을 깔고 탑을 세웠다. 그 탑 뒤에는 남방 불상을 모신 전각과 완전 중국식 풍의 전각도 있다.
이 사찰을 건립한 차야 스님은 미얀마 출신 스님인데 1990년에 미국에 입국하였다. 2005 년에 시작하여 2008년에 완성했고 설립 비용은 전부 이곳에서 모금을 했다. 중앙에 자리 잡은 건물에 있는 주 법당은 200평쯤 됨직하다.
이 사찰은 라스베가스를 대표하는 사원이지만 그 내용이 자못 흥미롭다. 차야 스님은 미얀마 출신이고 대중은 열 한명이지만 이중 열 명은 미얀마 출신이고, 한 명은 태국에서 온 비구니 스님이다. 전체 세대수는 450세대인데 이중 미국인은 50세대이고, 주로 아시안 사람들이다. 그런데 태국인 신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80% 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미얀마, 캄보디아, 스리랑카, 베트남, 중국인 신도들도 있다. 법회는 영어, 태국어, 미얀마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미얀마 사람, 중국인, 캄보디아인, 월남인, 백인도 함께 한다. 남방불교 국가, 대승불교 국가 신도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리고 탑 뒤에는 남방식과 중국식 전각이 사이좋게 있다. 또 여기에는 숭산 스님 계열의 선원과 한국 학림사 대원스님의 지도를 따르는 학림사 오등선원 라스베거스 포교당도 이 사찰을 이용하고 있다. 설법도 영어로, 태국어, 미얀마어 등, 여러 언어로 한다고 한다.
미국에는 큰 사찰들이 곳곳에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이 세운 로스엔젤레스의 서래사와 뉴욕의 장엄사는 그 규모가 매우 크다. 또 보스톤 근교에 있는 태국 사찰도 태국 밖에 세워진 가장 큰 사찰이다. 마치 중세 서양의 성처럼 엄청나게 크다, 이렇게 큰 사찰들이니까 미국에서 살고 있는 세계 각 나라 사람들이 오지만, 서래사와 장엄사는 중국인들이 주류이고, 보스톤 근교 Raynham시에 있는 'Wat Nawamintararachutls' 태국사찰은 태국인들이 주류이지 차야 수도원처럼 다국가 다인종 사람들이 함께 사찰을 이용 하지는 않는다.
챠야 수도원의 탑 대법당. 200 평 쯤 되는 큰 법당
40대 미얀마 스님과 필자의 기념사진
이 차야 수도원으로 들어가면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에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 법당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삼존불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신 대웅전(大雄殿)에는 일반적으로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이 협시보살로서 봉안된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와 만행(萬行)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이 석가모니의 지혜와 권능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동남아시아 법당에 가면 우리나라 법당의 삼존불 개념은 없다. 이 법당의 삼존불도 우리나라 삼존불 개념이 아니고 세 분의 부처님을 편의에 따라 모셔 놓은 것 같다. 대략 60평 쯤 되어 보이는 이 법당의 뒤쪽 한쪽에는 숭산스님 계열의 탐 법사가 이끄는 대명선원의 목탁을 비롯하여 방석 등 여러 가지 물건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이대덕화 포교사가 이끄는 오등선원 학림사 라스베가스 성진포교원의 자료와 물건들이 사이좋게 함께 있다. 또 한국사찰 법당에서 사용하는 조그만 종이 법당에 있다. 라스베가스 달마사라고 새겨져 있는데 라스베가스 지역 한국사찰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사찰에서 대명선원과 학림사 오등선원 법회를 기꺼이 허락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대명선원이 먼저 이곳에서 시작을 하였고, 학림사 오등선원은 2021년 5월 4일부터 차야 수도원에서 처음 법회를 하였고, 그리고 매주 화요일 이곳에서 법회를 하고 있다. 그리고 북가주 대승사 설두스님과 법은 스님을 초청하여 2021년 봉축법회 역시 이곳에서 여법하게 하였다. 대명선원과 오등선원은 전에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함께 하였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되었다.
라스베가스에는 이 사찰 외에도, 많은 태국사찰, 중국사찰, 일본사찰 등이 있다. 그런데도 차야 수도원에는 미얀마 사람들뿐만 아니라, 태국사람, 한국사람, 중국사람, 미국 백인 등 다국가, 다인종이 모여 서로 화합하며 일불(一佛) 제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다민족, 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여러 인종이 함께 하는 것을 장려한다. 한국인이 세운 봉사단체라고 해도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타민족 사람들이 참여해야 지원도 잘 받을 수 있다.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기 때문에 국가 통합을 위해서는 다인종, 다민족이 참여할수록 좋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Chaiya Monetary는 가장 미국적인 사찰이고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
Chaiya Meditation Monastery
Tel:702-456-3838, Cell:219-0377,
7925 Virtue Court Las Vegas NV 89113
www.chaiyacmm.org,
오등사 학림선원과 대명선원이 함께 사용하는 법당 내부
학림사와 대명선원의 합동 법회 모습 법당에 있는 한국 종
숭산스님 계열의 대명선원 신자들의 법회 장면
올 봉축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앞줄 오른쪽 부터 법은스님, 설두스님, 탐 법사
학림사와 탐 법사가 이끄는 대명선원 신자들이 중국식 전각을 돌며 합동으로 봉축행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