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152
관음경 중송분-82
동봉
제18수 탄백歎白1
신통하고 미묘한힘 두루갖추고
반야지혜 방편등을 널리닦아서
시방삼세 모든세계 어디이든지
현신하지 않는곳이 하나없도다
구족신통력具足神通力
광수지방편廣修智方便
시방제국토十方諸國土
무찰불현신無刹不現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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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력神通力의 주어主語는 귀신이다
이는 귀신의 조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나의 단어를 놓고 둘로 쪼갠다면
지상의 귀鬼와 하늘의 신神이다
귀鬼는 굼뜨기에 땅에 견주고
신神은 빠르기에 하늘에 견준다
상형문자 귀鬼는 도깨비 모습이라
모양새가 핼러윈의 가면을 닮아 있다
형성문자 신神은 모양새와 소리로서
하늘의 계시를 보여줌示으로 표현한다
신神은 하늘과 더불어 땅二의 계시를
세 줄기川로 나란히 그리고 있는데
기독교는 성부, 성자, 성령이고
불교는 법신, 보신, 화신이라 한다
보일 시示가 부수로 든 한자는
한결같이 신과 신령으로 이어진다
하늘, 신령은 빠르기가 번갯불申이다
번갯불의 빠르기가 얼마나 될까
초속 30만km니 바로 빛의 속도다
이 번개申에서 번개 전电 자가 나온다
귀신 신神에 담긴 뜻을 사전에서 보면
귀신, 신령, 정신, 혼, 마음과 함께
덕이 높은 사람, 해박한 사람
표정, 초상肖像, 신품神品
신비스러운 운치神韻
불가사의不可思議함이며
영묘靈妙하고 신기神奇하며
조화와 변신의 뜻을 지니고 있다
몸가짐과 언행을 소중하게 여기며
'영험이 있으니 조심하라'로 풀이한다
한자 표기대로 '귀신鬼神'이라고 하면
사람은 기겁을 하며 손사래를 친다
신은 신일뿐 귀신이 아니라 한다
신은 절대자며 상상 밖이다
한마디로 인간이 아닌 절대자다
신神은 신력神力을 부릴 수 있으며
통通은 전혀 걸림이 없다는 뜻이다
이를 일러 신통神通이라 하며
힘을 붙여 신통력神通力이라 한다
이를 줄여서 신력神力이라 하고
또는 통력通力이라 일컫기도 한다
신통력은 옛날이야기 따위에 등장한다
서산대사 휴정과 사명대사 유정이
서로 신통 부리는 소설을 읽고
손에 땀을 쥐며 설렌 적이 있다
눈 깜짝할 사이 천리만리를 다니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구제하며
때에 따라 도깨비 얘기는 기본
상상 밖 귀신을 부리는 모습이다
가만히 앉은 자리에서 천 리를 보고
몸을 일으켜 일어서서는 만 리를 본다
가만히 앉아서 미래를 내다본다거나
거리를 줄이는 축지법縮地法으로
가고 싶은 곳을 단숨에 날아가고
태풍과 함께 기상을 조절하여
수많은 서민들을 구원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곧 신통력의 발휘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신통력을 얻을까
불교에서는 선정禪定을 닦으므로
육신통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고
그와 같이 신선도神仙道에서도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신통에는 크게 여섯 가지가 있는데
이들 육신통은 삼명통에서 왔다
삼명통은 곧 '초기불교설'이며
육신통도 초기불교에서 잇는다
숙명지명宿命智明/숙명통
천안지명天眼智明/천안통
누진지명漏盡智明/누진통
여기에 신족통神足通과
천이통天耳通과 함께
타심통他心通을 보태어
여섯 가지 신통력을 세운 것이다
육신통 중 첫째는 신족통神足通이니
마음으로 몸을 만들어 낼 수 있거나
또는 몸을 사라지게 할 수 있고
흔적없이 벽을 통과한다거나
맨발로 물 위를 걸을 수 있으며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수가 있다
따라서 신족神足의 족足은
넉넉함의 의미도 지니고 있으나
여기서처럼 발의 뜻도 지니고 있다
아무튼 신족통을 갖추고 있으면
수명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육신통 중 둘째는 숙명통宿命通이니
전생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전생에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
부모와 형제는 또한 누구였는지
그를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숙명통의 숙宿은 잘 숙宿 자며
동시에 묵을 숙宿 자로도 새긴다
이를테면 전생宿의 명命을 앎이다
따라서 숙명통에 다소 뛰어난 자는
전생 삶을 기억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육신통 중 셋째는 천안통天眼通이니
평범한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님이다
사람이 자신의 지은 업에 따라
나고 죽음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저 자신에 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주위의 다른 모든 사람에 관해서도
선을 닦으면 좋은 곳에 태어나고
악을 지으면 나쁜 곳에 태어남을
사람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그 자리에서 즉시에 보는 신통력이다
마치 동영상으로 세계를 볼 수 있듯이
육신통 중 넷째는 천이통天耳通이니
삼명통三明通에는 들어 있지 않다
이른바 하늘 귀를 지녔다 하여
'천이통'이라 이름이 붙었다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그때가 어느 때든 또 어느 곳이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듣는 능력이다
하늘 높은 데서 나는 소리를 듣거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는 소리를
그대로 모두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
온누리 누구와도 통화를 할 수 있듯이
육신통 중 다섯째 타심통他心通이다
타심통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 상태를 꿰뚫는 능력이다
제 자신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앞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그 자리서 바로 알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에는 거리상의 제한이란 게 없다
천리만리 밖에서도 마음이 보인다
영상으로 동시에 세상을 볼 수 있듯이
육신통 중 여섯째가 누진통漏盡通이니
샐 누漏는 번뇌煩惱의 다른 말이다
누진漏盡은 곧 번뇌가 다함이며
누진통을 성취한 이는 부처님이다
고苦의 근원이 되는 번뇌를 소멸하여
고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이른
거룩한 성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앞의 다섯 가지 신통은 외도外道나
하늘天의 신神들도 모두 가능하지만
누진통은 오직 아라한阿羅漢이나
무상정등정각의 부처만이 가능하다
이들 여섯 가지 신통력을 얻은 이들을
관음경 중송분은 이렇게 표현한다
'구족신통력具足神通力'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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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용산 중앙박물관에서/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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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