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말의 뿌리 : 따까리
(dogrhi)와 다굴( Daghur)
재미있는 이야기하나 할까합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따까리'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내가 니 따까리냐?' 뭐 이런 말인데요. 군대에서
따까리 많이들 해 보셨지요. 이 따까리의 어원을 두고 농담 삼아 '닦으리'나 ' 닦아 주는이'에서 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만 도대체 뭘
닦아 준다는 말일까요?
프랑스 역사학자 르네 그루쎄의 유라시아 유목제국사에 보니 흉노의 기원 챕터에 'Dogrhi'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 그럴듯한
이야기가 하나 있네요. 흉노의 제도는 왕 '선우' 밑에 '좌우도기왕'을 두었다는데 이를 '좌우현왕'이라고도
한답니다. 사마천의 기록에서 바로 그 '도기(屠耆)'를 표기한 것이 '도그리'(dogrhi'라는 투르크어를 음사한 것인데 도그리는 올바른,
정직한, 충직한이라는 뜻이랍니다. 다시 말해 도그리는 왕 '선우'의 시다바리요, 따까리인 셈이지요. '선우'를 잘 보좌하고 충직하게 받들어
모시는....
그런데 이와 비슷한 것 중에 만주어로 다굴(Daghur)이 있더군요. 이 '다굴'은 외몽고에 사는 만주족이 자신을 일컫는 말인데 그 뜻은
'동맹, 제휴, 연합된 사람들'이라는 군요.
흔히 우리는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 구타를 '다굴'당한다거나 '다구리'친다고 합니다. 이 다굴/다구리가 여기서 온 말이 아닐까요? '연합,동맹된
사람들'로부터 당하는 것. 엣날 중국 지나족이 한 동안 이 'Daghur'들한테 그야말로 심하게 '다굴'당했지요. 하하하,,,
첫댓글 멋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