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태평로
[태평로] 이건희 유족이 월대 복원에 서수상을 기증한 까닭
조선일보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3.11.02.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3/11/02/E5WM5I5SS5EMRLOUTO22PH4W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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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상 간직해 온 李 전 회장
“문화재 보존은 미래 위한 것”
복원된 월대 시비 따지기보다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월대에서 어린이가 서수상을 만져보고 있다. 월대를 지키는 상서로운 동물인 서수상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전차 개설과 도로 정비 등 광화문 월대를 훼손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줄 알았으나 호암미술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이 기증했다./뉴시스
광화문 월대가 복원되고 나서 그곳에 가봤다. 일제 총독부가 한 세기 전 월대를 철거할 때 흩어지고 깨져서 복원에 쓰인 돌 대부분이 새것이었다. 난간석 중 일부와 월대 중앙의 어도(御道·왕이 다니는 길) 맨 앞을 장식한 서수상(瑞獸像) 한 쌍만 옛것 그대로였다. 특히 서수상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생전에 수집해 간직했던 것을 유족이 “의미 있게 활용되길 바란다”며 기증한 것이다. 서수상 앞에 서서 ‘의미 있는 활용’의 뜻이 뭘까 곱씹어 봤다.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굴지의 기업을 일군 이가 옛 문화재 보존에 힘쓴 이유도 생각했다. 단순한 과거 복원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생전에 이 전 회장은 “문화유산의 보존은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말했다.
내 기억 속의 광화문은 초라하고 옹색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것은 망한 왕조의 흔적일 뿐이었다. 당시 광화문 앞엔 폭 5~6m 좁은 인도만 있었다. 사람은 접근하기 어렵고 차만 씽씽 달렸다. 너른 광장이었던 광화문 앞을 그런 모습으로 바꾼 것이 일제의 총독부였다. 경성(京城) 근대화란 명분을 내걸고 서울 도심에 바둑판 형태의 현대식 도로 29개를 놓겠다며 1912년 경성시구개수안(案)을 발표했다. 덕분에 시원한 길이 뚫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궁궐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전찻길을 낸다며 경복궁 담장을 허물고 서십자각을 없앴다. 만국박람회 개최를 구실 삼아 광화문에서 근정전으로 가는 사이에 있던 흥례문도 헐었다. 전각 500여 개 가운데 일제 패망 때까지 살아남은 것은 36동에 불과했다. 세자 부부의 침소였던 자선당은 통째로 뜯겨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불타 없어졌다. 경복궁만이 아니었다. 원래 하나로 이어졌던 창경궁과 종묘도 그 사이에 종묘 관통 도로가 나며 두 조각 났다.
정작 일본은 자기들 문화재는 끔찍이 아꼈다. 태평양 전쟁으로 미군 공습이 시작되며 교토에 있는 덴노(天皇)의 옛 궁궐인 어소(御所)가 폭격당할 위기에 놓이자 주요 전각을 해체해 자재를 따로 보관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경복궁 전각은 90%나 뜯어냈다. 내건 명문은 조선의 문명 개화였지만 속내는 조선인의 민족적 자긍심에 상처 주고 일본의 이등 국민으로 삼겠다는 심산이었다.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을 뜯어 굳이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사당의 정문으로 쓴 것도 그런 이유였다.
월대도 그 와중에 훼철됐다. 그런 월대의 복원에 비판적인 견해가 있다. 망한 나라 군주의 못난 유적을 왜 차량 흐름까지 왜곡해 가며 복원하느냐고 한다. 그러나 복원된 월대의 주인은 망국의 왕이 아니라 공화국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왕이 특권을 누리던 공간에서 시민적 자유를 구가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월대는 청국 사신들이 드나들며 으스댔던 사대의 상징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에는 그랬겠지만 더는 아니다. 세계인이 찾아와 ‘엄지 척’ 포즈로 사진을 찍는 한류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월대의 미래다.
일제가 종묘 관통 도로를 내며 끊겼던 창경궁과 종묘도 오랜 복원 공사 끝에 지난해 다시 연결되며 옛 모습을 되찾았다. 그때도 “왕조 시대의 유적을 뭐 하러 되살리느냐”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 복원도 과거 회귀가 아니라 미래 만들기였다.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복원된 담장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됐고 그 길을 서울 시민이 걷고 있다. 두 곳 사이를 지나는 율곡로는 지하 차도가 됐다. 얼마 전 그곳에서 시민 걷기 행사가 열렸다. 옛 왕조의 궁궐을 복원했는데 전에 없던 도시의 새 모습과 기능이 더해졌다. 월대의 복원도 이처럼 미래를 향해 열린 복원이어야 한다. 그곳에 어떤 의미를 더할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밥좀도
2023.11.02 04:39:56
삼성 그룹은 기업보국 철학 이념으로 한국 경제를 발전시켰고 문화재 수집과 보존으로 한국 문화 수준을 드높였다. 삼성은 그야말로 국보 기업이자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이다.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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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카드
2023.11.02 06:14:57
세계일류기업 삼성 삼류들아 삼성 수준의 절반이라도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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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song
2023.11.02 06:16:16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미래에 문화재가 될 것을 지금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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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산인
2023.11.02 07:09:10
자유대한의 기업은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스포츠도 이류에서 일류로 발돋움하고 있다. 다만 정치는 3류에서 4류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대통령에게 이기를 단축하라고 욱박지르는 벌거지들이 있는한 자유대한의 정치는 그 곤두박질을 4류에서 멈추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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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1
2023.11.02 06:50:15
기껏 100여년 전에 지어진 것이 유물? 게다가 만들어진 이유조차 부끄러운 것. 그래도 예전 것을 복원해서 도시에 여유 공간을 늘린다니 뭐 그러려니...다만, 시민들이 혀를 찬건 복원이 아니라 왕과의 소통공간 어쩌구의 전혀 공감 안되는 내러티브 때문. 조선에 대해 무지성적 숭배와 존경을 강요하는 따위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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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dee
2023.11.02 06:23:35
500년동안 온백성을 궁핍하게 만들고 일제에 나라를 팔아 먹은 문재인 같응 조선을 왜 이렇게 떠받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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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boss
2023.11.02 08:14:44
"고려와 평양을 원조"로 신봉하고 있는 공산종북주사파들의 특징은 언제나 "조선왕조의 궁궐 복원을 일제 침략과 연계"하여 폄훼(貶毁)시킨다는 것입니다. 쩌거들 말대로 극일(克日)을 하기위해서는 훼손된 궁궐을 복원하는 것이 "세계 유일의 500년 단일왕조"에 대한 자부심의 표시입니다. 이제는 먹고살만하니 "그럴때도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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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양
2023.11.02 08:00:26
어떤 일이나 어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지적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또한 중요하다. 서수상을 그대로 잘 보존해온 이건희 삼성전회장의 안목과 그 마음을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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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인
2023.11.02 07:16:50
월대 앞 구불 구불 도로를 없애 광장과 연결해야 진정한 복원이죠. 광장 교보문고 앞 도로도 없애 완전한 광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처움에는 불편해도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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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의꿈
2023.11.02 08:18:01
서수 상이 무엇인고 ? 해태 상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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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한민국
2023.11.02 08:04:58
도시 생활이 좀 불편해 져야 기업들도 덜 불편한 곳으로 이사할 것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도심 중앙 집중 현상도 해소될 겁니다 ... 유럽 회사와 공장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도심 진입과 주차 등 다양한 불편을 의도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자전거 등 활용이 늘어났고, 외곽 또는 아예 바깥으로 옮기는 것이기도 하죠 ... 그러면 자연히 주민의 이동도 생겨납니다 ... 이런 과거 유적을 발굴해서 점점 도심 내부로 오는 것이 불편해지도록 의도적 복구와 개발이 필요합니다 ... 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거죠 ... 이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산, 대구 등 현재의 대도시 모두 그러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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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2023.11.02 07:44:50
역사는 항상 표본이다. 국민과 미래세대의 교훈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일제에 의하여 망한 국가의 유물이지만 조선이라는 나라가 우리 조상들이 운용하던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일제에 의한 아품을 기리기리 후손들에게 교훈이 될수 있도록 조선의 유물을 잘 보존하여 기억에 남아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라명은 다르나 결국은 우리조상들의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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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3.11.02 07:26:08
미래를 향한 열린 복원...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말 장난에 불과하다. 미래를 향한 폐기도 고려해야 한다. 역사 박물관에 넣을 거 까지 복원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일본이 청나라 전쟁에 이긴 결과 독립문도 생겼으니, 독립문은 일제의 유물이라 헐고, 중국 사신을 위한 영은문과 모화관을 다시 지어야 하고, 명나라 황제를 위한 원구단과 만동묘도 다시 복원해서 제사도 지내면서 미래를 향해 볼까...현재와 미래의 대한민국 중심으로 가치 판단을 해야. 스스로 망한 이씨조선의 흔적들..종묘,동묘..등을 지우고 대한민국의 것으로 만들어야 맞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