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가는 것을 동경한 적이 있나요
덜컥 파랗던 하늘이 정지 영상으로 멈추기 직전까지
가장 먼 곳을 밟기 바로 전
힘차게 발을 뻗는 것과
마음을 멀리 두는 건
또 다른 일이라
어디를 향해 올라가는지
물어본 적이 없어요
롤러코스터와 대관람차를 탈 때
목적지를 묻지 않는 것처럼
오래 전 죽은 나무로 만든
시소 위에 앉아서 말이에요
놀이터는 높이에 묶인 유배지
멀리 떠나지 못한
놀이들이 박혀 있어요
아이들은 숲보다 낮은 그네를 타고
얕은 철봉을 돌아
둥글게 떨어져 내리죠
눈이 없는 기린과
입 벌린 녹색 악어 사이
차가운 높낮이로 기울어지는
그림자 속에서도
물이 흐르고 빛은 형체를 그려요
어둡게 올라가는 나는
짧은 시간의 끝에서
당신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가끔,
내려가 보는 거예요
동그랗게 짓이겨진
이끼의 위치 아래
녹슨 용수철과 나비의 날개
매몰된 습지가 자유롭게
부유하며 떠오르도록
발 디딤이 없는 한 칸마다
당신을 향한 깊이가 높이로 기화하고
비명처럼 자라는 어린 잎들이
밤새 날고 있다는 착각으로
웅성거리도록
당신이 내리면 허공,
나는 어느새
제한된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카페 게시글
문학
시소(Teeter-totter)/ 김현주
시너먼
추천 0
조회 10
23.01.15 12:36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