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이른 빛을 볼 수 있느냐,
황혼의 마지막 반짝임에 우리가 자랑스럽게 환호했던 것~ 으로 시작되는 미국의 국가를 들어보면
장엄한 성가처럼 들리기도 하고 가사는 음유시인의 시처럼 보여
미국 시민이면 펄럭이는 성조기를 떠올리며
당연히 조국에 대한 자긍심으로 뿌듯해질 만해서 개인적으로 미국의 국가를 좋아했던 적이 있다
오래 전의 일지만 업무 특성상 야근과 철야를 많이 했었다
늦은 시간 지칠 때면 미국의 국가를 읊조리기도 했는데
한참 아래 직원이 대뜸 '미국을 동경하시나 봅니다'라고 했었다
이 말을 듣고는 얼마나 화가 났던지~
'요놈 봐라
새까맣게 어린놈이 상사에게 겁도 없이'
살아오며 자신이 부끄러웠던 기억 중의 하나다
홧김에 그 아래 직원을 꼭 찍어서 인사고과에 반영했을까?
이후로 미국의 국가를 읊조리는 일은 여태 없지만
미국 국가가 아름다운 곡이라는 생각은 한다
- 아랫 직원에게 지적질을 당했지만 수모라 여길수 없었던 경험으로
남의 나라 국가를 공공의 장소에서 흥얼거렸던 일이 내세울만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며
단순한 곡 하나였지만 제각기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어머니는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 이듬해 귀국하여 아버지를 만났다
외가 친척들이 대부분 일본에 남았던 탓으로
어릴 적 나의 집안 분위기는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나 거리감이 옅었다
남쪽 지방에서는 단파 방송의 일본방송을 청취할 수 있었고
일본 신문과 문예춘추류의 책들
우리말에 서투른 어머니의 억양
손에 익은 어머니의 일본식 음식도 원인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단파방송의 일본방송에서 듣게 되는 일본의 국가는
정확히 그 곡의 유래와 가사 내용을 알지 못했지만
붉게 칠해진 일장기의 어두운 분위기와 매우 엄숙하게 바닥으로 깔리는 곡으로
어린 나이였지만 집안에서 일본의 국가를 들었을 때 썩 좋지 않았던 느낌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일본 노래를 가끔 흥얼거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일본에서 자란 어릴 적 생각을 하셨는지는 어머니께 여쭈지는 않았다
- 모자간이지만
반일과 극일 교육을 받은 아들과
일본에서 자랐던 어머니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제 '영화 올드보이라'라는 글에서
여기저기 다니며 많은 작품에 분탕질을 했다는 어떤 사람과 동일하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조용했던 수필방에 익숙했던 분들에게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다
아쉽게 분탕질을 한 많은 작품(?)이 어떤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정신병자라며 망설임 없이 쉽게 나 자신을 험하게 단정하는 것이 놀라웠지만
매우 흥미로운 충고와 지적이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과 관점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누가 어떻게 나를 재단하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글 -
이곳 수필방의 독자들에게
삶의 자세나 보편적인 사회 정의라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쓴이 본인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관념적인 도덕과 윤리만이 선이고 정의라 언급하는 것은 단지 진솔하지 못한 교만과 허영이며
모두 오십이 넘은 독자들에게 그러한 글을 제시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어떤 곳에서나 다툼 없이 서로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가장 바람직할 것이니
사람들은 쉽게 그런 상황에 익숙해져서
다툼 없는 것이 가장 완전(完全) 한 상태이며 평안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묵시적으로 가라앉은 위선이며 침잠일 뿐이다
타협에 의한 완전함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 이해관계가 지배하는 자연의 법칙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소극적으로 침묵하는 것은 부실한 모래성이며
긴장이 없는 관계 상황을 정의(justice)라고는 할 수 없다
마음을 조이고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긴장의 방편인 비평과 비판 탓에
조직의 평안과 조화로움이 흔들린다면 그런 구성은 건강하지 못한 증거이니
따라서 결과적으로 더욱 완전(完全)함을 추구하는
비평과 비판은 탄탄한 성벽을 위해 더욱 필요한 법이라 할 것이다
그럴듯해 보이기보다는
한 꺼풀씩 들어내었으면 좋겠다
조금 덜 꾸미는 바느질이 낮지 않을까
듣기에 좋은 말, 맑아 보여야 하는 글과 댓글만이 꼭 화합을 위한 소통은 아닐 것이다
첫댓글 단풍님 글을 그동안 읽어 온 사람으로,
행간에 깔린 뜻은 충분히 알고도 남겠습니다.
저도 때로는 다툼이 싫어 소극적으로 침묵하기도 했으니요.
네, 한분이라도 이해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
우리 모두 살만큼 산 사람들이고
도덕이나 룰은 이미 체화되어 일상에
장착된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생활 중에 양보가 있고 배려를
행하는 게 일상이지요.
그건 떠들 일이 아닌 사람의 기본
도리라 생각합니다.
해서 저 역시 훈시성 글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속으로
어쩌라고? 하는 거지요.
해서 수필방의 어느 분께서
'주장보다 자기 이야기가 무난하다,'
하시더군요.
그 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주 현명한 분이다 싶어요.
그런데 자기 이야기도 한계가 있어
문제는 있습니다.
단풍님 말씀처럼 어제 일로 조금
재미는 있었습니다.
꿈도 꿨네요.
원숭이들이 나무에 올라고
발톱으로 나무를 긁어 날리는데
톱밥 가루가 비처럼 쏟아져
제 온 몸에 덮히더군요.
그런데 그게 성가시지 않고
슬며시 웃음이 나더군요.ㅎㅎ
악마의 웃음이겠지요?
이제 툭툭 털어 버리십시요.
논리에 약해 더 못 쓰겠네요.
아무튼 걱정을 좀 했어요.
'저 양반 좀 곤란하시겠다.'하면서요.
삐지지 좀 마시고요.ㅋㅋ
'거적'이 아니라 걱정입니다~
고여있는 웅덩이 보다 출렁이는 바다가 건강하지요
호흡이 몹시 차도록 가파르게 지적하는 글을 보면서
'곤란' 하기보다는 저도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때로는 원숭이 꿈이 웃음을 주는 것처럼 악마의 웃음도 필요하지요
덧붙이자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당연한 삶의 자세를 정색하고 언급하는 글을 대하면 두드러기가 마구 일어나는 체질이라서요 ~~
ㅋ 삐지기는요 ~~ ㅎ
@단풍들것네
거저.수정했습니다.ㅎㅎ
지적이 왜케 반가운지..
살아기시네 싶어서요.
툭 털기입니다.
글 올려놓고서는,
내용이 맘에 안들면 읽지마라
듣기 언짢은 댓글 달지마라
이쁜 말 만 해라
露骨的 으로 요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피하는 것이 上手 라고..
아예 !
이글도 이쁜글은 아니지요 ~ ㅎ
참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다툼과 침묵 용기있는 비판
이런 쉽지 않은 주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시는 멋진 글이시네요
ㅎ 그런가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