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보는 집들이였습니다.
집들이가 드물어진 세상이라 더 그럴까요?
예전에는 전세로만 이사 가도 집들이를 했지요.
참고로, 결혼 25년차인 저는
초창기에 워낙 이사를 많이 다닌 탓에
이사 경력만 토탈 11번이랍니다.
이래저래 팔색조님의 집들이는
감회가 깊었습니다.
특히나 팔색조님이 살아오신 지난날이
기가 막히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아픈 과거를 그처럼 맛깔스럽게
풀어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부군이신 안동행님이님과의 묘한 만남,
한강다리를 홀로 오가며 고민고민했던 결혼 결심,
여장부 중의 여장부이셨던 어머니의 일화 등등이
감칠맛 나면서도 가슴 뭉클했습니다.
그 가난한 집에 시집갈 때 하셨다는 각오가
새삼 뻐근하게 다가오는군요.
"부잣집에 시집가서 곶감을 빼먹고 살기보다
가난한 집에 가서 빈 실에 곶감을 하나하나
꿰어넣으며 살겠노라."
우여곡절 속에 서울에 다시 와서
어엿한 아파트를 마련하신 감회가 남다르셨겠습니다.
입주를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불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실껏 배 불리 먹고
기분 째지도록 즐거웠습니다.
이야기와 창과 춤과 패션쇼 등으로
손님을 웃고 울게 해주셨지요.
아버지, 어머니의 타고난 '끼'를 그대로 이어받으셔서일까요?
지난날을 얘기하실 때는
어지간한 만담가는 저리 가라 할 만큼
감동적인 '원(우)맨쇼' ' 모노 드라마'였습니다.
형아님이 눈물을 똑똑 흘리실 만큼요^^.
방송국의 교양.오락 프로그램 PD들은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팔색조님을 초청하면
높은 시청률 속에 한 시간짜리는 너끈히 꾸며낼 수 있을 텐데...
오후 5시에 만난 우리의 이야기와 웃음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때가 밤 10시가 넘어서였지요.
좀더 자리를 지켰으면 좋았으나
불가피한 일로 먼저 귀가해 아쉬웠습니다.
춥디추운 이 엄동설한에 딸아이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다는 소식에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지요.
쇳대를 깜박 잊고 나오는 바람에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답니다.
엄밀히 말해서 딸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건
아빠보다 쇳대였습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팔색조님과 참가 모놀님들께서 잘 이해해주시리라 믿쉽니다.^^^^
따뜻한 환대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ㅎㅎ..이번엔 영웅님이 대타로.....ㅎㅎ
관객을 편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담 타자는 신영웅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