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해교전의 주역 참수리 357정을 전쟁기념관으로 옮기자는 여론이 일고 국회의원 45명도 이에 대한 결의안을 발표한 가운데, 26일 당사자인 해군에서는 운송도중 원형 손상우려를 이유로 들며 공식적으로 이전불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있다.
참수리 357정은 침몰상태에서 17일만에 인양된 후, 현재 평택 제 2함대 사령부에서 장병 정신교육목적으로 전시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북한의 비겁한 기습에 대응해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357정을 전쟁기념관으로 옮겨,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존하는 북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전사상자에 대해 경의를 표하자는 여론은 참수리호를 2함대 사령부에 전시할 당시인 지난 2002년부터 계속돼 왔다.
▲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전시중인 참수리 357정.(사진출처: KODEF) | |
이러한 움직임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전개되어 왔으며, 국회차원에서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수차례 제기되어 온바 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故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 김종선씨가 직접 나서서 전쟁기념관으로 이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눈물을 흘리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도 했으며, 지난 달 2일에는 여야 국회의원 45명이 357정의 전쟁기념관 이전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해군 당국은 이전하게 될 경우 육로수송을 위해 357정을 10여조각으로 분해 해야하며 재조립시 피탄구(258개소)가 손상되는 등 원형복원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국방부 측은 이전비용에만 26억원이 넘는다고 발표해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연평해전에서 승리한 325, 338정을 옮겨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이기도했다.
이러한 해군의 입장에 대해서 참수리 357정의 전쟁기념관 이전을 추진하던 인터넷 사이트 중 하나인 '유용원의 군사세계'에서는 "325, 338정은 옮길 수 있다면서, 357정은 안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북괴의 눈치를 보는가?"라는 등의 심한 질타가 쏟아졌다.
'불로산'이란 아이디 쓰는 회원은 357정의 운송도중 피탄부위 손상 우려에 대해 "목적이 물리적인 손상을 우선할 때는 충분히 그 염려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의지가 있나 없나 하는 문제라는 것은 어린 아이도 알 만한 것이지요." 라고 말했다.
'bluejo'란 닉을 쓰는 회원의 경우에도 해군의 원형 손상우려에 대해 "사료적 가치라... 역사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설사 파편조각하나라도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겁니다. 357정을 일상에서 시민들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하기 위함이지 단지 배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라고 말했다.
또한 유용원 기자의 군사셰계와 연대해 참수리 357정의 전쟁기념관 이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KODEF(한국국방안보포럼)의 경우에도 해군이 이전 불가 사유로 제시한 논리 자체가 맞지 않는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현재 충주호에선 참수리 357정과 동급의 참수리 295정이 전시중인데, 단 세조각으로 분해해 이동시켰고 비용도 국방부가 357정의 이전에 소요된다고 발표한 26억원의 10분의 1인 2억 4천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
▲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옮길 당시의 357정의 모습. 전쟁기념관 이전운동 초기, 해군이 운송하는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반박자료로 제시한 것이다. (사진출처: KODEF) | |
이외에도 KODEF측은 자체적으로 중량물 운송 전문업체에 문의해, 해군이 우려하는 교량이나 도로의 손상문제는 충분히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요컨데 해군의 발표처럼 357 정의 이전이 불가능 하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단지 의지의 문제라는게 네티즌과 관련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한편 이 문제와 별도로 해군은 28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고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차기고속정의 진수식을, 29일에는 경기 평택시의 해군 2함대에서 서해교전 5주기 추모식을 연다. 또 대전 국군군의학교에서는 28일 서해교전 당시 357정 의무병으로 전투를 벌이다 장렬히 산화한 고 박동혁 병장의 흉상 제막식을 연다.
임기 중 단 한 해도 서해교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노 대통령은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