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이 이모는 오늘에서야 첫 조카를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겨울 내 준비한 제가 속한 실내악 연주회 날이었거든요.
새벼 4시에 언니가 병원 가는 거 보고, 9시 43분에 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허둥지둥 병원에 가 보니
언니가 편안하게 누워있었습니다.
큰 일을 조용히 해치운 사람처럼 여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곤 제게 "병희야, 넌 절대 애 낳지 마라..."하더군요.
음... 아이 낳은 엄마의 거만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이죠.
아기 면회시간과 연주회 리허설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서
너무나 보고싶은 사강이를 뒤로하고 언니 손만 꼭 잡아 주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고대하던 사강이를 실컷 보고 왔습니다.
처음 병실에 들어 간 순간 그 자그맣고 어여쁜 모습에 반해 버렸습니다.
형부가 어제 갓난 아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뽀얗고 팽팽한 피부를
가졌다고 굉장히 신기해했는데 과연 그러했습니다.
언니는 모유수유를 고집해서 병원 신생아실에서 우유를 먹이지 못하게 했어요.
그래서 아기가 배가 고파 빽빽 우니까 산모 옆에 데려다 주었지요.
아직 젖은 돌지 않아 사강이는 배 고파 죽을 지경인데
독한 엄마는 아이를 강하고 건강하게 키우겠다며 보리차만 먹이고
나오지 않는 젖만 물립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모두 안타까워 그냥 분유 좀 먹이자고 해도
언니의 고집은 대단합니다.
하여튼 오늘 하루종일 언니 병실에서 사강이도 안아주고 심부름도 하며
보냈습니다.
아빠도 사강이 보고 싶다고 퇴근 후 병원으로 달려오셨구요.
형부는 이틀 간의 출산휴가 동안 언니 곁을 지키며 사강이에게 톡톡히
아빠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아기를 재우고 얼르는 솜씨가 대단하지요. 물론 사강이 외할머니를 따라
갈 수는 없지만요.
참, 언니는 순산을 했다고 다행이라고 했는데 빈혈이 심해져서
오늘 수혈을 받았답니다. 수혈 받는 동안 정신없이 자는 모습이 너무
안되어 보였는데 저녁 때가 되어선 정신차리고 젖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고 미역국을 열심히 먹었답니다.
언니가 사강이를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형부의 흐뭇한 미소는 보고만
있어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언니의 순산을 빌어주시고 사강이의 탄생을 축하해 주신 여러분께 제가
사강이네 가족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좀 바빴던 관계로 출산 소식을 개별적으로 알려드리지
못한 분께 죄송합니다.
앞으로 사강이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언제나 사강이 이모에게 물어 주시
면 성의를 다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언니는 한 이틀 정도를 더 병원에 있을 예정이고 퇴원 후에도 사강이네
집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거든요(그렇지 않다해도 아기 본다고 정신없어
컴퓨터 들여다 볼 시간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보현 외삼촌!
네가 보낸 카드는 오늘 받았단다. 사강이가 외삼촌의 탄생 축하 카드
시기에 맞춰 나오려고 늑장을 부린 것 같구나.
네가 보았으면 얼마나 까무라치게 좋아했을지 네 표정을 상상해 본다.
네 말대로 우리 이모, 외삼촌을 본받아 좋은 이모와 외삼촌이 되자꾸나.
밤비에게 식구들의 관심이 멀어질까 걱정했지?
누나가 책임지고 잘 보살필 게.
아까 큰누나가 밤비가 예쁘냐 사강이가 예쁘냐 묻길래 무척 정치적인
발언으로 피해갔단다. ^^
건강하고, 마지막 시험 잘 보고 여행 즐겁게 해.
카페 게시글
밤비에게 말해 봐
사강이 태어난 지 이틀 째... (자료실에 아기 사진 보세요)
밤비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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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7
03.03.17 22:2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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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상 밤비s 김병희 기자였읍니다.
사강이가 밤비보다 덜 이쁘다고 말할 수 없어!! ... 이런 애매한 발언을 했다고? 며칠만 더 있어봐라. 사강이 이모는 사강이의 미소에 뿅 가고 말거다.
사강이의 이름을 밤비가 아니라 아침햇살로 짓는게 어때요? 크크크 밤비의 시대에서 아침햇살의 시대로의 전환이라...
사강에미가 세상에 나왔을 때도 이렇게 감격적이었나? 싶도록 가슴 저미고 떨린다. 에고 그런데 왜 이리 눈물이 나올꼬....난 할미됐다. 아지,정말 벅찬 감격이다. 잘 먹어야 젖 잘 나오는 것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