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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36회 :: 우리 사겨요! 】방송일: 2005.06.09.
극본 : 이 남 규
씬1/ 대문앞 (N)
미자, 현우 손잡고 대문 앞 까지 온다.
미자 다 왔네...
현우 그러게~
미자, ‘그럼!’ 하며 아쉬운 듯 둘 손 놓는다.
미자 들어갈게~
미자, 돌아서는데, 현우, 주변 한번 살피더니
미자 잡고 돌려 세운다.
현우, 미자와 키스를 한다.
계단 돌아 내려오던 우현 그 자리에 멈춘 듯
굳어서 바라보는 모습에서. TITLE.
TITLE - 우리 사겨요!!
씬2/ 대문앞 (N)
미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고
현우, 고개도 못 들고, 머리만 긁고 있다.
우현, 뭔가 마땅치 않은 얼굴로 현우 위 아래로
훑어보고 있다.
미자 저 삼촌...
우현 ?!
미자 (분위기에 압도 돼 아무 말 못하는)
우현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그만 돌아가 보게~
현우, 꾸벅 인사하고 도망치듯 간다.
미자 (민망) 삼촌 내가 삼촌한테는 미리 얘기하려구 했는데...
우현, 미자 쓱 쳐다보고, 집에 들어가면
미자, 아후.. 미치겠단 표정으로 따라 들어간다.
씬3/ 미자 방 (N)
우현, 들어와서 앉고, 미자 들어와서 앉는데
이런 경험이 처음인지라 무릎 꿇고 앉아야 되는지
편하게 앉아야 되는지부터 헛갈린다.
미자, 우현 눈치 보며, 자세 바꿔 앉는데.
우현, 고개 숙이고 있다가 쳐다보면, 미자 어중간하게
자세 잡고 있다. 미자 무릎 꿇고 앉는다.
미자 내가 다른 사람한테는 몰라도 삼촌한테는 꼭 얘기하려구 했거든... 요.
우현 (아무 말 없는)
미자 (분위기 바꾼다) 우리 둘이 되게 잘 어울리지?
우현 (아무 말 없는)
미자 (코 훅 마시며) 다른 식구들한테 비밀로 해줄 꺼지?
우현 ... 내가 뭐 아빠도 아닌 외삼촌이구... 하는 일도 없이 니 아빠한테 얹혀사는 신세라 내 얘기가 너한테
먹히겠냐만은... 난 그 친구 별로다.
미자 (떠떵) ... 왜? 왜..?
우현 너보다 어리다며? 그것두 걸리구.. 사람이 좀 물렁물렁한 구석이 있어야 정도 가고 그러는데, 그 친군 안
그렇잖아. 글구 아까 그게 뭐냐? 가란다구 너 버려두구 그냥 내 빼는 놈이 어딨어?
미자 (서운하지만 희망을 갖고) ...삼촌 나 현우씨 많이 좋아해. 현우씨랑 있으면 너무 좋구...
우현, 듣기 싫은 듯 일어나 나가면,
미자, 당황도 되고, 서운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미자,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씬/ 원룸 외경 (N) - 브릿지 M
자막 - 다음날.
씬4/ 헬스장 (N) - ENG
미자, 윤아, 지영 사이클 타고 있다.
미자는 심각한데, 윤아, 지영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윤아 그러게 조심 좀 하지?
지영 그래두 삼촌 무지 착하시다~ 옛날에 얘기했지? 동직 오빠는 우리 엄마한테 걸려서 쌍코피 터졌다구?
미자 엄마잖아!
지영 아니야! 한쪽은 엄마! 한쪽은 외삼촌이었어!
윤아 삼촌이 반대한다구 우습게 생각하다 큰일 나~ 친구들 중에두 고모나 삼촌이 반대해서 깨지는 커플 무지 많다~
미자, 걱정스럽기만 한데,
멀리 현우가 지나가는 게 보인다.
미자, 사이클에 내려 현우에게로 간다.
씬5/ 할머니 방 (N)
영숙, 강냉이 먹으며, TV 보고 있는데,
영옥, 갑자기 병이 난 듯 기운 없이 들어와
누우려고 자리 본다.
영숙 어디 안 좋수?
영옥 요즘 들어서 왜 그런지~ 기운두 없구, 맥이 확 풀리는 게 영 안 좋아.
영숙 병원이라두 가봐야 되는 거 아니유?
영옥 늙은이 몸이 늘 그렇지~ 무슨 병원... 나 눈이나 좀 붙일란다.
영옥, 누우려고 하면, 영숙 자리 봐 준다.
영옥, 막 누웠는데 혜옥 촐랑거리며 들어온다.
혜옥, 누워 있는 영옥에게 앞에 바짝 앉아서.
혜옥 (호들갑스럽게) 언니! 언니! 과일가게 영민엄마 있잖아~ (혼자 좋아 웃다가) 철물점 박씨랑 그렇구 그런
사이래~
영옥 (귀찮은 듯) 알았어.
혜옥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다) 언니 과일가게 영민엄마가...
영숙 (OL) 언니 아프다!
혜옥 (놀란) 응? 아퍼? (다시 영옥에게) 언니 어디 아퍼? 감기야? 몸살이야? 어디 아픈데?
영옥 (귀찮다)
영숙 언니 좀 쉬게 나두구~ 나가서 나한테 마저 얘기해.
영숙, 일어나 나가고, 혜옥, ‘응!’ 하며 따라 나가다가
슬쩍 영옥 쳐다본다.
씬6/ 헬스장 쥬스바 (N) - ENG
현우, 걱정스런 표정으로 앉아 있고,
미자, 그런 현우 살피고 있다.
미자 별일 아닌데 괜히 현우씨한테 얘기 했나 봐요?
현우 그게 왜 별일이 아니에요? 삼촌이 반대하시는데...
미자 (미자 또한 우현이 걸린다)
현우 처음부터 잘못한 거 같아요. 집안 어른들한테 교제한다구 허락 먼저 받고 시작했어야 되는데, 거기다 그런 결례까지
범했으니~ (한숨 나온다)
미자 (자신 또한 걱정스럽지만 현우 위로한다) 너무 신경쓰지 마요! 삼촌이 어려서부터 날 많이 이뻐했거든요 내가 남자
사귄다니까 서운해서 그러는 걸 거예요.
현우 그러니까 더더욱 삼촌한테 허락을 받아야죠! (뭔가 생각하더니) 내일 삼촌 뵙게 해줄 수 있어요?
미자 뵐려구요?
현우 뵈야죠.. 이대로 그냥 있을 순 없잖아요.
미자 (현우마음 알겠다) 알았어요..
현우 오늘은 미자씨 집에 못 바래다주겠네요. 삼촌께 허락 받을 때까진 서로 근신해야 되니까, 이해하죠?
미자 그럼요! 오늘은 그냥 나 혼자 가께요.
현우 (일어나 힘없이 가는데)
미자 현우씨!
현우 (돌아보는)
미자 괜찮아요~ 힘내요!
현우, 애써 웃고, 미자도 애써 웃는다.
씬7/ 건물 밖 (N) - ENG
정민 차 건물 밖에 세워져 있고, 정민 타고 있다.
동직, 차 문 열고 들어온다.
정민 내가 니 매니저냐?
동직 어차피 데려다 줄 거면서 꼭..
정민 니 차 고장 안 났지?
동직 (뜨끔)
정민 (능청) 요즘 기름값 많이 올랐드라~
정민, 쳐다보면, 동직 그새 자는 척 한다.
정민, 어이없다는 듯 보며 출발 하려고 하는데,
사이드 미러로 미자 걸어오는 모습 보인다.
정민, 자는 척 하고 있는, 동직 옆구리 쿡 친다.
동직, 놀라서 일어나고.
정민 내려!
동직 아씨~ 나 늦었는데...
정민 안 내려?
동직, 궁시렁 거리며 내린다.
정민 (창문 내리고) 미자씨! 최미자!
미자 (돌아보면) 어? 정민씨!
정민 운동 끝났어? 집에 가는 거야?
미자 응!
정민 타! 내가 집까지 바래다줄게.
미자 괜찮아~ 됐어.
정민 친구가 집까지 데려다 준다는데! 친구 성의를 이렇게 무시해도 돼?
미자 (픽! 힘없지만 웃음난다)
씬8/ 할머니 방 (N)
영옥, 무서운 꿈이라도 꾸는 지 끙끙거린다.
영옥, 가위 눌린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영옥, 힘들게 눈뜨면 혜옥, 영옥을 꼭 끌어안고
자고 있다.
영옥, 아픈 몸으로 일어나는.
영옥 이건 왜 지 자리 놔두구...
영옥, 힘들게 자고 있는 영숙 옆까지 혜옥 밀어 놓는다.
영옥, 힘든지 숨 고르다 다시 자리에 눕고, 잠자려고 하는데
혜옥 다시 영옥 옆으로 바짝 붙고,
영옥, 일어나 몸도 아픈데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있다가
다시 혜옥 민다.
씬9/ 거리일각 (N) - ENG
부록,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 낯익은 뒷모습이 걸어가고 있다.
부록, 눈 동그랗게 뜨고, 빠른 걸음으로 가보면,
그 뒷모습 예상대로, 미자와 정민이다.
부록, 왠지 둘을 보고 있으니 흐뭇해진다.
한참을 흐뭇한 시선으로 둘 뒤를 따른다.
부록, 그러다가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그 소리에 정민, 미자 뒤 쳐다보는.
정/미 아버님!/ 아빠!
정민 (부축하며) 괜찮으세요?
부록 괜찮네!
미자 으유~ 조심 좀 하시지~
부록 미자 바래다주는 길인가?
정민 네! 제가 집까지 부축해드릴게요.
부록 아닐세! 내가 집에 가기 전에 잠깐 들릴 데가 있어서~ 그럼 (웃으며) 미자 좀 부탁함세~
미자, 갸웃하며 보고, 부록 후다닥 뒤로 걸어와서
돌아보고는, 둘 가는 모습 보고 흐뭇하게 웃는다.
씬10/ 부록방 (N)
우현, 앉아 있는데, 미자 문 열고 들어온다.
미자 (어렵게) 삼촌 내일 시간 좀 있어?
우현 (뚱한) 시간은 왜?
미자 내일 현우씨가 좀 ?으면 좋겠다구...
우현 (OL) 내가 그 친굴 왜 만나~
미자 (조르는) 그러지 말구 한번만 만나봐~ 만나봐야 그 사람이 어떤 지 제대로 알지~ 일단 현우씨 만나보구~ 삼촌이
싫다구 하면 다시 생각해 볼게~ (헉 실수했다)
우현 (마땅찮은)
미자 (얼버무리며) 내일 약속 잡는다?
우현 (그러라는 듯 아무말이 없다)
미자,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부록 (OFF) 오! 최?~~자!
미자 (OFF) 이제 오세요.
부록, 방으로 들어오며
부록 미자 얼굴이 활짝 폈어~ 감추면 뭐하나 얼굴에 저 연애합니다! 써 있구만~
우현 (혹시 아나? 보다가) 아세요?
부록 흐흐.. 눈치챘지. 미스터 김 정도면 뭐... (흐뭇한 미소)
우현 에? 미스터 김이요? (그 사람 아닌데)
부록 둘이 잘 어울리지 않나? 완전히 견우와 직녀, 안재형과 자오지민, 장소팔과 고춘자야~
우현 (쯧쯧)
부록 (갑자기 고민스럽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내가 미자를 너무 얌전하게 키워서 이게 숙맥이라 이 말씀이야.
우현 (어이없다) 허!.. 그죠~ 숙맥이죠.
부록 옆에서 살짝만 찔러주면 둘이 잘 될 것 같은데... 천상 이 아비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오작교가 돼야 겠구만~
(껄껄) 미자야 너는 나를 밟고 미스터 김에게 가거라~
우현 (빈정) 밟히면 아플 텐데~
부록 (휙 째려보며) 이게 아까부터... 이젠 조카 연애하는 거두 질투하냐? 응? (때리려고 하면)
우현 (피하면서도 답답해하는)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11/ 할머니 방 (D)
영숙, 일어났는데, 영옥 자리에 혜옥 잠들어 있고,
영옥, 심하게 안 좋은 상태로 앉아 있다.
영숙 (일어나며) 몸도 안 좋은데 푹 자지 왜 벌써 일어났어요?
영옥 (힘없이) 아 얘가 밤새 옆에서 치근덕거리는데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부아 나는) 얘 때문에 이젠 잠도 편히
못자!
영숙 무서운 꿈이라도 꿨나부죠~ 예전에두 왜~ 혜옥이 꿈꾼 날이면 엄마두 잠 설치구 그랬잖우~
영옥 (짜증) 내가 엄마냐?
영숙 엄마 돌아가시구~ 혜옥이한테는 언니가 엄마였지 뭐~ 눈 뜨자마자 언니 찾기 시작해서~ 하루 종일 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살았구...
영옥 언제까지 막내야! 결혼했음 지 손주 볼 나이구만... 쯧!
씬/ 거리외경 (D) - 짧은 브릿지.
씬12/ 일식집 (D) - ENG
* 좌식으로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곳.
현우,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현우, 힐끔힐끔 문 쪽 쳐다보고 있는데
우현, 미자 들어온다.
현우, 벌떡 일어나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른다.
우현, 미자 오고, 현우 너무 경직되게, 90도
각도로 인사한다. 미자 우현 앉는다.
현우, 말없이 근엄하게 앉아있는 우현의 눈치만 본다.
미자 (어색을 깨기 위해) 삼촌 현우씨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요? 궁금한 거 많잖아요?
우현 (호들갑 떤다는 표정으로 보고)
미자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이름이 뭐냐? 나이가 어떻게 되냐? 무슨 일 하냐?
현우 저... 미자씨!
미자 네?
현우 오늘 녹음 있잖아요. 그만 들어가 봐야죠.
미자 (일어나는) 삼촌 나 녹음 있어서 들어가 봐야 되거든~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 (나 왜 이러지) 나 갈게요.
미자, 현우 한번 쳐다보고, 우현 보며 나간다.
현우 (잔뜩 굳어 있다가 풀어 볼 요량으로) 저.. 식사 안하셨죠?
우현 (근엄) 자넨 식사 약속잡고 밥 먹고 오나?
현우 그 그렇죠! (가만있다가) 저... (아무 생각도 안 난다. 후~ 안 들리게 한숨쉬는)
우현 자네!
현우 (크게) 네! (너무 크게 대답했다)
우현 (물끄러미 현우 보는)
씬13/ 카페 (D) - ENG
부록, 앉아 있는데, 정민 다급하게 들어와 앉는다.
정민 아버님! 갑자기 무슨 일로?
부록 무슨 일이긴~ 자네가 예전에 우리 출판사 일 도와준 거 고맙다구 인사나 하러 왔지.
정민 그건... 저번에 저녁 초대...
부록 (그랬었지?) 뭐 고마운 게 한번으로 되나~ 난 말이지 한번 신세를 진 사람한테는 밥을 한 백번 정도는 사야
신세를 갚은 듯해서 말이야~
정민 (웃으며) 안 그러셔도 되는데.
부록 우리집 가풍이 그러네~ 아주 예의를 중시한다네~ (슬쩍 눈치 보며) 그래서 그런지 우리 미자가 어려서부터 참
예의바르단 소리 많이 들었어.
정민 미자씨가 그렇죠.
부록 아는구만~ (껄걸 웃는)
씬14/ 주방 (D)
영옥, 영숙, 혜옥 밥 먹고 있다.
영옥, 뜨는 둥, 마는 둥, 몸에 기운도 없고,
자꾸만 잠이 쏟아진다.
영옥, 숟가락 놓는다.
영숙 아플 땐 입맛으로 먹는 거 아니에요! 더 들어요.
혜옥 그래 언니~ 더 먹어.
영옥 됐어~ 잠이나 좀 잘래~ (일어나는)
씬15/ 할머니 방 (D)
영옥, 눕는데, 혜옥이 옆에 없어 편하다.
영옥, 바로 잠들고, 영옥의 정신처럼 화면
몽롱해진다.
몽롱했던 화면 다시 환해지면, 영옥 끙끙거리고
있다. 영옥, 힘들게 눈뜨고 옆 쳐다보면, 혜옥
또 영옥 옆에 바짝 붙어서 누워 있다.
영옥 (짜증이 확 난다) 넌 왜 낮에 자는 것까지 따라와서 난리야~
혜옥 (놀라 일어나는)
영옥 니가 무슨 시냇물이냐? 졸졸 따라다니게?
혜옥 (기죽어서) 미안해! 안 그럴게~
영옥, 혜옥이 신경 쓰이지만 외면하고 눕는다.
씬16/ 일식집 (D) - ENG
현우, 여전히 긴장된 자세로 앉아 있고,
우현, 근엄하게 앉아 있다.
우현 부모님은 뭐하시나?
현우 아버지는 화가시구 어머니는 의대 교수셨는데 지금은 외국에서 봉사활동하고 계십니다.
우현 집안이 좋네.
현우 (겸손) 뭐..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현 (말꼬리 잡는다) 왜. 집안에 문제 있나?
현우 아니요. 그런 건 아니구...
현우, 우현, 또 한동안의 침묵이다.
현우, 입술 질끈 물더니, 무릎 꿇고 앉는다.
우현, 움찔, 당황한다. 평소에 우현의 모습이
살짝 살짝 보인다.
현우 저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드시는 지... 말씀만 해 주시면 제가 고치겠습니다!
우현 (딱히 책잡을 것도 없고 무릎 꿇은 현우가 신경도 쓰인다) ... 자네가 미자보다 어리구...
현우, 바로 대답 나오면, 우현 놀라듯 움찔한다.
현우 저희 어머니도 아버지보다 세 살이 위시지만 두분 아무 문제 없이 30년 넘게 잘 살고 계십니다! 저도 미자씨랑
그럴 자신 있습니다.
현우, 그 자세 유지 하고, 우현 현우 때문에
자기도 불편하다.
우현 (바닥 만져보며 무릎 아플텐데 하는 표정) ..난 우리 미자가 만나는 남자는 미자를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남자였으면 했네. 좀 일어나서 앉지?
현우 제 성격.. 따뜻한 편이 못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미자씨한텐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삼촌께서 지금도
부족하시다 하시면 만족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발 지켜봐 주십시오.
우현 ... (약간 사정투로) 괜찮으니까 편히 좀 앉게.
씬17/ 할머니 방 (D)
혜옥, 말똥말똥 보고 있고, 영옥, 자고 있는데,
영옥, 입에 에어콘의 끈처럼 숨 쉴 때마다
휴지 파르르 떨린다.
휴지, 영옥 입으로 들어가고, 영옥, 컥컥 하며
벌떡 일어나, 휴지 입에서 꺼낸다.
영옥, 옆 쓱 쳐다보면, 혜옥 그새 딴청 부리고 있다.
영옥, 혜옥에게 한소리 하려다가 한숨 푹 쉬는.
씬18/ 카페 (D) - ENG
부록, 정민 둘이 앉아 있다.
부록 우리 미자가 말이야~ 어려서부터 맏며느리 감이니~ 남편 출세시킬 여자라느니 그런 소리 정말 많이 들었다네!
정민 (재밌게 듣는)
부록 자네 우리 미자가 한 요리 먹어봤나? 어려서부터 얘 취미가 또 요리였네~ 그래서 그런지 요즘도 툭하면 궁중요리를
내오는데...
정민 (다 알지만) 미자씨가 요리를 잘 하는구나~
부록 조만간 날 잡아서 우리 미자가 만든 음식으로 저녁초대 한번 하지~ 차! 또 빨래는 얼마나 잘하는지~ 어려서부터
자기가 오줌 싼 빨래는... (이 얘긴 아니다. 헉 놀라 수습하려다가) 우리 회사일 도와줘서 고맙네~
정민 에?
부록 (코 훅 마시고) 세상에 애비말을 또 그렇게 잘 듣는 애도 없었어~ 고등학교땐가.. 미자가 가출을 했거든~ 근데
당장 들어오라는 한마디에.. (이 얘기도 아니다) 우리 회사일 도와줘서 고맙네!
정민 (E) 미자씨! 아빠를 닮았다!
씬/ 집 외경 (N) - 브릿지 M
씬19/ 거실 (N)
영옥, 영숙 앉혀놓고 하소연 하고 있다.
영옥 내 귀가 왜 이렇게 늘어졌는데...? 저거 어려서 이거만 노상 쥐구 자는데 안늘어지구 베기겠냐구? 그리구 너
알지? 나 처녀 때.. 꺼떡하면 (가슴 가리키며) 여기에 불쑥불쑥 손 넣어 갖구 내가 놀란 게 어디 한 두 번이야?
영숙 막내잖아요!
영옥 올해가 환갑이다! 올해가 환갑이야~ 지 언니 몸안 좋다는데 맘 한번이라도 쓰는 꼴 봤니? 봤어?
영숙 알았우! 알았우! 내가 쟤 데리구 나갔다 올테니까 그동안 푹 주무시구려.
영옥 (그제야 좀 진정한다)
영숙 혜옥아! 혜옥아!
혜옥, 방에서 나온다.
영숙 나랑 돈암동 좀 갔다 오자.
혜옥 거긴 왜?
영숙 철진이 엄마가 접때부터 너 보고 싶다구 그러드라~
혜옥 나 가기 싫은데...
영숙 가는 길에 우리 물만두 사먹자~
영숙, 싫은 표정의 혜옥 데리고 방에 들어가면
영옥, 좀 표정 환해져서 둘 쳐다보는.
씬20/ 거리일각 (N) - ENG
현우, 약간 뒤쳐져 우현 뒤에 걷는다.
우현, 힐끗힐끗 현우 신경 쓰고 있다.
현우 ‘저기...’ 하며 부르면 우현 쳐다보는데,
현우 가슴이다. 우현 고개 들어 현우 본다.
현우 저랑 미자씨 허락...
우현 (딱히 할말이 없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세~
현우 (실망한 듯) 네! 저... 제가 택시 잡아 드릴게요.
우현 됐어! 여기 차도 잘 안 잡히는 덴데~
현우 잠깐만 기다리세요!
현우, 도로로 나가서 택시 잡는데, 택시 잘 안 선다.
현우, 택시 잡으려고 동분서주 하고,
우현,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엷은 미소가 보인다.
현우, 덮치다시피 택시 잡아 우현 부른다.
현우, 택시문 연다.
우현 술 마실 줄 알지? 나랑 술 한 잔 하지.
현우 아 예!
둘, 얘기하고 있는 동안 택시기사(과메기) 황당한 표정
씬21/ 포장마차 (N) - ENG
우현, 현우 들어와 앉는다.
우현 소주 괜찮지?
현우 예!
주인, 술이랑 어묵 국물 갖다 주고, 우현
술 따서 현우 따라준다.
우현 주량은 어떻게 돼?
현우 취할 때까지 마셔본 적은 없습니다.
현우, 우현에게 술 따라 주려는데, 우현 됐네! 하며
자기 잔에 자기가 따른다.
현우, 내민 손 뻘쭘 하다.
우현 미자랑 사귄지는 얼마나 됐나?
현우 제가 좋아한지는 2년 다 돼가구요~ 사귄지는 석달 조금 못 됐습니다.
우현, 말없이 술 따라주고, 자기 술잔도 채운다.
씬22/ 할머니 방 (N)
영옥, 또 끙끙거리며 몸 움직이려 해도
잘 안 움직여진다.
보면, 혜옥 영옥 또 끌어 안고 자고 있다.
영옥, 안간힘을 쓰며, 밀치고 일어나서 혜옥 보는데
어이없고 기만 찬다.
E) 핸드폰 벨소리.
영옥, 전화 받고, 그 소리에 혜옥 일어난다.
영숙 (울먹 F) 언니 어쩌우~ 혜옥일 잃어버렸우.
영옥 이년! 여?어! (전화 끊고 읍소하는) 넌 이 언니 불쌍하지도 않니? 언니 아프잖어! 평생 너 뒷바라지 하구,
보살핀 니 언니 잠 좀 편하게 자게 해주는 게 그렇게 힘들어?
혜옥 (미안한 표정으로) 미안해! 자 언니!
영옥, 한참 답답한 듯 보다가 다시 자려고 눕는데,
말똥말똥 옆에서 보는 혜옥 보면, 잠이 안 온다.
씬23/ 카페 (N) - ENG
부록, 정민 술잔 앞에 놓고 앉아 있다.
부록 내가 주책 맞게 딸 자랑을 너무 했구만~
정민 (부록의 마음을 아는지 씁쓸한 표정이다) 자랑 하실 만한 딸을 두셨어요.
부록 그런가? (껄껄 웃는) 자네도 올해 나이가?
정민 서른 넷 입니다.
부록 결혼하기에 딱 좋은 나이구만~ (눈치 보며) 혹 마음속에 둔 처자라도 있나?
정민 저... 아버님 미자씨가 제 얘기...
부록 뭔 얘기?
정민 (말 안했구나) 저기... 아버님! 죄송한데 제가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부록 (아쉽다) 그래? 그럼 가봐야지~ 뭐 오늘만 날도 아니고~ 그러게.
정민 (씁쓸한 표정)
씬/ 깊은 밤 외경 (N) - 짧게
씬24/ 할머니 방 (N)
영옥, 자기 자리에서 앉아서 멍하게 있고,
혜옥 바로 옆에서 누워 자고 있다.
영숙, 부스스 하게 일어나 둘 본다.
영숙 얘 또 거기가 잠들어 있네~ 잠 못 잤우?
영옥 백날 얘기하믄 뭐하냐~ 지 언니가 아파서 쓰러지든 죽든 이거 신경도 안 쓸 기집애야~
영숙 막내... (막내라 얘기하기도 미안한) 정 그러면 미자 방에 가서 주무시구려~ 내가 혜옥이 옆에 바짝 붙어
있을게요.
영옥, 짜증나고, 귀찮다는 듯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 나가는데, 뭔가 발목을 잡는다.
영옥, 발과 혜옥 발에 끈으로 묶여져 있다.
혜옥 (벌떡 일어나 잠결에) 언니! 언니!
영옥 (끈 보니 화난다) 뭐야 이게! 하이고.. 철딱서니 없는 년이 하다 하다 이제 할 짓이 없어 이딴 장난까지 쳐!
혜옥 (놀라는)
영옥 (등짝 때리며) 이년아 정신 좀 차려라! 니 언니 내일 모레면 팔십이다! 팔십! 일 평생 내 치맛자락 붙잡고 산
것두 모자라서.. 왜? 내가 너 두고 맛있는 거라두 먹으러 갈까봐? 너 두고 도망이라도 갈까봐?... (복장 터지는 듯
주저 앉고) 니 언니루 태어난 게 죄지~ 죄야~
혜옥 (눈물 뚝뚝) 그런 거 아니야!
영/숙 (보는)
혜옥 (눈물 흘리며) 언니 걱정돼서... 언니 죽을까봐 걱정돼서 그랬단 말이야!
영/숙 (뭔 소리야?)
혜옥 옛날에.. 엄마두 그랬단 말이야... 아무일 없다가.. 언니처럼 입맛 없구, 자꾸 잠 온다구
그러다가..자다가... 자다가.. (흐흐흑 더 울컥) 숨.. 안쉬었단말이야..
영/숙 (그랬구나!)
영옥 나 자는데.. 저승사자 와서 우리 착한 언니 데리구 가버리면 어떡해? ... 이렇게 라두 해놓으면... 나 몰래
못 데리고 갈 거 같아서... 내가 절대 못데려가게 하려구... (하다가 결국 펑펑 운다.)
영옥, 영숙 눈물 쏟아진다.
영옥, 말없이 혜옥 안고 다독이는데서.
씬25/ 포장마차 (N) - ENG
우현, 현우 술잔 비우고, 우현, 현우에게 잔 따라주면
현우, 소주 들고, 망설이며, 따라 주겠다고 내미는데,
우현, 잔 받는다. 현우 기쁘다.
우현 주량 넘는 거 같으면 그만 마셔도 돼.
현우 괜찮습니다!
현우, 홀짝 마시고, 우현에게 잔 준다.
우현 자네 내가 일도 없이 집에서 살림하는 건 알지?
현우 (...)
우현 나라구 왜 직장 갖고, 독립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겠어~ 내가 왜 안 그런 줄 아나?
현우 (알 리가 없다)
우현 내 그릇이 그 정도 밖에 안된 것도 있지만... 우리 미자! 우리 미자가 자꾸 눈에 밟혀서 집을 나갈 수가
없었어. 우리 미자 고등학교 갈 때까지만 우리 미자 대학교 갈 때까지만, 우리 미자 시집 갈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내가
우리 미자 챙겨야지... (한잔 마시는)
현우 (우현의 미자 사랑이 보인다 그게 싫지 않다)
현우, 말없이 술잔 따르고, 우현 마신다.
이때 울리는 우현 핸드폰 소리
씬26/ 집 마당 (N)
미자, 핸드폰 들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미자 (심호흡 크게 하고) 삼촌... 현우씨 어때?
우현 (F) 지피디 말이야? ...뭐.... 귀엽더라..
미자 (기쁘다!) 그래? (휴--다행!)
씬27/ 거리일각 (N) - ENG
우현, 전화기 들고 현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데,
술 취해 있지만, 정신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현우, 눈도 크게 떠보고, 자기 뺨도 때려보고 하는.
우현 ... 뭐 생각하는 것도 바르고, 귀엽네! 특히 웃는 게 귀여워.
우현, 현우 쳐다보면, 현우 방긋 웃는다.
우현 자세한 얘기는 집에 가서 하자. (끊는)
우현, 현우 보면, 현우 꾸벅 인사한다.
현우 감사합니다!
현우, 정신 차리려고, 눈도 크게 뜨고, 최선을 다한다.
우현 지피디! 집이 어디야? 택시 잡아 줄게.
현우 아닙니다! 제가 먼저 잡아드리겠습니다!
현우, 도로 쪽으로 나가는데, 약간 비틀거린다.
몸에 힘 빡 주고, 흔들리지 않게 걸어 나가고.
택시 잡으면, 택시 (과메기) 선다.
홍우, 또 이 사람들이야 하는 표정이다.
현우, 택시 문 열고, 우현 올라타는
우현 (창문 내리고) 자네도 조심히 가게~
현우 (연신 인사한다) 네! 살펴가세요! 조심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우현 (그럴 때마다 답례 하느냐 바쁘다)
현우 (계속 꾸벅꾸벅 인사하는)
과메기 (난감) 저.. 가도 돼요?
현우 아 잠깐만요! (택시문 열고 타고선)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씬/ 마을 외경 (N) - 브릿지 M
씬28/ 집 앞 (N)
골목길에서 우현, 현우 나온다. 둘 다 취했다.
우현 혼자 올 수 있는데~
현우 (정신 차리려 애쓰며) 당연히 제가 모셔다 드려야죠!
우현 그럼 나 들어가네~ 조심해서 가!
현우 네! 들어가십쇼! 감사합니다!
우현, 들어갔는데도 현우, 계속 꾸벅꾸벅 인사
씬29/ 거실 (N)
미자, 거실 가운데서 심호흡 하며 서 있다.
미자 할머니! 아빠!
영숙 (OFF) 조용히 못해! 할머니 주무시는데...
미자 저 연애해요!
할셋, 부록 우당탕 나오고, 우현 들어온다.
영숙이 말리는 데도 뿌리치고 나오는 영옥
영옥 (머리 짚으며 골골) 아 괜찮다니까.
미자, 우현 보면, 우현, 고개 끄덕이고, 미자 웃는다.
미자 저 요즘 남자 만나요.
부록, 드디어 정민이랑 발표구나 흐뭇한
영옥 누군데?
미자 (약간 쑥스런) ... 지현우피디...
할셋 (떠덩! 놀란)
영옥 진짜야?
미자 (흐뭇하게 고개 끄덕이는)
영옥 영숙, 좋아하는데.
혜옥 (운 얼굴이지만 여전히 주책) 그럼.. 미스터김은?
영옥, 갑자기 힘이 뻗치더니 벌떡 일어나
혜옥 패고, 미자에게 달려든다.
영옥 아이고~ 잘 됐네~ (미자손을 잡고 세게 흔드는)
영숙 언니 아프다며 괜찮수?
영옥 (눈빛 초롱초롱) 싹 다~ 낫다!!
다 즐거워 하는데 유독 부록만이
약간 마땅치 않아하는 모습에서.
F. O
씬30/ 집마당 (D)
에필로그// F. I.
미자 (OFF) 다녀오겠습니다!
미자, 대문 열고 밖에 나오면, 헉 하고 놀란다.
보면, 현우, 大 자로 누워 자고 있다.
미자, 놀라서 달려들어 현우 깨운다.
미자 (놀라 후다닥) 현우씨! 현우씨!
현우 (부스스 눈만 뜨고 여기가 어디지.. 보는)
미자 (황당) 현우씨이!
현우 미자씨... (천천히 일어나 앉으며)
미자 여기서 잤어요?
현우 (가물가물 생각난다) 아... 삼촌 들어가시고... (도리도리 아직 정신없는)
미자 (어이없어 웃음나는) 하! 하하하! 현우씨두 이럴 때가 있어요? 어디 다친 덴 없어요? (현우이마 짚어보며)
감기 걸린 거 아니야?
이때 안에서 문소리 들리며
부록 (OFF) 다녀오겠습니다-
둘, 힉?? 놀라 얼른 일어나 도망가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