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방향/류현모

[김수영1]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과학기술 발달로 편리함이 점점 더해지는 시대, 인간의 이성이 모든 것을 알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개인 중심의 시대, 그로 인해 기존의 사회질서를 지탱하던 모든 기준이 뒤흔들리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Post-Christian>의 저자, 진 에드워드 비스(Gene E. Veith Jr.)는 서구 세계관의 변천을 유명 건축물의 붕괴와 연관시켰다. 계몽주의 시대에서 모던 시대로의 전환은 파리의 바스티유 감옥이 무너진 1789년 프랑스혁명(1789년)과 연관시켰고, 모던에서 포스트모던으로의 전환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인한 동구권 공산주의 몰락의 시작과 연관시켰다. 그는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9.11 사건을 계기로 포스트모더니즘이 막을 내리고, 기독교 친화적으로 변화될 것을 기대했다. 그 사건 직후에는 많은 사람이 하나님께 기도했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붕괴된 건물의 먼지가 가라앉자, 사람들은 사건을 일으킨 빈라덴과 알카에다를 비난하다가 이슬람 근본주의로 공격의 방향을 전환했다. 그리고 그 화살은 모든 근본주의로 옮겨갔고, 결국 ‘기독교 근본주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때를 미국의 ‘탈 기독교’(Post-Christian) 시대로의 전환 시기로 보았다.

팀 켈러(Timothy James Keller)는 그의 저서 <탈 기독교 시대의 전도>에서 ‘탈 기독교 시대’를 “기독교적인 모든 삶의 기준이 세상의 주류문화에서 밀려난 시대”로 정의한다. 기독교 문화가 세상의 주변으로 밀려남에 따라 교회 속으로 세상의 주류문화가 은밀하게 침투해 들어와 교회가 세속화되었다. 또한 기독교 신앙의 기준이 선택적으로 적용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기준이 교회와 세상에서 서로 달라지는 이분법적인 삶의 정황이 나타났다. 그 결과 기독교는 활력을 잃어버리고, 복음 전파의 힘이 약해져서 신앙 후속세대를 길러내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1990년대 포스트모던 시대에는 성 혁명을 혼외 성관계의 관점에서 논의했는데, 이제는 동성애, 포르노, 섹스 로봇으로 넘어갔다. 1990년대에는 문학과 예술을 해체했었지만, 21세기에는 가정과 교회를 해체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생각을 새롭게 구성했었지만, 21세기에는 성전환처럼 인체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페미니즘이 있었지만, 21세기에는 트랜스젠더주의가 있다. 1990년대에는 다문화주의 수용을 요청했지만, 21세기에는 주류문화의 독점을 경고한다. 모든 것을 관용하자는 다원주의는 약자와 소수자, 특히 성 소수자를 위한 정체성 정치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인간 중심이던 휴머니즘은 인간과 기계의 결합인 트랜스휴머니즘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가 서로 격리되어 있던 동안에 더욱 급속히 진행되었다. 격리된 사람들은 더욱더 SNS에 매달리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애플티비’ 같은 OTT(over-the-top)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의 영향을 더 깊고 강렬하게 받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젊은이들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제시하신 절대적인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공교육과정에서 배운 상대적 기준을 더 중하게 받아들인다. 진, 선, 미, 정의의 기준을 성경의 하나님 말씀에서 찾기보다는 세상의 유명한 선생들의 말에서 찾으려 한다. 과학적 근거가 극히 희박한 진화론으로부터 존재의 기원을 찾으려 하지, 창세기의 선언을 지식의 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우리 믿음의 근본으로 삼기보다 착하게 살자는 세상의 모호한 이야기들을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학교 현장에서 성경을 진리를 근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스도인 학생들에게조차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리스도인 교수나 교사들조차 성경을 진리의 근원으로 보지 않거나, 자유주의적 성경해석을 따르는 쪽으로 편향되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명령하는 바를 왜곡하고 있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네가 네 하나님의 율법을 잊었으니 나도 네 자녀들을 잊어버리리라.”(호 4:6)라는 호세아를 통한 하나님의 경고가 이 시대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인은 목회자, 신학자, 선교사, 성도를 불문하고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쌓아야 한다. 세상 유명 학자의 성경해석이라고, 담임목사의 설명이라고, 신학교 교수의 가르침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성경 말씀과 복음에 비추어 분별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갈라디아서 1장에서 사도바울은 자신이 처음에 전한 복음이 진짜 복음임을 주장하면서, 설혹 자신이 다시 가거나, 하늘의 천사가 와서라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복음을 전할 때, 이를 경계할 것을 신신당부한다.

유럽과 미국의 교회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것은 이들의 신학이 다른 복음에 오염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선악의 기준에 오염되고, ‘젠더주의-퀴어신학’에 오염되고,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앞세운 사회정의에 오염된 자유주의신학이 은밀하게 교회에 침투해서 마치 자신이 복음인 양 행세하고 있다. 성경의 지식이 없고 하나님의 율법을 잊은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할 제사장 역할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며, 다음 세대를 잃어버릴 것이다. 따라서 이 세대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 내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로 세우는 운동이 필요하며, 그 기준은 더욱 엄격한 성경의 진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송순영]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 내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로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모두는 알아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