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제목이 길어서 그렇다마는 그래도 어쨌든 금/토요일 이틀간 내 고교칭구들과의 강원도 지역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대하는 법을 좀 배웠다고 믿고 싶다.
다들 우린 틀에 잡힌 일상이라는 굴레를 좀처럼 벗어나기가 어렵다.물론,나름대로 확고한 계획하에 정기적으로 국내외로 여행 탐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예외이지만 대개의 경우엔 그 놈의 일상이라는 현실때문에 마음 놓고서 가고픈 곳을 가 나름대로 심신을 정화하고 돌아와 새로운 활력으로 일상에 임하고자 하지만 이것도 생각만 그렇지 실천하기란 좀 어려운 게 우리네 일상사이고 보니 새로운 곳으로 가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행하기 힘든 것인가를 우린 안다.
나도 때론 일상이 주는 삶의 지친 어깨를 나름대로 다독이면서 생활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보내고 싶은 적이 어디 한두 번이겠는가? 어쩌면 우리가 하루하루 삶을 영위해가는 이 자체가 스트레스와의 만남이라 해도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이 스트레스를 적대시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누군가가 말한다. 적절한 삶에의 긴장감이 우리로 하여금 살아 있음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고.무료한 일상이 아닌 살아 있음을 적절하게 느낄 수가 있다면 이처럼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하겠다.문제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가 없지만 이를 수용하는 자세나 태도에 따라 긍/부정적으로 나누어지는 게 아닐까?
대부분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취하지만 나중에 보면 이를 부정적인 소화를 통해 삶에 대한 무게만 잔뜩 짊어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종 투덜거리곤 하는 게 너와 내가 행할 수 밖에 없는 일반적인 경우이리라 본다.
각설하고 나름대로 꿈같은 강원도 일박이일의 여행을 간략하게 언급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축적되어 있는 삶의 다양한 무게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싶다.강원도라는 지역은 참으로 매력이 있는 곳이다.이는 아부적인 앎 체하는 거 아니고 실지로 가 보면 우리가 사는 곳하고는 다른 풍광이 늘 거기에 있음을 인지한다.
고교칭구들과 함께 강원도 동해시 소재 무릉계곡으로 트래킹하러 갔다.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상과의 조우라는 약간 들뜬 마음을 갖고서 전세버스를 타고 계곡 입구에 도착하여 매표를 하고 무릉반석에서 가지고 온 점심을 먹었다.계곡길을 따라 쌍폭포와 용추폭포에서 증명사진을 남겼다.확실히 강우량이 적은 탓인지 폭포수의 웅장한 광경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자연의 경치에 우리들의 심신이 좀 가벼워진 듯 느낀다.일행은 다시 조금 내려와 옆길로 나가 이른바 300여개의 수직 계단으로 형성되어 있는 하늘문을 통과하여 보니 주변 풍광이 쥑이도다!이는 글로 설명해 보았자 어떤 감흥도 오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이 하늘문을 꼭 통과하여 주변 산세와 주변 풍광을 대하면 어떤 느낌인지를 체득하시기를 바란다.
길을 계속적으로 깎아오를 듯한 험한 지형의 옆길로 나 아슬하게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관음암이라는 작은 산사가 있다. 이를 거쳐 내려오면 다시 우리가 왔던 입구에 도착한다.
말이 트래킹이지 역시 이 두타/청옥산 산세가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그리고 보니 우리가 행한 이 코스를 지도를 통해 보면 가장 쉬운 코스에 해당되는 것임에 알게 되어 약간 실소를 머금치 않을 수 없다.하기샤,내 기준으로 보면 하늘문 300계단 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나도 약간 어려운 코스임을 느낄 수 밖에.왜냐고 나는 신체적으로 약간의 문제가 있기에 수직으로 난 계단 타는 거 어려운 것이기에.
다들 아까 점심 먹었던 무릉반석에서 발도 씻고 땀도 씻어 산행에서 흘린 심신을 다시 추수리고 바닷가로 가 저녁겸 회를 먹었다.동해 바다가 보이는 이층 횟집에서의 먹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나름대로 땀을 흘린 후에는 먹는 기쁨이란 거 어쩌면 인간이 지닌 식복이자 포만의 체득이 아닐까 한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꿈같은 꿈자리에 들었다.토요일 일직이 일어나 동해안 일출 명소라는 추암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평시와는 달리 4시경에 알림 시계 신호로 우리 일행은 곧 바로 일어나 숙소앞에 대기한 버스를 타고 추암으로 향했다.거기에 가니 우리 일행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이들도 미리 나와 좋은 장소를 선점하고 있다.
일출 시간이 접근하자 사람들이 폰을 꺼내어 그 장면을 간직하려고 일제히 누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드디어 저 멀리 수평선 위로 태양이 보인다.선명하게 태양이 솟아오른다.정말로 밝고도 붉은 태양이 온전하게 수평선 위로 떠올라 온누리에 새로운 하루가 열리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진정 이렇게 완벽하게 가까운 일출 장면을 대하게 될 줄이야 예상도 못했는데,바로 이 순간을 접할 수 있다니 진정한 행운을 누리게 되다니 이 어찌 기쁘하지 않을 수가 있으리라!
숙소로 돌아와 2일째 강원도 지역 순례에 들어갔다.아침식사를 장호항(삼척시근덕면소재)하고서 곧 이어 해신당공원(삼척시원덕읍갈남리소재)의 유명한 남근 조각상을 구경하고선 다시 환선굴(삼척시신기면소재)에 가 동굴탐방을 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입구에 오니 동굴이 주는 신선한 기운이라는 게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로 심신을 쇄락(灑落)하게 한다.들어가 보니 사람이 탐방하기에 좋을 정도로 잘 되어 있는 길을 따라 약간 1시간여 동굴 여행을 마치고 우린 다시 중식 먹으려 백봉령(정선군임계면)식당에서 향도 민속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다시 귀경길에서 정선군의 자랑거리인 정선 아우라지(정선군 여량면)현장을 보지 않고 갈 수가 없어서 거기에 내려 그 일대를 둘러 보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버스가 광주시 곤지암읍 부근의 고속도로를 지날 쯤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오늘 하루는 참으로 개인적으로 보게 되면 잊을 수 없는 하루로 나의 가슴에 각인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일출과 일몰을 동시 본 날로 기억될 것으로 믿는다.달리는 차창을 통해 보이는 자연도 역시 싱그럽게 느끼는 것은 그만큼 일출 장면을 내 육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는 감흥이 여전히 오늘 하루 내내 내 전신을 확실하게 감돌고 있기 때문이라 믿고 싶다.오늘 하루도 어제나 내일이나 똑같은 시간의 흐름이래도 무엇을 보고 느끼나 따라 받은 마음의 공명(共鳴)은 천차만별이라는 차이가 있기에 단 오늘이라는 하루란 시간에 나는 많은 곳의 탐방과 다양한 느낌을 갖고서 귀가길에 있다.
부디 이런 기억들이 내 마음에 오래 각인되어 일상이라는 틀에 갇혀 마음이 울적하거나 알 수 없는 심경의 변화에도 스스로가 치유할 수 있는 자극제로서 내 삶의 동반자가 되기를 희구한다.
이러고 보니 비록 짧은 여행이라도 칭구들과의 함께 함에 있어서 우린 무한한 생명에의 에너지를 서로간에 주고 받는 게 아닌가 한다.이렇듯이,우리도 비록 삶의 여건이 험악하다고 해도 간혹 틀에 짜여진 환경으로부터 탈출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심신을 풍요스럽게 가꾸는 행위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권하고 싶다.
이제 그 마음으로 좀 더 매끈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