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매일 저녁 국민에게 영상 메시지를 올리고, 특정 사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뜻과 행적으로 영상으로 알린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반격으로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다고 주장한 자포로제(자포리자)주(州)를 26일 방문, 연설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눈썰미 좋은 네티즌들이 연설 영상이 이상하다며 합병 의혹을 제기했다. 영상이 러시아군의 저격 가능성 등 위험천만한 자포로제 현장에서 찍은 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뒤 합성됐다는 것이다.
자포로제(자포리자) 포지석(판) 앞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뒤쪽으로 갑자기 허공에서 떨어진 듯 트럭과 승용차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데, 이 영상이 사실이라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전선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큰 위험에 노출됐다고 할 수 있다.
27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올라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26일 연설 영상을 보면 대통령 뒤편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듯 트럭과 승용차가 나타났다. 그 차량들 뒤쪽으로 보이는 먼 도로 위에는 아주 드문 차량 흐름이 포착됐다. 대통령이 자포로제 표지석 앞에서 영토를 탈환한 부대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대목에서였다.
스트라나.ua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포로제 입구가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연설을 녹화했으며, 자포로제 표지석 사진으로 합성한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짚었다.
잘 알다시피, 자포로제 지역은 현재 러시아의 카브(에어 폭탄, 활공 폭탄)과 드론, 특히 FPV 드론까지 끊임없이 공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자포로제 중심지에서는 드론 방어용 그물이 용접된 미니버스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의 경호팀은 신변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이 죽어야 전쟁이 끝난다는 식으로 독설을 퍼붓는 젤렌스키 대통령 아닌가?
2024년 4월 도네츠크 입구 표지판에 서명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텔레그램@V_Zelenskiy_official
도시 표지석은 2년 전인 2024년 4월 한번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동부지역 친러 세력의 무장 독립 투쟁)이후 도네츠크주(州) 각 지역 표지석에는 현장을 다녀간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의용군(자원군)들의 서명(혹은 낙서)으로 가득했는데, 일부 사람들이 이를 페인트로 깨끗하게 지웠다가 후폭풍을 맞았다. 표지석은 그 자체로 주어진 역할을 다하려면 깨끗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도네츠크 표지판의 서명(낙서)를 페인트로 깨끗하게 지우는 장면과
달라진 두 개의 사진을 비교하며 거세게 비판한 SNS/캡처
하지만 깨끗해진 표지석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으로부터 반발이 컸다. 한 유명 인사는 "단순한 지역 진입 알림이 아니라 의미와 역사를 담은 기념 표지판이었다"며 "이미 세상을 떠난 우리 전우들의 서명이 남아 있고, 아직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 아픈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덧칠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주장은 SNS로 전파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고, 다시 표지석에 서명이 시작됐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도네츠크 표지석에 서명을 남기는 모습을 자신의 텔레그램 등 SNS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