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형법을 학습하는 모든 수험생들은 명쾌한 이론정리를 통해 법조문과 판례를 유기적으로 이해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수험의 현실에 미루어 이러한 학습목표는 망상일 뿐이다. 애초에 수험생에게는 단추와 구멍이 일치하지 않는 옷이 주어져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험서는 현대의 독일 이론에 우리나라에서 계발된 심화 이론이 복잡하게 소개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이론은 1975년 독일 형법(합일태적 범죄체계론을 기반)을 바탕으로 한 이론이다. 그러나 우리 형법은 그 보다 20년 이상이 앞선 1953년도에 제정된 것이고 그보다 20여년 앞선 1931년 일본형법개정 가안(신고전주의 범죄체계론을 기반)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첫단추 꿰기를 실패로 이끌 수밖에 없다. 필연적인 결과라고 하겠다.
필자는 우리 형법의 입법배경을 철저히 분석하여 우리 법이 선택한 이론을 명확히 소개하고, 실제 이론문제에서 상당수 출제되는 합일태적 범죄체계를 비교설명하는 방식으로 교재를 구성하였다. 초판이 나온 이후 본서의 반복적 강의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형법이론과 판례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손쉽게 이론을 정리하는 현실도 직접 경험하였다.
최근 각종 국가고시에서는 형법이론의 출제반영비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형법이론의 출제비중이 높아짐을 감안하여, 형법수험서들도 다양한 이론을 소개·분석하고 있지만 1975년 독일 형법을 바탕으로 한 이론을 중심으로 교재를 서술하다보니, 우리 형법과 판례와는 상당한 극간을 보이고 있다. 수험생들 역시 체계가 맞지 않는 이론으로 인하여 형법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서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학설의 태도를 소개한 정확히 다음, 이를 토대로 판례를 철저히 분석·정리하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였다.
판례중심으로 출제되는 법원직, 법원사무관승진 시험 등에 있어서는 더더욱 우리 형법의 이론적 배경을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판례는 새롭게 법을 창조할 수 없고 오로지 존재하는 법의 의미를 정확히 확인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본서의 제목인 NFT란 Non Fungible Tutor의 약칭이다. 본서의 제목과 같이 대체불가능한 교재가 될 수 있도록 필자는 집필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1. 형법이론의 정확한 정리 1953년 제정형법이 취하는 형법이론을 바탕으로, 목적적 범죄체계를 거쳐 합일태적 범죄체계가 확립된 독일의 형법이론까지를 정확하고 철저하게 정리하였다. 본서는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부한 예를 함께 실었으며, 각주를 통해 독일과 우리 형법의 차이, 형법제정시의 입법자의 의도 등을 부연하였다. 2. 형사법학회 선정 표준판례 전면수록 2020년 형사법학회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의뢰로 형법표준판례를 선정하였고, 이렇게 선정된 표준판례는 비단 변호사시험뿐만 아니라 국가직, 경찰직, 법원행시 등 모든 국가고시에 전면반영되어 출제되고 있다. 본서는 기본서 가운데 최초로 표준판례 543선을 철저히 반영하여 수록하였고 독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標準 이라는 표시를 해 둠으로써 학습편의를 도모하였다. 3. 최신판례와 최신개정법령의 철저한 반영 2022~2023년도에는 동기설의 폐지, 체벌의 불허 등 굵직하고 중요한 판례의 변화가 있었다. 본서는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최신판례를 철저하고 꼼꼼하게 반영하였다. 4. 기출문제의 완전분석 최근 모든 국가시험의 화두는 변호사시험이다. 본서는 변호사시험을 위시하여, 법원직, 검찰직, 경찰채용, 경찰간부, 군수사직, 철도경찰직, 법원행시, 사법시험, 경찰승진시험 등 국가고시 전반을 철저히 분석하여 출제가능한 모든 판례와 이론을 수록하였다. 5. 판례정리의 체계화 형법 시험에서는 이론뿐 아니라 판례도 중요하다. 판례의 양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본서는 독자들이 손쉽게 판례를 정리할 수 있도록 판례 제목의 선정, 판례의 유형별 정리 등에 심혈을 기울였고, 사실관계의 분석이 필요한 판례는 사실관계도 면밀히 드러날 수 있도록 판례를 소개하고 있다.
본서가 집필되는 과정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교재의 집필방향과 편집, 인쇄 전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교정·편집 등에 있어 헌신의 노력을 해준 이종배 선생님, 홍민교팀장, 김백선실장과 표지 디자인을 해준 노채선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모든 독자들이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기를 기원하며 본서의 서문을 마무리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