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불어 오는 선선한 바람이 제법 마음을 제자리에 있게한다
'동래향교에 가보자' 하고 첫 발을 띄었다.
기와지붕 너머 왼쪽에서 옆 처마는 東齊, 뒤 기와는 大成殿
(보이는 문은 대성전 앞에 있는 문 2개 중 하나)
보호수 좌측 西齊
보호수 우측 明倫堂
우성베스타아파트
묘한 수형의 향나무
서장대 오르는 도로
막다른 좁은 골목길(옛날에 길이 있었다)
자비암 쪽으로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나지막이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1960-70년대 문학소년소녀들이 시집 갈피에 단풍을 곱게 끼워 넣고 읽던
구르몽의 시 "낙엽"은 그 때의 학생들은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낭만적이고 이상주의적인 가치관을 추구하던 시기였기에 詩 "낙엽"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남쪽 하늘
임시통로 옆 노거수
보수 중인 서장대
이상한 수형의 리기다 소나무
동래문화원에 전시된 공간예술
첫댓글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우리도 언젠가는 바스러지는 낙엽 소리와 함께 사라질 영혼들이 아닌가?
영혼이라도 남아 있으려나? ㅋ.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온 시간은 너무도 억울하지!
영혼은 남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겨우 남은 시간이라도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