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동물과 달리 자유 의지가 있다고 본다. 과학이나 철학에 있어서 모든 사물은 자연의 질서에 따르기 때문에, 즉 자연법칙적이기 때문에 결정되어 있다는 이론이 현재 우세하기는 하지만, 인간이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 특히 도덕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 책임을 함께 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에서 분명히 자유 의지가 있는 것이다. 만일 자유 의지가 없다면 도덕 무용론에 빠진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자연 법칙적으로 또는 신의 섭리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솔로몬의 뒤를 이은 르호보암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것은 단순히 누구의 조언을 듣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본능적 욕구를 선택하느냐, 도덕적 의무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였다. 그(반즈의 주석에 따르면 그는 41세가 아니라, 21세일 가능성이 있다)가 자기 또래의 친구들에게 귀를 기울이면 세금을 더 많이 걷어 아버지 못지 않게 호의호식하며, 더 많은 여자와 성적 쾌락을 누릴 수 있을 것이고, 연로자들의 충고를 따르면 허리를 졸라매서 검소한 생활을 해야했다. 전자를 따르는 것은 당연히 인간 본능의 욕구이다. 그러나 후자를 따르는 것은 이성이 그에게 작용해야 하는 것이다. 즉 그의 마음 안에 하나님이 들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르호보암은 여호와를 찾기로 결심하지 않았다(역대 하 12:14). 즉 그는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이성을 버리고 본능적 욕구대로 살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 결과 나라는 두쪽이 나, 르호보암은 유다와 베냐민 지파만으로 겨우 왕국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운명을 맞이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인간이 동물적 본능에만 눈을 돌릴 때 그 결과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예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