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이란>
학과 : 일어일문학과
학번 : 2017101124
이름 : 조한나
‘익숙한 낯섦’이란 이상한 단어이다. 이 과제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낯선데 어떻게 익숙할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다.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낯설다’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낯설다’는 ‘서로 알지 못하며 친숙한 맛이 없어 어색하고 서먹하다’, ‘눈에 익지 않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전에 적힌 것은 물론 ‘낯선 사람’이나 ‘낯선 곳’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낯설다’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하지만 나는 ‘낯설다’라는 단어는 ‘새롭다’는 단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새롭다’라는 단어도 나에게 없었던 무언가에서 느끼는 것이고 따라서 신기하고 낯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낯설다고 느낀다는 건 새롭다고 느끼는 것과 같지 않을까?
가장 최근에 익숙한 것에서 새롭다고 느낀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유난히 일찍 눈이 뜨인 날에 산책할 겸 밖으로 나갔다. 거리에 나갔을 때 평소에 본 적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었다. 산책한 곳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주 다녔던 통학로였는데 그렇게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음산하게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새롭다고 느꼈었는데 익숙한 거리에서 낯설다고 느낀 것일 것이다.
또 통학로 근처에 있는 공원에 들렀는데 벚꽃이 가득 피었을 때 한번 들른 적이 있었다. 그때는 벚꽃잎이 잔뜩 떨어져 바닥이 새하얗게 되어있었다. 마치 눈이 내린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날은 벚꽃이 져서 그때처럼 한가득 쌓여있던 새하얀 꽃잎들은 청소라도 한 듯 깨끗이 없어져있었다. 또 안개가 껴서 아무도 없는 공원은 쓸쓸하게도 보였다. 두 상황을 비교하며 여기서 느낀 새로움 또한 낯섦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사람에게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 사람에게서 본적 없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오랜 시간 보지 못한 친구를 봤을 때 그 사람이 내 친구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변한 모습에 새롭고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또 한 번 다투고 사이가 나빠졌다 화해하는 그 상황에서도 그 친구가 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내가 중학교 시절 싸웠던 친구가 그랬다. 지금은 가장 친한 친구로서 그때 이야기를 추억마냥 꺼내놓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은 낯섦이 느껴진다. 그렇게 과거의 나와 너, 우리는 지금의 우리랑은 같지만 다른, 익숙하지만 낯선 존재인 것이다.
과제를 하기 위해 이전엔 가볍게 생각했던 지금과 과거, 미래의 내가 다르다는 것이 차츰 가깝게 느껴졌다. 분명 같은 존재지만 다른 것, 그렇기에 미래의 내가 보기에 낯섦을 느끼되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추억처럼 늘어놓을 지금이 낯설더라도 새로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나가는 재료가 될 수 있도록, 돌아보면 아쉽지 않은 오늘을 보내야겠다.
첫댓글 이상한 단어가 맞아요. 문학에서는 형용모순이라고도 하지요. '비어 있음'도 마찬가지인데요. 둘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합쳐진 단어이죠. 그런데 이렇게 생뚱맞은 말 덕분에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것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찾아내는 것이 바로 '의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