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견은 무조건 싸워야하고 이겨야 살아남는 잔인한 불법도박입니다. 투견들이 그 싸움에서 지면 폐기처분되는 삶을 산 ‘거미’...
거미는 네 살 된 수컷 핏불테리어로 온몸이 싸우다 물리고 뜯겨 성한 곳이 없습니다. 지난해 동물사랑실천협회 보호소에 입소해 생활해오던 거미입니다. 거미는 사람에게는 온순하지만 같은 종류의 개를 보면 무조건적으로 싸워야 했습니다. 죽여야만 자신이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혹독한 훈련과 잔인한 방법으로 길들여지는지..
거미는 싸우다 오른쪽 앞다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걸음조차 힘들고 디딜 때 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껴야 했습니다. 어떤 분이 일산동물의료원으로 거미를 데리고 왔습니다. 치료비는 내겠으니, 부상이 심해 만약 회복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켜달라고...다시 돌아가면 거미는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다며 말입니다.
병원 선생님들은 다리 한쪽만 불편할 뿐인데, 안락사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하실 수 있는 최대한의 치료를 해주셨고, 거미는 세게 디딜 순 없지만 오른쪽앞발을 약간 절면서 걷고 생활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거미를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찾다 동물사랑실천협회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거미를 만나러 가던 날, 보호소에 있는 또 다른 투견 '하니'처럼 외모랑 달리 너무 순하고 착한 아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거미는 여느 강아지들처럼 사람 손을 핥고, 꼬리를 흔들고, 아픈 앞발로 사람 다리를 건들며 놀아 달라는 수많은 강아지들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거미는 지금까지 봤던 구조 동물들 중 가장 차를 잘 타는 아이였습니다. 멀미도 안 해, 구토도 안 해, 소리도 안내, 쉬랑 응가도 안 해, 가만 엎드려 얌전히 있었는데 그야말로 최고였죠. 투견장을 옮겨 다니느라 차를 많이 타본 걸까 하는 생각에 또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무실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보호소로 가기위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거미의 체중도 있고 케이지에 넣은 채로 3층 계단을 내려가는 게 힘들 것 같아 리드 줄을 하고 1층까지 내려갈 생각으로 사무실문을 나서는데, 계단 아래 커다란 전신거울속 자신을 보고 거울로 뛰어들어 큰 소리와 함께 머리를 세게 부딪쳤고, 그 커다란 거울이 앞으로 넘어와 줄을 쥐고 있던 간사와 거미를 덮쳤습니다. 그 힘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나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거미는 오랫동안 침을 흘리고, 꼬리를 빙빙 돌리고, 제자리를 정신없이 돌며 짖어댔습니다. 누가 이 아이를 이토록 괴물로 만들었을까요. 감히 누가 사람에겐 천사 같기만 한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겁니까.
보호소에서도 거미는 혼자지낼 수 있는 견사에 있어야했습니다. 보통 견사는 분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칸에 있는 동물이 보이도록 되어있는데 혹시 거미가 흥분할 수 있을 것 같아 판자로 벽 전체를 막았습니다.
상처가 많아 첫인상은 무서울 수 있지만, 그래도 눈망울이 참 순해 보이죠?
보호소에서 큰 일없이 잘 지내던 거미가 다시 아픕니다. 투견장에서 다친 오른발이 아파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고합니다.
국내입양자가 없어 해외입양을 알아보던 중 해외입양 희망자가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거미를 가정으로 보내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거미를 치료해 입양을 보내는데 기금이 필요합니다. 행동교정은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여러분 거미가 치료받고 입양갈 수 있도록 관심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행복합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정말... 동물을 이용한 모든 싸움은 없어져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