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의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한-미프로야구 협정서 개정을 추진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1주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저녁 돌아온 KBO 이상일 사무차장과 이상현 운영팀장은 5일 "협정서를 고치기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MLBI의 폴 아치 부사장은 KBO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선수들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며 미국 구단의 국내 선수 스카우트를 금지할 의향이 전혀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는 조만간 자신들의 입장을 서면으로 정리해 KBO에 전달할 예정이지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3년 서종철 KBO 초대총재와 보위 쿤 당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이에 체결된 한-미 협정서에는 아마선수 스카우트와 관련된 조항이 전혀 없어 막강한 재력을 앞세운 미국 구단이 최근 국내 유망주들은 싹쓸이 스카우트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구단이 선수 수급에 막대한 차질을 빚자 KBO는 지난 수년간 협정서 개정을위해 미국을 여러 차례 항의방문했지만 메이저리그는 요지부동이었다.
메이저리그는 이번 이상일 사무차장 등의 방문기간에도 이승학(단국대) 등 아마선수 5명에 대한 선수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등 KBO의 협정서 개정 요청에 전혀 협조할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BO는 이번 방문길에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위치한 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들러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했지만 캐빈 말론 단장으로부터 "타구단이 적극적으로 한국선수를 데려오는데 우리만 잠자코 있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KBO는 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한-미 협정서 개정 방안과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