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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심판대 서는 게 유일한 탈출구" 주장
보수언론답지 않은 단호하고 강경한 비판 펴
걱정스런 조선 등 여전히 "사과로 해결" 조언
동아, 나라 걱정인가 윤 정권 안위 걱정인가
김건희 씨를 둘러싼 온갖 추잡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꼬꼬무’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 노선 변경, 주가조작, 관저 이전,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은 김건희 씨의 비리 의혹의 서막에 불과했던 것일까. 최근 쏟아지고 있는 공천개입, 인사개입, 수사개입 의혹은 7년 전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국정농단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정농단의 증거와 증언들이 자고 나면 또 새롭게 터져나오고 있어 국민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김건희 씨를 감싸던 친윤 수구 언론(이른바 ‘보수언론’)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주류 언론이라고 불리면서 극렬 친윤 수구 매체인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와 서울신문·문화일보·세계일보 등 조선일보 아류 매체들은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 ‘여야 정쟁’ ‘좌파의 모함’이라며 축소·은폐해왔다. 영상까지 공개된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를 ‘함정취재에 걸린 희생양’이라며 김건희 씨를 감싸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사과하고 이쯤에서 끝내자’고 했던 언론들이다.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지난달 초 인터넷 매체 ‘뉴스토마토’에서 김건희 씨 공천개입 의혹 첫 보도가 나왔을 때에도 조선일보와 그 아류 매체들은 ‘무시 전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공천개입·선거개입과 그것을 넘어서는 국정농단의 정황이 속속 증언을 통해 터져 나오면서 수구 언론들의 불안과 초조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아류 매체 가운데 그나마 윤 정권에 ‘덜 호의적인’ 논조였던 동아일보가 김건희 씨로 인해 비롯된 수구 혹은 ‘보수’ 세력 붕괴의 불안을 가장 극적으로 표출했다. 동아일보는 4일 “‘김건희 수렁’, 사법심판대 서는 게 유일한 탈출구”(이기홍 칼럼)에서 “김건희 씨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사법적 심판대 앞에 서는 것”이라면서 “김 여사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엄정한 사법적 처분을 받는 것 이외엔 그 어떤 출구도 없다”고 단언하고 나섰다.
이기홍 대기자는 칼럼에서, 김건희 씨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단정짓고 확신하는 이유를 몇가지 서술했다. 그는 “요 몇 달 김 여사가 실제로 공기관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 밖에 없는 사례들을 접했다”면서 “전언으로 들은 것까지 합치면 여사의 영향력 행사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김건희 씨가 남편인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김 씨 자신이 정권 탄생에 상당한 지분이 있다고 여겨 국정에 개입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인(私人)이 국정에 개입하면 그게 국정농단이고...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칼럼을 읽은 독자는 아마 ‘이게 동아일보가 맞나’란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동아일보는 대표적인 ‘보수 신문’이며 이른바 ‘조중동’ 수구기득권 언론 카르텔의 한 축이다. 윤석열 수구 정권 탄생에 크게 기여한 것은 당연하고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부의 무능·무책임 국정운영과 친일·반민족 행태, 좌파 이념 몰이, 언론탄압·언론장악에 적극적이고 신랄한 비판 없이 신문을 찍어냈던 매체다.
동아일보가 그동안 윤석열 정권에 대해 조선·중앙과는 달리 다소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극렬 친윤 논조로 윤 정권의 ‘애완견’ ‘경비견’ 노릇을 해 온 조선·중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동아일보가 권력 감시·비판이라는 언론의 본령에 충실했다고 할 정도로 윤 정권 비판에 적극 나섰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동아일보의 ‘김건희 사법처리’ 주장 칼럼은 예상을 넘어선 것이었다. 이기홍 기자는 명품백 수수 사건이 처음 알려진 뒤에도 ‘김건희 씨가 국민에게 사죄하고 사가(私家)로 가 근신해야 한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이것은 당시 조선·중앙 등이 김건희 씨를 ‘유튜버의 함정수사에 말려든 것’으로 옹호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논조였다. 이번에 김건희 씨를 ‘사법심판대에 세우라’는 단호한 주장 역시 동아일보로서는 파격적 논조라고 할 것이다.
주요 언론 가운데 ‘김건희 사법처리’를 주장한 매체는 거의 없다. 극렬 친윤 보도의 맨 앞에 서있는 조선일보는 그동안 줄곧 ‘김건희 씨 사과로 이 혼란을 매듭짓자’고 주장하다 지난주에는 ‘김건희 비판=좌파 주장’이라는 좌파몰이 프레임으로 윤 정권 지킴 역할에 충실했다. 최근 김건희 씨 의혹 폭로가 연일 쏟아지자 ‘그래도 (윤 대통령) 탄핵은 어려울 것’이지만 ‘김 여사에 대한 야권과 좌파의 공격은 집요’하니 대통령실이 빨리 나서 해결하라는 식의 걱정 가득한 칼럼(“‘광화문·뷰’ 모두가 알고 모두가 눈감는 김 여사 문제,”10월4일)을 게재했을 뿐이다.
최근 주류 언론들의 김건희 씨 공천개입 걱정 칼럼. 빅카인즈 갈무리.
조중동 수구 카르텔의 또다른 축인 중앙일보도 같은 날 “대통령 배우자법 제정론 나오는 이유 성찰해야” 사설에서 “최근 김건희 여사의 각종 국정개입 논란을 보면 일정 선을 넘어선 느낌”이라며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공적 권한, 권력을 마구 행사하면 안 된다는 국민적 정서의 발로”라고 썼다.
한국일보의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문제 인식 전환 절실하다”(9월30일), “영부인의 공천 의견 교환, 상식적이지 않다”(10월4일) 사설, 세계일보의 “검, 명품백 무혐의 처분했지만 김여사 사과·자숙 필요하다”(10월2일) 사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로 인한 민심 이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10월4일) 사설도 마찬가지다.
윤 정권에 비판적인 한겨레와 경향 역시 사설에서 “김건희 문제 해결 없이는 윤석열 정부 미래는 없다”(10월3일), “김건희 백 불기소·특검 거부, 통치권 사유화 도를 넘었다”(10월2일)라고 했을 뿐이다. 거의 모든 주류 언론이 김건희 씨 문제를 걱정하거나 비판하는 정도인 것이다. 동아일보만이 ‘사법심판대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 즉 단지 걱정만으로 끝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과’나 ‘자숙’ 정도가 아닌 ‘법적 처벌’까지 해야 하며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단호한 주장을 펴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 창출에 기여한 ‘보수언론’ 동아일보답지 않은 파격적 주장이 정말 권력을 감시·비판하는 언론의 본령에서 나온 것인지는 의문이다. 권력 감시와 비판이 언론의 본령인 이유는 그것이 시민을 대변하고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씨를 사법심판대에 세워야 하며 그것이 유일한 출구’라는 동아일보의 주장에는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정권에 주는 충심어린 조언이 담겨있다. 그러나 시민이 왜 분노하는지, 김건희 씨 사법처리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왜 필요한지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있다. 칼럼이 말하는 ‘탈출구’는 윤석열 정권의 탈출구이지 무너진 민주주의의 탈출구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기홍 기자는 이렇게 썼다. “만약 녹취라도 나온다면 탄핵몰이에 광분하지만 정작 윤 대통령이 실정법을 위반한 내용을 찾을 수 없어 재료 빈곤에 시달리는 좌파에겐 최대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김건희 씨의 선거개입·국정농단 증거를 찾아내고 보도하는 것이 ‘좌파에게 먹잇감’을 주는 것인가? 또 김건희 씨 문제는 ‘좌파’만의 문제인가?
동아일보가 ‘김건희 사법처리 탈출구’를 단호하게 제안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흔들리지 않고 집권하기를 바라는 충심에서 나온 것이지, 무능·무책임의 윤 정권이 정신을 차려 국정운영을 제대로 수행하고 민주주의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시민들을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조선일보처럼 ‘좌파’ 타령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류 언론들이 김건희 씨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김건희 씨 의혹이 속수무책으로 연달아 터져나오고 있고 사안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에선 박근혜 대통령 때의 국정농단을 떠올리기도 한다. 친윤 애완견 언론들조차 김건희 씨 문제에 더는 못본 체 하거나 입을 닫을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류 언론들은 어떻게든 ‘김건희 씨 사과’ 정도로 사태를 막아보려 애쓰고 있다. 그나마 동아일보가 ‘김건희 씨 사법처리’를 주장한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이지만, 이 나라 주류 언론들이 국민과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국민들의 걱정이다.
출처 : 동아일보 변심? "김건희를 사법처리하라" 칼럼 눈길 < 미디어비평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첫댓글 쓰고 버리기.
일명 손절이 답이다 !!
끈 떨어진 갓 신세 되네요.
바이든 날리다
부부가 다 날리게 생겼네요.
갓(익선관) 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