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를 최초 발견한 박모씨(77)가 지난 5월28일쯤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 갔을 때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의문이 일고 있는 유 전 회장 사망 시점이 '5월25일 이후'에서 '5월28일 이후'로 늦춰진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에 대한 경찰의 변사보고서에 박씨가 지난 5월28일쯤 밭에 갔을 때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경향신문 취재에 "지난달 12일 사체 발견 때까지 보통 보름에 한 번꼴로 매실밭을 둘러보러 다녔다"며 마지막으로 간 시점이 5월28일 무렵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또 "유 전 회장이 차렷자세로 반듯하게 있었고 머리는 왼쪽으로 젖혀져 얼굴의 부패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손목이 장작개비처럼 바짝 말라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이 매실밭에서 사망했다면 5월25일 이후로 추정돼온 사망 시점이 3일 이상 늦춰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신 부패에 걸린 기간도 '최대 17∼18일'에서 '최대 15일 이내'가 되는 셈이다. 유 전 회장의 사체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하는 데 15일이 걸렸다는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유 전 회장이 매실밭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숨진 뒤 옮겨졌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