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별자리에 잘 모르는 초보라도 겨울철 하늘을 올려다 본다면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을
지를것이요 그 아름다운 겨울철 하늘에서도 제일 찾기 쉽고 아름다운 별자리가 있다면 그것
은 오리온자리일 것 입니다. 물론 서울같은 도심지에서는 삼태성과 베텔게우스, 리겔정도 밖
에 안보이기 때문에 저게 무슨 사냥꾼이냐? 장구닮았는걸? 하는 사람이 있을런지 모르겠지
만 성도를 보시면 왠 무식하게 생긴 각목을 들고 있는 잘생긴 사냥꾼이 그려져 있는데 그가
바로 포세이돈의 아들이자 사냥꾼인 오리온입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그는 달의 여신이자 사
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신과 인간의 사랑에는 항상 시련이
뒤따르는 법이지요. 아르테미스의 오라버니인 아폴로는 아르테미스가 한낮 인간에게 푸욱 빠
져 지내는것이 매우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아르테미스를 볼때마다 미주알 고주알 참견을
늘어놓으며 훼방을 놓으려 했지만 이미 사랑에 눈이 멀어버린 아르테미스의 귀에 그게 들릴
리 없지요. 결국 아폴로는 계략을 써서 어느날 오리온에게 금색의 빛을 씌워서 보이지 않게
만들고 아르테미스를 불릅니다. "아르테미스야 네가 정녕 활의 명수라면 저기 보이는 저 금빛
물체를 맞추어 보아라..이 오라비는 아무래도 네가 명궁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단 말씀이지.."
아 상대방의 자부심을 살짝 긁어주는 아주 고단수의 비열한 작전에 아르테미스는 훌떡 넘어
가버리고.. 경쾌하게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그만 오리온의 머리에 head shot! 오라비
의 치졸한 계획을 알게된 아르테미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한동안 눈물로
지새우다가(뭐 신화에서나 일어날 법이긴 하지만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자신에게 벌어진다
면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아버지 제우스에게로 가서 오리온의 시체를 하늘에 올려 자신의 은
수레가 달릴 때에는 언제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합니다. 그래서 밝은 별이 많고 달이
나온 밤에도 오리온자리만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나
실제 모습에서 보이는 위풍당당함과는 달리 저리도 가슴 저미고 서글픈 사연이 있는 오리온
자리... 여신을 사랑한죄 비록 죽음뿐이라도 그것을 달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지요?
뭐 다른 신화에 따르면 위의 치사한 계략 말고 아폴로는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전갈을 보내
는데 그래서 하늘에는 오리온과 전갈자리가 동시에 나오지 않고 어느한쪽이 사라져야만 나온
다고 합니다.
첫댓글 사랑하는 사람끼리 맺어주면 좋을텐데..왜이리 방훼꾼이 많은지...신들도 나쁜 신이 많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