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의 종류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서 바이러스성 간염(A, B, C, D, E)이 있으며, 술이나 약물에 의한 간염, 선천적으로 대사에 필요한 것이 결핍되어 생기는 간염, 자가 면역성 간염이라고 하여 자신을 공격하여 생기는 간염도 있다.
임상적으로는 갑자기 염증이 생겼다 회복되는 급성간염과 간염이 오래 지속되는 만성간염으로 간염을 구분한다. 간염 바이러스 중에서 A형과 E형은 급성 간염만 일으키나 B형, C형, D형은 급성간염을 일으킬 뿐 아니라 만성으로 진행하여 간경변증, 간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간염의 진단(간염 검사)
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진단하는 데에는 ①임상 소견 (자각적 증상과 진찰 소견) ②임상 병리 검사 (혈액 생화학 검사, 혈청 검사, 특수 검사 등) ③영상학적 진단(초음파 검사, CT, MRI 촬영, 간동위원소 촬영 등) ④병리학적 검사(간조직 검사) 등의 방법이 있다.
▶ 임상 소견
자각 증상으로 피로감, 식욕부진 등이 있으나 확실한 증상이 없다. 진찰 소견에서 황달, 복부팽만(복수가 차서 배가 부른 상태), 수장홍반(손바닥색이 붉게 변함) 등의 간질환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소견이 있으나 대부분은 이러한 소견이 없이도 간염이 있을 수 있다.
▶ 임상 병리 검사
간 검사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SGOT/SGPT(AST/ALT)라고 하여 흔히들 '간수치'라고 부르는 것인데, 간염을 진단하는 선별 검사(Screening test)로 매우 중요하다.
일반 신체 검사에서 대부분 이 검사를 하며 정상보다 올라가 있는 경우 간 이상이 있다고 통보 받는 경우가 많고 우리 나라 상당수 환자가 우연히 검사하여 이상을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검사는 간염으로 인하여 간세포가 파괴될 때 간세포 내에 있는 효소가 혈액으로 흘러나와 이 수치가 일정 정상치 이상 검출되면 간염을 의심하게 된다. 급성간염과 같이 단기간 간세포가 갑자기 많이 파괴되면 수백에서 수천까지 정상 수치의 10배 이상 상승되며, 만성간염의 경우는 간 수치가 보통 40에서300 정도 이내이나 이 수치가 정상인 경우에도 간 질환이 있을 수 있고 급성간염처럼 높이 올라갈 수 있다. 간염의 종류를 밝히기 위해선 간염 표지자 검사(HBsAg, anti-HCV 등)를 하게 된다.
▶ 영상학적 검사
초음파 검사는 간의 그림자를 보는 검사로써 간의 형태를 확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림자로 확인하는 것이므로 확실한 검사는 조직 검사로 가능하다.
▶ 간조직 검사
간염이 일어나는 간 조직을 직접 일부 떼어 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복강경 검사처럼 육안적 소견을 눈을 확인하면서 하는 방법과 바로 피부 밖에서 생검침을 하는 방법이 있다. 간 질환을 확진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간염 바이러스의 유형에 따른 특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감염되어 간염이 발생할 경우에는 임상 증상이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비슷하다. 급성간염의 임상 증상은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 후 일정한 잠복기간을 경과한 후 식욕 부진, 오심, 구토,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과 피로감, 무력감, 발열, 두통 등의 전구 증상이 나타나고 뒤이어 황달이 나타난 후에 서서히 임상 증상이 호전되며 황달이 소실되면서 회복된다.
A형에서 E형까지 모두 급성간염이 올 수 있으나 A형, E형과 달리 B, C, D형 간염은 일부에서 만성으로 진행되어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 A형 간염
현재 우리 나라 소아에서 발생하는 급성간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성인에서는 과거 90%이상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자연 면역 능력을 갖고 있어 20세 이상에서 급성 A형 간염은 드물다.
그러나 국민 위생이 개선되어 최근에는 간염 항체(anti-HAV) 보유율이 낮아져 자연 면역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성인에서 급성 간염 발생이 늘고 있다. 때문에 갑자기 위생 상태가 불량한 물이나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여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고 환자와의 직접 신체 접촉을 통하여 올 수도 있다.
경과는 비교적 양호하여 대부분 감기 증상을 보이며 가볍게 앓고 지나가며 예후가 비교적 좋다.
▶ B형 간염
현재 전세계 약 3억 이상의 인구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권에서 보유 빈도가 높다. 우리 나라에서 전 인구의 5∼10%정도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다. 우리 나라에서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전국적으로 신생아에게 실시하여 발생 빈도가 감소되고 있는 중이나 아직 성인에서는 높은 빈도의 감염률을 갖고 있다.
신생아나 유아기에 어머니로부터 수직 감염된 경우 90%이상이 만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되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 대부분은 수직 감염이라 하여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출생하며, 신생아나 유아기에 감염되어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50%이상이 가족 중에 B형 간염을 앓고 있거나 보유자가 있다.
더욱이 B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인데 성인에서 감염 시 대부분이 자연 회복이 되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5% 미만이나 신생아나 유아기에 수직 감염이 되는 경우는 90% 이상이 만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되는 것이 문제이다. 급성 간염 시 임상 경과는 A형보다 좀 더 심한 경과를보이며, 드물게는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B형 간염과 간암과는 관련성이 높아 표면항원(HBsAg)이 양성인 사람이 음성인 사람에 비해서 간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우리 나라에서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많은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소아 때 무 증상으로 바이러스만 보유하고 있으나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서 만성간염의 증상이나 징후가 나타나며 오랜 유병 기간이 경과됨에 따라서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물론 많은 수의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무증상으로 남아 있거나 간염을 앓더라도 자연 회복되어 정상적인 삶을 지낸다.
▶ C형 간염
임상 경과가 서서히 진행되며 자연 회복이 드문 것이 특징이며, 감염 후에 약 60∼70% 이상에서 만성으로 진행된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V형 간염에 비해서 상온에서 전염력이 낮아 일상 접촉에 의한 전염력이 낮고 가족력도 B형에 비해서 낮으며, B형에서와 같이 수직 감염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C형 간염 환자의 약 반수는 수혈이나 침 등을 맞은 병력이 없는 점으로 보아 감염원과 긴밀한 신체 접촉에 의해 감염될 위험 가능성이 있다.
수혈에서 오는 간염의 약 90%가 C형 간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우리 나라 현혈자의 약 1% 미만에서 C형 간염 항체가 검출되나 혈액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인공투석 환자나 혈우병 환자에서빈도가 높다.
▶ 고령에서는 B형보다도 오히려 C형 간염이 더 문제
우리 나라의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의 약 15∼20%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고 특히 고령에서는 B형보다도 오히려 C형 간염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고 한번 감염되면 만성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유념해야 할 질환이다.
간염의 치료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치료는 원칙적으로는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 안정요법과 영양 공급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이루어진다. 전구 증상이 심하거나 간기능 악화의 정도가 심한 경우는 반드시 입원을 요한다.
급성 간염 시기에 특효약은 없으며 간장약 등은 약간의 보조 역할을 할 정도이므로 이를 과신하여 과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최근 건강보조 식품이 일반인에게 권유되고 있으나 이의 효과는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으며 대개 급성 간염 시에 고단백, 저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권하고 있으며 술은 절대 금해야 한다. 또한 반드시 입원을 할 필요는 없으나 학교나 직장을 쉬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수액 주사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 과로를 피하는 범위에서 일상 업무를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간염의 경우는 오랜 투병 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무조건적인 휴식과 안정만을 환자에게 권하기보다는 환자의 임상 증상, 검사 성적 등을 고려하여 과로를 피하는 범위에서 일상 업무를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 간염의 치료제로 여러 가지 약제가 개발되고 시도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인터페론이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치료제로 개발되어 전세계적으로 임상 시혐을 한 결과 B형 간염에서 약 30∼40%, C형 간염의 약 반수에서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하나 치료비용, 치료 효과, 치료 종결 후의 재발 문제 등 보완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최근 항 바이러스제(라미부딘, 팜비어 등)가 일부 개발되어 어느 정도 우수한 효과를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장기적 성적이 규명된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좀 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만성 간염 시 과로나 음주, 불필요한 성분 미상의 약제 등으로 간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과 만성간염 시 간암 발생의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와 혈청 검사를 받는 등 간암의 조기 발견 노력이 중요하다.
간염의 예방 및 관리
급성기에 간염 바이러스의 전염 위험이 있으므로 환자의 가검물 관리에 유의하여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구 감염으로 인한 A형 간염의 경우 환자의 배설물을 잘 관리하여 이에 오염되지 않도록 반드시 손을 청결하게 씻고 물과 음식을 끓여서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B형, C형의 경우 환자의 혈액이나 분비물이 눈, 구강과 같은 점막이나 상처가 난 피부에 닿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B형 간염의 경우에는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은 간염 검사 후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형의 경우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혈액을 통한 감염의 위험이 높으므로 일반인의 경우 불필요하게 몸에 상처를 내거나 소독되지 않은 주사침을 맞지 않도록 하며, 또한 빈도는 낮으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으므로 건전한 성생활도 예방책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