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의 산
태백 연화산(1,171.2m)
도심 속 인적 드문 산...조망 일품에 신년산행으로 제격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연화산((1,171.2m) 이야기만 나오면 돌파리 돌풍수 이야기가 나와야 제 맛이 난다. 미리네 연못에 두 송이의 연꽃이 피었다. 한 송이는 만개한 형국이고, 딴 연화산(작은 연화산, 1,059m)은 연꽃이 반쯤 피어있는 연화반개 형국을 하고 있다.
주봉인 옥녀봉은 물동이를 이고 있는 모양새고, 비녀봉(1099m)은 옥녀가 머리에 비녀를 꽂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동쪽은 옥녀단좌하여 줄병바우 병풍에 수를 놓았다.
태백시 땅에 여덟 명당이 있다는 설에 그 중 3개 명당이 연화산에, 즉 연화부수, 옥녀산발, 장군대좌 형국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연화산 어딘가에 '○○○씨 중앙사패산' 이란 글귀가 새겨 있다고도 한다.
연화산은 태백시 중앙에 솟아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신년산행으로 제격이다. 정상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은 풀미당골 코스, 이서낭당 코스, 복지회관 코스, 송이재 코스 등이 일반적이다. 아직까지 인간의 족적이 미치지 않은 줄명바우 코스를 소개한다. 일단 송이재를 들머리로 하여 정상을 오르기로 한다.
인적 드문 줄병바우로 하산
자동차들이 정신없이 달리는 송이재 말랑에는 표석과 조잡한 엉터리 연화산 등산안내도가 있다. 여기서 38번 국도를 버리고 남쪽으로 100m 거리에 위치한 폐가로 가는 길로 약 50m쯤에 '통리간 92' 전봇대에서 오른쪽 잣나무숲으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에 잣나무숲이 끝나며 주능선에 닿아 남으로 방향을 틀어 주능선을 따라 10분쯤에 채석을 하였던 폐석더미가 나타나며, 산줄기가 인공에 의해 잘려나간 지형을 볼 수 있다. 명산인 연화산의 기를 일제가 혈을 자른 곳이라 한다.
신갈나무, 진달래나무, 철쭉, 물푸레나무, 회나무, 조록싸리, 국수나무, 미역줄나무, 거제수, 일본잎갈나무, 생강나무, 산앵도나무들 사이로 고도를 50분쯤 높여 오르자 풀미당골, 이서낭당골에서 올라오는 길에 누덧옷을 입은 물박달나무가 있는 삼거리다. 그대로 직진한다. 당단풍나무, 느릅나무, 호랑버들, 사스레나무, 박달나무가 들어찬 된비알 아래로 줄곧 태백시가지의 건물들이 내려다뵌다. 땅에서 북소리가 나는 곳도 지나게 된다.
여름철에는 냉풍, 겨울철에는 온풍이 나오는 풍혈을 지나자 물동이바우가 막는 쌍갈래 길이다. 오른쪽은 물동이바우를 돌아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왼쪽은 물동이바우를 세미클라이밍하여 전망 좋은 물동이바우 위에 올라서게 된다. 두 길이 다시 암릉에서 만나 칼등능선을 벗어나자 삼각점(장성 24. 1995 재설)과 새김돌(태백한마음산악회 2006.4.16)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연화산 정상 옥녀봉이다.
정상의 조망은 사통팔달 대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낙동정맥과 백두대간의 분기점 사타구니에서 발원한 낙동강 원류가 태백시를 꿰뚫어 흐르고,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는 천의무봉에 넋을 놓고 바라볼 뿐이다.
하산은 일단 산불감시초소 옆에서 내려서 사람의 족적이 거의 없는 줄병바우 암릉을 타고 연화주유소쪽으로 할 터이다. 풍화가 심한 좁은 바윗길은 사철 푸른 꼬리진달래(참꽃나무 겨우살이)가 자생하는 1165.1m봉이다. 조망이 좋다.
강원환경감시대 길기순씨와 중식을 하고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왼쪽 북북동 급경사 지능선을 찾아 내려선다. 빗살처럼 촘촘한 나무들 사이를 겨우 비집고 나아가니 잠시 능선이 완만해지며 풍화작용이 심한 아기자기한 줄병바우 암릉의 시작이다. 이곳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일렬로 줄을 서 있다고 하여 줄병바우, 또는 쫄병바우라 부르는 능선이다.
다시 신갈나무들이 머리 빗는 참빗처럼 섰다. 겨우 사람 몸통 하나 빠져나가기도 버겁다. 계속 창검을 곧추 세운 듯한 바위들이 나타나고 좌우로 경치도 좋은데 멀리 낙동정백 상의 최고봉 백병산(1,259.3m)의 위용도 눈에 든다. 시야가 더 좋게 트이는 1042.8m 암봉에 닿으니 앞으로 가야할 바위들이 죽순처럼 솟아있다.
진달래, 소나무들은 바위틈에 뿌리를 박아 기기묘묘하게 자랐다. 부서지는 바위들을 우회하기도 하며 목화석으로 이룬 1030.5m봉에 닿으니 여기도 경치가 좋다. 능선이 둘로 나뉜다. 왼쪽 능선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여기서부터는 죽죽 고도를 낮추며 조금씩 수월해진다. 40여 분을 내려서니 짝바우골 입구 연화주유소가 있는 38번 국도다.
*산행길잡이
○송이재~(1시간25분)~옥녀봉~(1시간40분)~1030.5m봉~(40분)~짝바우골 입구(태백역 또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송이재까지 도보로 약 40분 소요).
*교통
태백 시내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통리행 버스 첫차 06:00, 막차 22:50. 15분 간격 운행.
태백역(033-552-7788)에서 강릉 방면 열차 1일 7회(02:08, 02:58, 12:18, 14:13, 16:30, 18:24, 21:26) 운행. 청량리행 열차는 1일 7회(06:22, 09:04, 10:58, 12:54, 16:16, 17:54, 23:54) 운행.
통리역(033-552-1788)에서 강릉 방면 열차 1일 7회(12:36, 16:47, 18:39, 21:42, 08:16, 10:44, 15:28, 19:59) 운행. 청량리행 열차는 1일 4회(08:47, 10:43, 15:58, 17:38) 운행. 영주·동대구·부전 방면 열차는 1일 4회 (07:46, 14:31, 17:21, 19:58) 운행.
*숙식(지역번호 033)
주문 도시락은 맛나분식(552-2806.016-348-5770). 국민은행 옆 일미아구찜(553-2959), 국민은행 옆 24시해장촌(553-3337), 세곡농장가든(553-8880), 그랜드장(552-1558), 동경장여관(552-6624), 알프스장(552-2620), 태백자유시장 내 영화집(552-3147) 등.
태백시 관광안내소 전화 550-2828, 552-8363
태백 콜택시 전화 552-1212, 552-0808, 581-2111.
글쓴이:김부래 태백한마음산악회 강원도에서 나고 자랐으며. 40여 년간 강원도 오지 산골을 우비고 다닌 산꾼이다. 태백 한마음 산악회 회원. 숲해설가
참조:연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