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34대 총무원장 선거가 ‘자승 VS 보선’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자승 스님이 차기 원장 선거에 출마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재임 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자승 스님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대리인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反자승' 쪽은 전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을 단일후보로 추대키로 29일 확정했다. 9월 20일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변수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불교광장에 이어 백상도량이 창립되면 10월 10일 예정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는 본격적인 경선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 | |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왼쪽)과 前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
자승스님 재출마 가능성 VS 보선 스님 단일화
자승 스님을 지지하는 불교광장은 9월 2일 동화사에서 총회를 열어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호주에서 돌아오는 자승 스님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표명할 지도 관심이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백양사 도박사건 이후 거취 문제를 언급한 것은 3차례다.
지난해 5월 25일 자승 스님은 “저는 재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또한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7~8월 밤(栗)은 흔들어야 떨어지지만 9월 밤알은 저절로 떨어진다.”는 말로 입장을 대신했다. 지난 6월 194회 중앙종회(임시회)에서 “본인은 소임에 마음을 비웠습니다.”라고 했다.
지난 28일 호주 시드니에서 “지난 4년간은 씨를 뿌리는 과정이었다. 1, 2년 또는 10, 20년 뒤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연임 논란에 대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스스로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의 거취발언에서 단 한 차례도 재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자승 스님의 연임 도전은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보림회 발의로 9월 1일 창립하는 새 종책모임인 '백상도량'이 反자승 연대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량회, 무차회, 백상도량(보림회) 등 3자는 보선 스님 중심으로 연대하기로 29일 최종 확정했다. 추대에서 경선으로 급속한 전환 조짐
34대 총무원장 선거가 ‘추대’에서 ‘경선’으로 전환하는 데는 여러 징후가 나타났다. 불교광장 후보추대위에 ‘교역직 종무원’이 참여해 선거중립 의무 논란이 일었고, 후보 추대가 총무원장 선출 방법을 ‘선거’로 하도록 규정한 종법에 어긋난다는 여론도 있었다.
불교광장의 후보추대위원회는 선거 폐단 극복을 명분으로 출범했지만 중앙선관위의 활동 자제 권고와 선거법 시비를 피하기 위해 지난 26일 해산하면서 34대 총무원장 선거는 ‘추대’에서 ‘경선’으로 반전됐다.
또 후보추대위의 해산에 앞서 불교광장 출범의 한 축인 옛 무량회가 ‘자승 스님 불출마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26일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불교광장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세계화 사업 일환으로 호주로 출국한 이후 26일까지 불출마 약속을 표명하지 않자, 결국 무량회는 불교광장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게다가 전국선원수좌회까지 자승 스님의 퇴임과 연임기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백양사 도박사건 이후 종단 쇄신을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회향하겠다고 약속한 자승 스님이 연임을 기도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총무원 청사에서 무기한 묵언정진에 돌입한다. '화엄(법화)·무소속 VS 무량·무차·백상도량'
'화엄회(법화회 포함)·무소속 VS 무량·무차·백상도량'의 양강구도에서 누가 본사를 많이 장악하는가에 선거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 의원의 다수를 확보하고 교구본사 주지 18명이 참여하고 있는 불교광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선거가 본격화하면 표심이 요동칠 조짐이다. 선원수좌회는 직접적인 정치 개입은 자제하겠지만 자승 스님의 재임과 그 대리인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반자승 연대에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9월 18~20일 후보 등록 후 선거일 3일 전까지 교구별 10명씩의 선거인단 선출을 거쳐 10월 10일 실시된다. 선거인단은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24개 교구에서 10명씩 선정된 240명 등 321명으로 구성된다.
당선인 결정은 선거권자 총수의 과반수의 유효투표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321표 가운데 161표를 얻으면 당선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때는 최고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 끼리 2차투표를 실시한다. 2차투표에서 다득표자가 당선함으로써 34대 총무원장 선거 일정을 마감한다. 최종 선거일정은 9월 3일 중앙선관위에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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