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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내 미얀마 이주근로자 사역에 관한 소견
신성호 선교사(KPM 97년 파송)
고신대학원, M.Div, M.Th, 리폼드신학교 D.Min. 총신국제대학원 D.Miss
들어가면서
필자는 97년 3월 KPM 파송으로 미얀마 얀곤에서 제1기 사역을 하였다. 교회개척, 태권도, 유치원 사역 등 더운 날씨에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했었지만 열매가 없었다. 큰 포부를 갖고 시작한 만큼 열매가 없을 때 상실감 또한 적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안식년 기간 중 큰 어려움 중에 있는 해외 한인교회에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그 교회 당시 필자의 상태와 같이 큰 시련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새벽마다 울부짖으며 교회를 회복시켜 달라고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했다. 다시 선교지로 복귀할 때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건강하게 회복시켜주셨다. 교회가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주시면서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임을 가르쳐주셨다.
선교 제2기에는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시작했다. 새벽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선교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심정으로 부르짖었다. 미얀마 이주근로자들을 위한 교회를 시작하면서 교회 이름을 ‘은혜교회’라고 지은 이유도, 선교부 이름을 ‘그레이스(은혜)선교부’라고 지은 이유도 단 하나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2002년 3월에 미얀마 이주근로자들을 위한 첫 예배를 드렸고, 그것이 그레이스선교부의 태동의 첫 발걸음이었다. 하나님께서 너무 많은 일을 맡겨 혼자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팀으로 사역했다. 여섯 가정이 모든 사역비와 사역을 공유하며 사역하니 별로 힘들지 않았고, 시너지 효과가 컸다.
먼저 이글을 쓰면서 교회개척을 준비하거나 개척사역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참고 자료로만 사용하길 바란다. 그레이스선교부의 사역원리가 환경이 다른 모든 사역지와 선교사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1. 미얀마 이주근로자들의 태국 입국 동기
최근 미얀마가 굳게 닫아두었던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많은 외국인들이 미얀마로 발길을 돌리고 있긴 하지만 미얀마는 오랫동안 군사정권하에 있었다. 군부는 정권 유지를 위하여 외국인들이 자국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이로 인해서 경제는 곤두박질쳐 한 때 아시아의 강국이었던 미얀마가 세계 6대 빈곤 국가에 이름을 올리는 수치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데모를 막기 위해서 대학의 정규 과정을 폐지하고 대부분 통신강좌를 통해 대학의 명맥만 유지하였다. 경제가 어려우니 일자리도 없고, 정규대학의 문을 닫아 공부 할 기회를 잃은 젊은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태국, 싱가포르, 말레시아, 한국, 일본 등으로 갔다. 그중에 태국에 가장 많은 근로자들이 온 것은 가장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2. 이주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
태국에서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 가장 많은 곳은 큰 통조림 재조공장이 많이 있는 사뭇사콘(마하차이)이다. 그래서 아웅산수지 여사가 태국을 방문했을 때에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사뭇사콘이었다. 다음으로 방콕을 비롯하여 국경도시 메솟, 메사이와 라농에 많이 거주한다. 국경도시에서는 미얀마에서와 거의 같이 론지(치마)를 입은 남자들의 모습과 긴 생머리를 하고 다나까(나무를 갈아서 만든 미얀마식 화장품)를 바른 미얀마 여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도시에는 상주하는 미얀마인 들도 많지만 태국과 미얀마를 매일 오가며 장사하는 근로자들도 상당 수 있다. 그 외에 치앙마이, 치앙라이, 파타야, 푸켓, 깐짜나부리, 라용, 메홍손, 춤폰, 수라타니 등에도 험한 일을 하며 살고 있다.
3. 미얀마 근로자들이 많이 갖는 직업
한국에서도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업종은 주로 이주근로자들이 한다. 태국에서도 더위에 종일 고생하는 건축일과 도로공사는 미얀마 이주근로자들의 몫이다. 밤늦게까지 장사하는 나이트바자나 종일 서서 고생하는 식당 일, 호텔 청소 그리고 ‘매반(식모)’, 험한 바다 고기잡이도 주로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다. 낙콘라차시마(코랏)의 산업단지에 있는 그릇공장의 근로자들도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다. 늘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어야 하고 2교대를 하기에 과로와 일정치 않은 취침시간으로 건강에 치명적이다.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일꾼들 중에도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 많다. 만약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 다 자국으로 철수 한다면 아마 태국 경제는 마비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4. 미얀마 이주근로자들 선교를 위한 전략
1)교회개척
태국에서 타이족을 전도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미얀마 안에서는 버마족, 샨족, 라카인족을 전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들을 전도하기 힘든 이유는 그들 주변이 모두 불교의 영향권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불교는 곧 그들의 삶이다. 이런 환경에 있는 젊은이들을 개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 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태국에 와 있는 이주근로자들에게는 반대하는 부모나 친구가 없다. 그리고 어렵게 살기에 마음이 힘들다. 미얀마 사람들이 모여서 설교를 듣고, 미얀마말로 이야기하고, 미얀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교회에 한번 오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복음을 접할 기회가 쉽게 주어지는 것이다. 설교를 들을 때에 복음을 받아들이는 수용성도 미얀마에서보단 훨씬 높다. 따라서 태국에서 미얀마이주근로자 사역을 하는 그레이스선교부의 교회개척 사역을 통해서 각 교회마다 미얀마에서는 전도하기 어려운 버마족, 샨족들이 많이 회심을 많이 경험한다. 치앙마이에 있는 샨족교회의 회집 인원은 60여명이 되며 2016년 올해도 7명이 예수님을 영접했다. 메솟에 버마족만 모여서 사는 마을 선교도 잘 이뤄지고 있다. 2년 전 사역자 수련회 때 그레이스선교부가 개척한 교회 교인들 숫자를 각 종족별로 숫자를 파악해 보았다. 현재 예배당 없이 가정에서 모이는 교회까지 모두 50여개 중 31교회 사역자가 수련회에 참석하였고, 31개 교회에 모이는 버마족, 샨족, 라카인 족의 숫자는 350여명으로 전체 그레이스선교부 교회 교인들 전체 숫자의 10%를 약간 상회한다.
그레이스선교부는 개척 후 3-5년 사이에 재정적으로 자립을 하도록 하고, 재정 자립이 될 때쯤 교회의 리더십을 현지인 목회자에게 전적으로 이양한다. 선교사가 가끔씩 교회를 방문하여 설교를 하고, 목회자 성장을 위하여 사역자 훈련과 매주 기도회는 함께 하지만 교회 행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자립심을 빨리 키우기 위해서이다.
2)학원사역
메솟과 메사이에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난민 자녀들이 많다. 그래서 메솟 주변 쏘오, 메꺼사, 멜라마트 마을에 개척한 교회와 메사이에 개척한 교회에서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캐어센터 운영하여 공부를 가르친다. 비록 부족한 시설이고 가르치는 것이 변변치 않아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의 앞날을 위해서 아이들을 교회로 보낸다. 교회에서는 그들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필수 과목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과 찬양 기도를 가르친다. 이 사역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주님을 영접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부모들 전도에도 큰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입학식과 방학, 졸업식 등에는 부모가 예배에 참석하여 말씀을 듣게 되고, 학교를 운영하는 담임 교역자와는 늘 만나기 때문이다. 이 사역은 교회개척 사역의 일부분이다.
3) 팀사역
미얀마이주근로자들 사역을 치앙마이에서 시작했지만 치앙라이, 메사이, 메솟에까지 여러 개 교회를 개척하니 혼자서 사역을 감당하기는 무리였다.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팀 사역을 시작했다. 현재 KPM목사 3가정, GMS목사 2가정, KPM장로 1가정이 협력한다. 그레이스선교부의 팀 사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사역과 사역비의 공유이다. 모든 선교사들이 같은 금액의 사역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맞게 낸다. 모든 선교사가 받는 사역비 금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선교사도 사역비 액수가 많고 적음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팀으로 사역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선교사는 하나님과 1:1로 사역하기 때문에 사역비와 헌신은 전적으로 자신의 믿음의 분량이고 하나님께서 판단하실 문제다. 사역비를 같이 내고 함께 사역하기 때문에 모든 사역도 자기의 사역이다.
둘째, 선교부장은 돌아가면서 한다.
언어훈련이 끝나고 사역이 파악되면 선교부장의 자격이 주어진다. 선임선교사만 선교부장을 하면 후임선교사들의 지도력이 개발되기 어려우며, 후임선교사들의 선교부에 대한 애착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필자는 언젠가 모 선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 선교사는 모 선교사의 사역에 풀타임으로 섬기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그 사역이 자기의 사역이 아니라 선임의 사역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자기가 풀타임으로 일하는 그 사역이 자기 사역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는가!
나가면서
그레이스 선교부는 위에 소개한 것 외에도 메솟에 신학교가 있고, 미얀마내지에도 교회개척을 한다. 하지만 태국 교회개척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태국 내에서 이뤄지는 교회개척 중심으로만 소개했다. 오랫동안 실권을 잡았던 군사정권은 수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조국을 떠나게 만들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일을 찾아 온 곳이 태국이다. 조국을 떠난 사람들의 마음은 가난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들은 자국에 있을 때보다 더욱 복음에 수용적이다. 현대선교에서 이주근로자 선교를 아주 비중 있게 다루는 이유이기도하다. 그레이스선교부는 미얀마이주근로자들이 살고 있는 도시를 찾아 교회개척을 하였고, 처음부터 자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 주었기에 3-5년에 자립할 수 있었고, 미얀마 사역자들을 미리 훈련하여 선교사와 함께 개척을 시작하면서 리더십 이양 준비를 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리더십이 이양되었다. 목회자 훈련을 할 때마다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교육하여 이제는 많은 교회가 다시 선교하는 교회로 전환되었다. 그레이스선교부의 교회개척과 태국 교회개척의 환경의 차이로 그 시기는 다를 수 있지만 교회의 자립, 현지인에게 리더십 이양, 재생산교회가 되도록 하는 최종 목적과 과정은 동일하다.
첫댓글 이래서 하나님께서 미얀마선교지(그레이스 선교부)를 귀하게 여겨 사랑하시는 구나 함을 알게 하여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은혜로 하나님의 지경을 넓혀 영광드릴 것을 바라보며 기도 하겠습니다.
......3/26(주일) 우리교회 목자 모임시간중에 미얀마 선교지를 소개하는데 이를 요약하여 자랑하고 싶습니다.
할레루야 ~~^^ 구미남교회 (미얀마 목장) 이강용
덧붙임: 저는 그레이스선교부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별히 직장생활후 제2기 직장인 학교에서 서로 다른 환경이라 어떻게 적응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기도하는 과정에서 본 카페의 글과 사진이 교훈이 되고 은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