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사동 거리를 거닐다가 안국동 지하상가를 지나며 전각전시를 한다는
유리 윈도우의 안내를 보고 무심코 들어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석봉 고봉주의 전각이 전시됐었지요. 거기는 김내혜가 운영하는돌꽃갤러리!
그런데 전각전시가 있으면 챙겨서 보려고 했음에도
올 4월에 인사아트센터에서 있었던 김내혜 전각전을 모르고 지나쳤데요!
한글전각이 많은 '낮은 골짜기'란 전시. 또 지난 5월엔 한겨레신문사에서
무위당 장일순을 기리는 전각 전시도 그녀가 이끄는 '전각무림'이란 동인들이
가졌다는 포토뉴스도 있었구요.
무위당 선생의 본산은 우리 본부가 있는 원주인데!?
(김내혜 전각/해남석 - 천지일보 사진)
온라인에 그녀의 개인 사이트도 있더군요 ☞ www.kimnaehye.com
1959년 안성 태생의 여류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원광대서예과와 성균관대에서
공부했고요. 논문을 석봉 고봉주의 전각을 가지고 쓴 것이 있더군요.
또 2012년에는 주로 관인들을 수록한 전각교재 <좀 더 심각한 순간>(미뉴엣)이란 책도
냈어요. 폭넓은 안목을 위해 제위의 참조를 바랍니다.
그녀가 심산스쿨이란 데서 전각 강의도 하더군요. 심산이란 사람은
일찌기 <마운틴오딧세이>란 책을 냈던 사람으로, 내가 산 다니는 데 깊이
심취했을 때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산악문학이란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었지요.
아래 시는 거기 게시판에서 본 시입니다. 시를 쓴 사람은 별로 내키거나 끌리는
시인은 아니지만 그냥 이런 시도 썼구나 싶었기에!
돌 속의 별
류시화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혀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첫댓글 알게 모르게 강호의 제현들이 기량을 뽐내며 새로운 세계를 항해서 나아가고 있을 겝니다.
부족과 부덕의 소치가 나태와 근거 없는 자만심으로 드러나 미래를 망치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방곡 선생님의 일침은 늘 저를 깨우고 또 일어나 걷게 하십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날 때가 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