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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전문건설사… 신용등급 갈수록 ‘뚝뚝’
3년새 B+ 이상 15% 줄고 BㆍB- 업체는 20%나 늘어
CCC+ 등급 이하로 떨어져 하도급입찰 참여 못하는 협력사도 지난해 525곳
서울지역 A건설사는 지난해 12월말 결산 재무제표가 반영된 신용등급이 B+로 나왔다. 전년도에는 BB-였고, 2009년에는 BB+였다. 해를 거듭해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낮아졌다. A건설사는 회사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판단, 2012년도 신용등급이 B이하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로 수주물량 확보 미흡,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꼽았다. 신용평가등급 해마다 하락
23일 기업신용인증 서비스 전문업체 이크레더블에 따르면 2009~2011년 12월말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한 전문건설사 신용평가등급이 해를 거듭해 떨어지고 있다. 이크레더블의 신용평가를 받은 전문건설사는 2009~2011년 평균 9700여 곳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2009년도 신용평가등급 분포도에는 AAA~B+ 이상인 협력사가 5335곳으로 집계됐다. B등급은 2081개사를 기록했다. 하도급 입찰에 필요한 신용평가 최소등급은 B이상이다.
2010년에는 AAA~B+ 이상 등급을 받은 협력사가 5090곳으로 줄었고, B등급은 2105개사로 늘었다. 2011년에도 AAA~B+ 이상 등급인 협력사가 4532곳으로 대폭 축소된 데 이어 B등급은 2477개사로 급증했다. AAA~B+ 등급 기업이 B등급 이하로 낮아지고 있다는 게 이크레더블의 설명이다. 특히 2009~2011년 투자 적격 기준에 미달하는 B- 등급은 각각 1778개사에서 1820개사, 2180개사로 증가했다. AAA~B+ 등급 기업이 15.1% 감소하는 동안 B·B- 기업은 각각 20.7% 늘어났다. B등급에서 CCC+등급 이하로 떨어져 하도급 입찰에서 배제된 협력사도 많다. 같은 기간 CCC+~D 등급은 664개사에서 578개사, 525개사로 해를 거듭해 축소, 퇴출 수순을 밟는 것으로 추정됐다. 손영하 본부장은 “싱글B 등급은 (하도급) 입찰참여의 마지노선인데, BB나 BB+등급의 협력사가 경영 악화로 B등급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미노식 경영위기 불가피
특히 일반건설사는 협력사 부도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강화, 전문건설사의 도미노식 경영위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주물량이 부족한 데다 협력사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마저 악화되는 구조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800억원을 웃도는 매출액을 기록했던 H토건의 부도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가 한바탕 소동을 겪기도 했다. H토건의 부도로 공사현장 일부가 중단된 데다 체불된 근로자 임금 때문에 곤욕을 치른 상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들어 수주물량 불안 등의 영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체 건설 (수주물량) 사이즈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원론적이긴 하지만 수익성이 안 좋아지고 있다.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건설업 성장률만 보더라도 2000년 이후 최하위”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에 앞서 경영안정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동반성장, 상생협력은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이다. 그러나 경영안정이 우선돼야 할 때라고 본다”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협력사를 입찰에 무리하게 참여시켰다가 부도 위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한형용기자je8day@<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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