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상징하는 투구 모양 첨탑의 크라이슬러 빌딩, 최근 아트 옥션에서 컬렉터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 미셸 프랑과 피에르 샤로의 가구, 얼음처럼 차갑지만 뜨거운 열정을 숨긴 타마라 드 렘피카 그림 속의 여성, ‘광란의 시대’를 풍미한 샤넬과 랑방의 패션….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바로 1920년대 태동해 건축, 인테리어, 회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찬란한 꽃을 피운 예술 사조, 바로 아르데코다. 고전적이면서도 진보적이고, 장식적이면서도 기하학적인 아르데코의 매력을 21세기에 언급하는 이유는? 세계 최초의 모더니즘으로, 가장 최근의 앤티크로 재평가되고 있으며, 급변하는 유행에 지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예술적으로 포장해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 |
(왼쪽) Art+Architecture 아르데코의 대표작을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뉴욕의 마천루를 상징하는 크라이슬러 빌딩을 들 수 있지 않을까. 건축가 윌리엄 밴 앨런이 탄생시킨 이 319m 높이의 빌딩은 빛을 발산하는 형태로 펼쳐진 첨탑의 반복적인 삼각 창문,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로비 입구 등으로 전형적인 아르데코 양식을 보여준다. 직선과 곡선의 만남이 어우러진 심플하고 추상적 디자인, 이는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했다.
기하학 패턴의 니트 베스트, 블랙 실크 블라우스, 골드 스팽글 스커트의 매치는 아르데코 시대를 풍미한 샤넬이 당시의 추억을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무드로 되살린 듯하다. 모두 샤넬Chanel. 블루 사파이어 장식의 드롭 이어링 디아망Diamant. 화이트 골드와 옐로 골드가 믹스된 반지 프레드Fred. 레드와 블루 컬러의 블록 뱅글 샤넬Chanel. 검게 코팅된 보디에 사파이어가 박힌 뱅글 티피&매튜Tippy&Matthew.
(오른쪽) Anee Folle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도래한 ‘광란의 시대An´ee Folle’. 담배를 마구 피워대고, 칵테일을 마시고, 최신 재즈 음악에 맞춰 미친 듯이 찰스턴을 추던 이 시절에는 플래퍼Flapper로 불리는 새로운 여성상이 나타났다. 투표권과 직업, 자신의 승용차를 소유하고 자유 연애를 즐기던 이들은 기존의 전통과 관습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이들이 춤을 추기 위해 발목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패션은 얼마나 퇴보했을까.
허리에 셔링이 잡힌 그린 새틴 드레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그린과 베이지 컬러의 면 분할이 모던한 가죽 장갑 프라다Prada. 오묘한 골드 톤의 뱀피 소재 힐 띠어리Theory. 핑크와 짙은 자줏빛 깃털 슈슈 프란세스 비. Frances B.
Birth of Decoration 아르데코라는 용어는 1925년 파리 국제근대산업 장식예술 박람회에서 유래되었다. 현대화된 직선, 고전적인 영감, 이국적인 것에 대한 애정, 값비싼 재료, 반복되는 기하학적 주제가 특징인 아르데코 양식은 실내의 모든 것을 재구성했다. 또 이 시기의 패션 디자이너들은 폴 푸아레가 그랬듯 의상과 실내 장식 사이에 구분을 두지 않았다. 파리 아르데코라티브 박물관에 보존된 잔느 랑방의 아파트,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을 받은 장식물로 가득한 샤넬의 부티크를 떠올려보도록.
Fashion (왼쪽) 초기 아르데코 시대 분위기가 느껴지는 실크 드레스 에트로Etro. 드롭 이어링 디아망Diamant. 호피 무늬 뱅글 펜디Fendi. 골드와 호피 무늬 트윈 뱅글 에이.브이.맥스 by 믹스트a.v.max by MIXTE 현악기 모티브가 예술적인 이어링 프레드Fred. 붉은 악어가죽 클러치백 상아SangA. 악어가죽 소재의 슈즈 펜디Fendi.
(오른쪽) 코쿤형 실루엣이 표현되는 버건디색 원피스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핑크 장미와 깃털 장식 슈슈, 공작 깃털 머리띠 프란세스 비.Frances B. 블랙&화이트 클러치백 상아SangA. 화려한 새틴 슈즈 아. 테스토니a.Testoni.
Deco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인 티파니의 원형 스탠드 이마고 데코Imago D?cor. 벽난로 위의 골드 손잡이 와인 잔 하우스 오브 스칸디나비아House of Scandinavia. 1인용 녹색 벨벳 체어 백년전One Hundred Years Ago. 바닥에 깔린 베이지색 카펫 렉슈어Rexure.
New York, New York! 미국은 1925년 장식예술 박람회에 대규모 파견단을 보냈고, 거기에서 흡수한 프랑스 양식을 자국에 보급했다. 하지만 유럽을 모방하는 것도 잠시,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식 아르데코 ‘아메리칸 모데른Moderne’으로 발전했다. 멋쟁이 뉴요커들은 삭스 피프스 애비뉴에서 쇼핑을 하고,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약속을 잡았으며, 세드릭 기븐스Cedric Gibbons가 미술 감독을 맡은 영화를 즐겨 봤다.
Fashion (왼쪽) 드레시한 미니 원피스 마틴 싯봉Martin Sitbon. 피코크 컬러의 펌프스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여우털 숄 사바띠에Sabatier. 독특한 모양의 보라색 클러치백 로에베Loewe. 아르데코 느낌의 헤어핀 디아망Diamant. 멀티 컬러 사파이어 목걸이 티피&매튜Tippy&Matthew.
(오른쪽) 팬츠, 블라우스, 글러브, 모자 모두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파이톤 소재의 ‘투 유’ 백과 F 로고 뱅글, 벨트 모두 펜디Fendi.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부티 프라다Prada. 육각형 뱅글 모그Mogg.
Deco 뉴욕 배경의 실사 프린트 이프&애드If&Ad. 회색 바탕에 레드 줄무늬가 포인트로 들어간 카펫 렉슈어Rexure.
(오른쪽) Artistic Period 1920년대와 1930년대는 모든 것이 흥분되고 고무된 분위기에서 다양한 예술 장르가 폭발적인 부흥을 맞았다. 회화, 조각, 도예, 유리 공예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과 활발한 응용이 이어졌고, 이는 곧 실내 장식으로 흡수되었다. 보르도Bordeaux파 화가들의 그림이 집 안으로 들어왔고, 라울 뒤피Raoul Dufy나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같은 화가들도 고급 도자기를 제작했다. 이렇듯 예술과 실용성의 문턱이 없어지고 자유로운 교류가 이뤄지던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조지 넬슨George Nelson의 ‘아이클락 Eye Clock’ 제인 인터내셔널Jain International. 티파니의 테이블 스탠드 이마고 데코Imago D?cor. 이탈리아 브랜드 포르나세티Fornasetti의 트레이 햄튼Hampton. 무용수의 모습을 담은 앤티크 앨범 바바리아Barbaria, 테이블 위에 놓인 목걸이 티피&매튜 Tippy&Matthew 레드 와인 잔과 유리 디캔더 바카라Baccarat. 클림트 그림이 그려진 골드 오브제 뮤지엄 컴퍼니Museum Company 아르데코를 상징하는 랑방의 향수 ‘아르페주’를 현대화한 향수 랑방 퍼퓸Lanvin Perfume. 대리석 테이블 센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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