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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몰카☆옥동캅☆동국대 얼짱 반소영☆ "안주하는 순간 배우가 아니다" <플라이 대디> 이문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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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가 끝나서 여유가 생겼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바쁜가보다.
<101번째 프러포즈> 끝나고 긴장이 풀렸는지 몸 상태가 안 좋고 눈에 다래끼가 났다. 어제는 안대를 했지만 오늘은 <플라이 대디> 무대인사도 있는데 볼썽사나울 것 같아서 선글라스를 끼고 나왔다. 더 보기 안 좋으려나(웃음).
너무 숨 쉴 틈 없이 일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사실 <마파도> 하고서 1년 가까이 쉬었다. 후속작 <공필두>의 크랭크인이 늦춰지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한 거다. 전에 <황산벌> <오! 브라더스>, 또 주말드라마와 <다모> 네 작품이 겹치면서 차에서 잠자고 김밥으로 식사 때우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는 겹치기를 안 하겠다 했는데, <공필두>가 늦어지고 8회 촬영으로 끝날 예정이던 <구타유발자들>도 폭설 때문에 촬영이 길어지면서 정신이 없었다. <플라이 대디> 마치고 드라마 찍을 때는 그야말로 체력과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마파도 2>가 또 8월 16일에 크랭크인한다.
그래서야 각 작품에 몰입할 만한 심리적, 시간적 여유가 있나?
사실 어렵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 방심하면 잠깐이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사람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특히 배우는, 인기에 휘말려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다. <공필두> <구타유발자들>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고 <101번째 프러포즈>도 시청률이 낮았던 게 오히려 약이 되는 것 같다. 제작자들에겐 죄송하지만 적어도 내게는(웃음). 연극하던 때를 많이 생각한다. 그때는 연극 자체가 목적이었다. 연극이 아니면 삶의 의미가 없었다. 경제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됐지만 좋아서 무대 위에 설 때 가장 행복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많이 나아졌지만 개런티니 흥행이니 연기 외적으로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이문식의 인생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연기 면에서 그때만큼 열정을 갖고 덤비는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배우로서의 삶 외에도 참 우여곡절 많은 인생이라고 들었다. 항공대를 가려다 연극영화과로 방향을 튼 것부터 학생운동하던 때, 또 조, 단역 시절까지.
사실 학생운동 시절에 대해서는 구체화시키지 말아달라고 많이 부탁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생해온 분들이 이제와 내가 그런 얘기를 하는 건 미안한 일이다. 여러 곡절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서울 와서 사기도 많이 당하고 귀가 얇아서 야바위꾼들에게도 쉽게 걸려들고. 얼마 전에는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더라, 에세이집을 내자고. 지금은 그럴 나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살아오면서 남들이 겪지 않을 일을 많이 겪은 건 맞다. 술자리에서 얘기하면 밤 샌다.
반면 <플라이 대디>의 가필은 우여곡절과는 거리가 먼, 참으로 평범한 인생이다.
나 아직도 평범하지 않나. 예전과 달라진 건 어딜 가든 밥은 돈 걱정 안 하고 먹는다는 정도일까. 지금도 어디 가서 메뉴판에 가격이 안 적혀 있으면 불안하다(웃음).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지극히 모범생이었다. 이런 일 저런 일 많이 겪었지만 내 생활, 행동, 말에 배어 있는 그런 모습은 도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어도 잘 안 되고 죽을 때까지 안 될 것 같다. 내가 의사 가운을 입으면 이발사가 돼버린다(웃음). 물론 배우가 서민적인 모습을 그려낸다고 해서 꼭 서민적 생활을 경험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영화적 리얼리티와 현실적 리얼리티가 너무 다른 데 대해서는 의아함이 있다. 예를 들어 농부 역할인데 굉장히 잘생기고 말끔한 사람이 하는 것. 영화적인, 현실적인 한계는 물론 있겠지만 리얼리티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가야 하지 않나 싶다. 흉내 내고 말 거라면 배우의 몫이 뭘까.
그런 점에서 살찐 가필이 배나온 모습으로 서 있던 장면은 리얼리티가 넘쳤다(웃음).
칭찬인가 욕인가?(웃음). 처음 4,5kg 정도 살을 찌울 때는 행복했다. 마음껏 먹으면서도 명분이 있으니까. 그런데 5kg가 넘어가면서 몸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마음도 우울해지고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갔다. 살을 뺄 때는 또 고통스럽다. 사람이 먹는 즐거움이 없다는 건 힘든 일이다. 같은 기간에 촬영했던 <공필두>와 <구타유발자들>도 그래서 힘겨웠다.
<플라이 대디>를 앞두고 체중 조절에 관한 이야기는 워낙 많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움이 생긴다.
배우(俳優)를 한자로 쓰면 사람 인(人) 변에 아닐 비(非)를 쓴다. 사람이 아니니까 하는 거란 얘기지(웃음). 그렇게 할 일이 있다는 건 오히려 행복하다. 노력을 비주얼로 보여줄 수 있고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해야 할 목표가 있다는 건 고통스러워도 희열을 느끼는 일이다. 체중을 불리고 늘리고 체력적으로 벅찬 액션을 하다보면 이제 그만하고 입으로 떠드는 걸 해야지 싶다가도 돌이켜 보면 또 하고 싶다. 배우란 어디 안주하기 시작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
첫 주연을 맡은 지도 오래지만 한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역할이란 여전히 책임이 무겁지 않나?
흥행 결과와 상관없이 주연이라는 건 배우에게 행운이다. 조연은 인물의 단면에 그치기 쉽지만 주연일 때는 인물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 받고 설명할 수 있으니까. 일찍 캐스팅돼 준비하면서 감독과 대화할 수 있고. 주연으로 받게 되는 외적인 부담감은 사실 그 행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구타유발자들>과 같은 작은 영화에 기꺼이 참여했던 것도 그런 맥락인가.
며칠 전 DVD 코멘터리 때문에 모였을 때도 다시 한 번 뭉치자고 나설 정도로 참여한 배우들의 의지가 강했다. 원신연 감독님의 차기작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우리 몽타주에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할 게 없을 것 같아 걱정이지만(웃음). 이전까지 내가 해왔던 역할은 대개 단면적인 캐릭터였다. 심지어 비중이 컸던 <마파도>의 충수도 홀어머니에 딸 쌍둥이가 있고 어머니는 매일 투석을 받아야 해서 돈이 필요한 사연이 있었지만 다 잘려버렸지. 그런데 <구타유발자들>의 봉연은 폭력 때문에 상처입고 슬픔을 안고 사는 내면이 보였고 그가 왜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지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기존에 해온 양아치나 순박한 아저씨의 모습 외에 내 안에도 꿈틀거리는 게 있으니까. 제작 규모가 작아서 개런티도 많이 적었지만 흔쾌히 일했다.
개런티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돈을 많이 받는 게 잘못은 아닐 텐데.
잘못은 아니지만 지금 배우들은 너무 많이 받는다. 나도 그렇고.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영화면 또 모르겠지만, 지금 평균 제작비에 비하면 많다. 배우의 몸값을 누가 높이느냐를 따지는 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싸움이라 중요한 게 아니다. 배우 입장에서 쏟는 정신적 노력과 힘을 생각하면 사실 수십 억을 받아도 모자라지만, 그렇다고 돈이 그걸 보상해주는 건 아니다. 이번 <101번째 프러포즈>를 하면서도 불가능한 꿈과 순수를 아직도 믿고 있는 박달재라는 인물에 욕심이 났고, <플라이 대디>에서도 아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난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또 지금 아버지가 돼 있다. 영화 속 대사 중에 ‘아버지로서 부끄럽지 않은 순간이 있었나’는 대목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가 많아진다면 이 사회가 정말 좋아지지 않을까.
스스로는 아버지로서 어떻다고 생각하나?
가장으로서는 빵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추구한다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내가 겪고 있는 행복은 내가 잘나서 얻은 게 아니니 사회에 환원시켜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고. 나 돈 많이 받지 않나(웃음). 그렇지 못한 많은 사람들, 점심 도시락도 못 싸서 다니는 애들도 있는데, 버는 사람들이 조금씩만 내놓으면 사회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실천을 못하고 있으니 그런 면에서도 빵점이다.
☆환희몰카☆옥동캅☆동국대 얼짱 반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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