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 이사회 야유회를 마치고

[노래소]

이사회 야유회를 마치고

2013년 3월 9일 토요일, 9회 동기회의 이사회 야유회가 있었다.

원래 9회 학생 수는 480여 명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국으로 흩어진 동기들이기에, 동기회 총회 때도 겨우 50여 명 정도 모이는 게 조금은 안타깜다 싶다.

하기사 많이 모인다고 해서 특별히 좋다 싶은 건 없지만, 그래도 평생을 살면서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다니면서 한 시절을 보낸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너무도 즐거운 일이 아닌가 싶다.

'가슴은 떨려도 다닐 수는 있지만, 다리가 떨리면 다니지 못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이제 우리들 나이도 제법 다리가 떨리는 때가 다가서고 있다.

지금은 손주 손녀의 재롱에 정신이 빼앗기겠지만, 그래도 틈틈이 친구들, 특히 동기들을 만나는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심이 어떨까 싶다.

이사회 회원들의 간단한 모임이 있었다.

대구명곡초등학교 부근의 '미나리 단지'에서 '봄을 먹는다.'는 의미로 '윤영섭' 회장과 '김상웅' 총무의 주선으로 20여 명이 참석을 했었다.

뭐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루를 반가운 동기들끼리 어울려 본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다.

아마도 회장과 총무의 노고와 금전적 부담도 꽤 컸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회장단에게 감사를 드린다.

돌아오는 길에 '마비정' 마을이라던가? 

어느 분이 주가 되어서 마을의 담벽에 벽화를 그렸다는데, 그것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그야말로 두메산골이 관광지가 된 곳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일행이 차를 몰아서 갔을 때는 차량들이 너무 많아서 마을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미리부터 차량을 통제하는 분의 안내에 따라 차들을 도로변에다 세워두고는 걸어서 마을까지 갔다.

그림들이 살아 있는 듯했다. 보시다시피 지붕은 슬레이트(저 지붕의 슬레이트가 바로 석면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로 되어 있는 허접한 모습인데, 그림 덕분에 별천지에 있는 집처럼 보였다.

지금 보이는 왼쪽의 소 그림은 착시현상을 보이는 그림이라고 했다.

정말로 골목을 따라 서서히 올라가며 보니 소의 등이 점점 길어지는 듯하더니 지나쳐 오니 또 짧아지는 듯도 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담장도 사실은 담장의 지붕이 없다.

그림으로 담장의 지붕이 있는 것처럼 그렸을 뿐인데 엄청 자연스럽게 보이고, 담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의 기발한 발상이 마을의 분위기를 저렇게 바꾸어 놓았다.

그 옛날에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엄청 피곤한 마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마을은 산의 중턱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마을의 맨 위쪽에 원두막이 있었다. 관광객들이나 마을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마련을 해 둔 것 같은데, 시골적인 정취를 한층 돋구어 준다 싶었다.

지금의 시대는 밥만 먹고 사는 시대가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며 사는 시대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의 그 어리던 시절에는 저런 원두막은 매우 특별한 곳이었다.

참외나 수박, 또는 과수원에나 있는 것이었다.

'마비정'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마을의 중간 쯤에 있는 우물의 이름이 '마비정'이었다.

'천마'가 물을 마시고 갔다던가?

확실한 내용은 필자가 세밀히 읽어보지  못해서 기술하기가 좀 어렵지만 하여간 마을의 이름에 기여를 하는 것 같앴다.

몇몇 회원들의 인증샸을 쩍었는데 공교롭게도 햇살이 카메라로 들어갔나 보다.

얼굴들이 정확하게 촬영되지 못해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보내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갓을 쓴 남근석'이다. 앞에 항아리가 있는데 왜 항아리가 남근석 앞에 있는 것인지 그 의미가?

오른쪽 아래 엎드린 듯 있는 바위는 거북돌이란다. 가만히 보니 거북이를 닮은 듯하기는 했다.

이제 그 마을은 외톨이 마을이 아닌 것 같앴다. 오히려 그 마을 주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앴다.

누군가는 제법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집을 팔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마을 뒷편에서 저 아래로 보이는 작은 들판과 용연사에서 대구로 가는 길이 보였다.

그 엤날에 화원이나 대구로 가기 위해서는 꽤나 고생들을 했을 것 같지만, 세월의 흐름이, 시대의 변화가 보다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싶었다.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 주신 회장단에게 다시금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 end

[심후섭]

행사 중첩으로 함게 하지 못하여 죄송하네- 마비정 마을에는 마을 사람들도 몰랐던 연리지를 발견하고 아름드리 옻나무도 최초로 밝혔는데(심후섭 관련 영남일보 기사 참조)= 명예 달성군민으로서 안내를 맡아야 했는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