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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정보
진주중앙중 17회
 
 
 
카페 게시글
이런저런 사진방 스크랩 나를 찾는 여행
언가 추천 0 조회 112 09.07.26 20:5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5월 25일 아침

그냥 떠나고 싶다.

안일한 일상에 젖어버린 내가 구차하게 생각된다.

혼자서 배낭을 꾸린다.

현금카드, 신용카드, 휴대폰,  그리고 휴대폰 충전기, 면도기, 칫솔, 속옷 한벌 ,여유 바지 하나, 등산티 하나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걸었다. 

 어디로 가야할까?

바다가 보고싶다.

대전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대전 시외버스터미널, 동해로 갈까? 서해로 갈까?

속초가는 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표도 사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

그냥 떠나는 게다.

어디든 일상에 젖은 나에게서 멀어지고 싶었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어디로 갈까? 아무 목적도 없이 이유도 없이 떠나온 여행이다.

지갑에 현금이 3만원밖에 없다.

현금 지급기에서 현금을 찾는다.

 국제 여객선 부두까지 걸었다. 

 얼마전에 저곳에서  배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고 고구려 발해 유적지를 돌았었지!

지금은 예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 때 그 동지들 모두 내게서 멀어져갔지!

캄캄함 밤의 선창위에서 누워 별을 보던날

동춘호는 대양을 가로질러 가쁜 숨을 몰아 쉬어도

난 계속해서 원의 중심에 누워있었지!

여름밤 국제 여객선 선창위에서 스카치 위스키 한병에 쓰러진 내게

그 동지는 별의 전설을 밤새워 이야기 했었는데....

 

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계속해서 북쪽으로 바닷길을 걷는다.

오늘은 취하고 싶다.

그래서 내 영혼이 깨끗해 질 수만 있다면...

맑아진 내 영혼을 작은 도시의 허름한 여인숙에서 편히 쉬게하고 싶다.

방향을 돌려 7번 국도를 따라 남으로 내려온다.

영랑호를 만난다. 

 

 예전  08년 겨울 장기도보때에 걸었던 영랑호를 다시 걷는다.

혼자서 걷는 길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

내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걷는다.

생각에 골몰하여 사진 찍는 것도 잊어 버린다.

서서히 지처간다.

지친 몸을 이끌고 싸구려 여관을 찾는다.

배낭을 벗고 싸구려 선술집에 들러 쏘주 한병에 젖은  내 육신을  침대에 누인다.

 

5월 26일 화요일  

아침 4시 잠을 깬다.

아직은 도시가 어둠에 젖어 있다.

곧 아침이 찾아 오겠지!

다시 짐을 꾸린다. 그리고 남쪽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속초항 여객터미널을 지나 대포항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예전에 한 번 걸었던 길이라 길은 익숙하다.

 이 끌배를 타고 아바이 마을 지난다.

아직은 시간이 일러 오징어 순대하나 사먹을 수없다.

아직 아침도 먹을 수 없고...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이 몇시쯤인지도 모르고 바닷가 길을 따라서 걷는다.

양양을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가다가 배가 고프면 길가 가게에서 밥을 사먹고

지치면 길가에 앉아 한대의 담배를 ....

그리고 어디엔가 있을 나를 찾아서 길을 간다.

이정표를 보니 주문진이란다.

아직 오후 4시도 되지 않았는데 내 몸은 물에 젖은 솜뭉치가 되었다.

허름한 여관을 찾아 내몸을 누인다.

 5월 27일 수요일

새벽 잠을 깨어서 시계를보니 2시 38분이다.

잠이 더 올것 같지도 않다.

배낭을 꾸리고

어듬속에서 별을 보며 길을 떠난다.

내 발은 계속해서 남으로 향한다.

아침 새벽길을 떠나서 배는 고픈데 아직 아침밥 파는 식당이 없다.

계속해서 걷는다. 아침 8시 하도 배가 고파서 어제 비상식으로 사 두었던 연양갱 하나를 먹는다.

그래도 배가 고프다.

아침 9시 경포호에 이른다.

그래도 아침밥파는 식당을 찾을 수 없어서 길가 수퍼에서 컵라면 하나로 아침을 대신한다.

계속해서 해안도로를 따라 강릉항까지 이른다.

앞에는 제 18 전투비행단부지가 해안길을 막아선다.

다시 길의 방향을 바꾸어 북으로 올라 온다.

다시 시내로 들어 와서 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점심을 먹고 안인진리에 이른다.

저 멀리 안보통일 공원이 보이고 저 고개를 넘으면 정동진이 나오겠지!

 

 

 

 

 

 정동진을 지나서 계속해서 남으로 걷는다.

심곡리 헌화로에 들어선다.

아침 너무 일찍 출발하여 아직 오후 4시인데도 지처서 더 걸을 수 없다.

그리나 주위에는 모텔도 여관도 여인숙도 없다.

길가의 횟집 민박방에 들어간다.

길은 아름다운데도 시설이나 써비스는 엉망이다.

모든게 다 미비하다.

그래도 너무지처서 간단히 씻고 밥도 먹지 않고 잠든다.

저녁 8시 배가 고파서 잠을 깬다.

아랫층 횟집에 들러 밥을 부탁한다.

이제 시간이 늦어 밥을 팔 수가 없단다.

아픈다리를 이끌고 심곡 마을을 헤맨다.

간신히 감자 옹심이 한그릇 사먹고 쓰러저 잠든다.

 5월 28일 목요일

아침 5시에 잠이 깬다.

그리고 배낭을 꾸리고 내 주어진 여정을 시작한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금진항이다.

그래도 새벽길을 간다. 

 지금 다른곳은 30도가 넘게 더운 모양인데 영동지방은 이상 저온이라서 아주 시원하다

이번 여행길에서 아직 소매가 긴 잠바를 계속해서 입고 걷고 있다.

그래서 길가엔 벌써 코스모스가....

밥을 먹을때마다 식당의 TV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소식을 전한다.

그래도 난 내 길을 가야하겠지!

 

 

 

 옥계를 지나고 망상을 지나고 또 어디 어디를 지나니 묵호항이다.

동해항도 해군기지가 바닷길을 막고 있다.

그래서 길을 헤매기 싫어서 아예 7번 국도를 따라서 걷는다.

동해시에서 7번국도를 따라 걷다가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노인이 담배 하나 달란다.

담배를 주었더니 노인 무료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고 가란다.

아직 오전 10시인데 그래도 기다렸다가 먹고 가란다.

내가 보기에 거지처럼 보이는가 보다.

 

국도를 따라 걷기는 참 싫다.

그래도 길을 잃는 것 보다는 낫겠지!

이번 여행을 차분히 준비했더라면 네비게이션이라도 가저 올 수 있었을텐데..

 

어제 심곡에서 잠자리와 저녁때문에 고생 했던일이 있어서

오늘은 어떻게 해서라도 삼척까지는 가야하겠지!

그러나 몸은 무척 지처있다.

아마 국도를 걸어서 이겠지!

오후 5시 아주 지처서 삼척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싸구려 여관 15000원주고 구해서 지친 몸을 쉬게한다.

 5월 29일 금요일

아침 7시 삼척을 출발한다.

오늘은 삼척에서 태백까지 38번국도를 따라서 걸을 생각이다.

어제 관광안내소 여직원이야기가 덤프트럭이 많이 다녀서 위험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모두 검은색이다.

그런 이유로 새벽 일찍 출발하지 못하고 밝은 아침에 출발한다.

기온은 서늘하다.

삼척에서 미로면 소재지까지는 국도가 새로 4차선으로 만들어저서 나는

구 국도를 따라서 걸으니 걷기가 아주 좋다.

오십천과 기찻길과 사차선 국도와 이차선 구국도가 좁은 계곡을 메우면서 함께 달리는 길이다.

처음에는 강처럼 보이던 오십천이 작은 시내로 변하면서 사차선 국도는 없어지고

나는 그 교통량 많은 이차선국도를 걷는다.

 

 

 

 

 

 풍광은 엄청 화려한데..

내가 걷기에는 힘이 부친다.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는게 길옆 배수로를 복개하여....

그런데 그게 발을 딛는부분이 경사가 있어서 내 오른쪽 발바닥은 바깥부분만 딛게 된다.

그것이 도계읍를 지나면서 부터는 길이 가파르기까지 한다.

그리고 오늘 늦게 출발한탓에 충분히 쉴 시간도 없다.

오후 여섯시 지처서 너무 지처서

내 오른발은 딛기에도 고통을 느낄만큼 상처 입은채

너무 피곤하여 사진찍는것도 잊어 버린채 태백에 이른다.

태백 시외버스터미널 내일도 국도를 따라 영주 방향으러 걷고 싶은데..

내 발길은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표소에서 대구행 차표를 20400원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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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7.27 10:17

    첫댓글 자기를 잧아 떠나는 그대를 닮고 싶소 ..........................

  • 작성자 09.07.27 10:27

    내가 나를 모르는데 니가 나를 알겠느냐. 그냥 살다가 한 번쯤은 미친척하고 저블때도있더라.

  • 09.08.03 08:44

    나를찿아떠나는여행...참제목이좋다///// 나를찿으러가는건지 나를버리러가는건지..언가의기행은계속되지만 우리인간의 그순수함이항상돋보이는 가벼운발걸음에 경의를표한다......혼자만의그고독함과 싸우며 천근만근이나되는몸뚱아리에 밤늦게하늘과대화하고 들풀하나하나에 그의미를찾아가는 우리언가 화이팅!!!!!

  • 작성자 09.08.10 04:36

    하루에 70km 걸어 봤다. 내기 미친거 맞재?

  • 09.08.17 22:59

    언젠가 "내 돈키호태 처럼 산다"던 친구 말이 생각나네,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번뇌망상에 빠져 살거나,꿈 만 꾸다 가는데 지금 이순간을 놓치지 않는 친구 모습이 아름답네...꿈 깨라고 깨몽인가? 늘 깨어 있것네?

  • 작성자 09.08.18 17:49

    깨몽은 에전에 학생들이 지어준 별명이고 내는 꾸몽으로 불리고 저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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