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 션, ‘루게릭 요양소’ 건립 위해 1억원 수표 건네
《눈으로 희망을 쓰다》의 박승일 선수 찾아가 요양소 건립 지원 약속
* 사진 : 팬 카페‘박승일과 함께 하는 ALS’제공
눈으로 쓴 희망이 기적을 불렀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가수 션이 루게릭병 환자 박승일 선수를 찾아 “루게릭병 요양소 건립을 돕겠다”고 약속한 것. 션은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박 선수의 집을 찾아 1억원짜리 수표를 놓고 갔다. 더불어 “150개 교회와 힘을 합쳐 요양소 건립에 추가로 필요한 7억 5000만원과 매달 들어가는 운영비 15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는 박 선수가 2002년 루게릭병에 걸린 이후 지속적으로 매달려온 꿈이었다.
이번 기부는 박승일 선수가 최근 낸 책 《눈으로 희망을 쓰다》(박승일ㆍ이규연 공저, 웅진지식하우스)를 통해 이뤄졌다. 박 선수의 팬 카페(cafe.daum.net/alswithpark) 회원이 이 책을 션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 부인에게 전달했고, 그녀가 이 책을 다시 션에게 전한 것. 션은 “책을 받은 날 펼쳐 들어 그다음 날까지 단숨에 읽었다”며 “책을 덮으며 ‘이 사람을 돕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션에게는 마침 지난 1년간 각종 강연회에서 모은 기금 1억원이 있었고, 이를 박 선수를 위해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션은 책을 읽은 이튿날인 10월 30일 박 선수의 집을 방문해 “요양소 건립을 돕겠다”고 약속했고, 이어 지난 11월 7일 다시 박 선수의 집을 찾아 1억원짜리 수표를 내밀었다. 현재 루게릭병으로 전신이 마비된 박 선수는 눈동자를 굴려 글자판을 짚어 ‘믿기지 않는다’고 쓰며 눈물을 글썽인 것으로 전해졌다.
션은 책을 읽으며 하루하루의 심정을 ‘지상지옥’으로 표현하는 박승일 선수의 독백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하루하루를 천국에서 사는 것처럼 행복한데, 얼마나 절망적이면 지옥 같다는 표현을 썼을까 싶어 박 선수를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선수를 직접 만나보고 또 한 번 놀랐다고 했다. 박 선수의 스스럼없고 밝은 태도 때문이다. 션은 “절망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으면서도,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특히 한살 많은 내게 농담처럼 ‘말 놓고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 밝은 모습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션은 박 선수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요양소 건립에 추가로 필요한 기금과 매달 들어갈 운영비 등을 파악한 뒤, 이를 모을 방법을 며칠간 구상했다. 그의 결론은 미니홈피를 통해 150곳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한국루게릭협회(ALS협회)는 오랫동안 루게릭 요양소 건립을 위해 노력했지만, 사단법인이 아니라는 현실적 제약 때문에 막대한 건립 자금을 모으기가 힘들었다. 션은 “이렇게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움
이 가지 않는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교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 박승일 선수 = 전직 농구선수. 2002년 현대 모비스 코치(당시 국내 최연소)로 발탁되었으나 곧이어 루게릭병 확진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기 시작했다. 모든 근육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으나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동자를 이용해 안구 마우스로 세상과 소통하며 루게릭병 환우들을 위한 요양소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달 출간 된 《눈으로 희망을 쓰다》는 그가 눈으로 쓴 50여 통의 메일을 토대로 쓰여진 책으로, 잔인한 병마와 싸워나가는 처절한 일상의 이야기, 고통을 못 이겨 혀를 깨무는 아들을 바라봐야 했던 어머니의 고백, 모두가 떠나간 자리를 따듯한 사랑으로 채워준 여자 친구와의 눈물겨운 러브스토리 등이 담겨 있다.
☞ 루게릭병 요양소 = 루게릭병에 걸린 환우들이 모여 살며 환우 가족들이 서로 도움을 나눌 수 있게끔 하는 요양소. 루게릭병 환자들은 온몸의 근육이 마비되는 병의 특성상 인공호흡기를 달고 나면 24시간 동안 간병인이 돌봐줘야 한다. 이 때문에 루게릭병 환자를 둔 가족은 경제적, 육체적으로 큰 고통에 시달린다. 또 간병해줄 가족이 없는 환자들은 인공호흡기 다는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기도 한다. 박승일 선수는 “요양소에 환자들이 모여 살 수 있으면 가족들이 돌아가며 여러 명의 환자를 한꺼번에 돌봐줄 수 있다”며 요양소 건립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올해 6월 카페 회원들과 함께 모은 6700만원을 협회 측에 기부하기도 했다.
첫댓글 아... 밤중에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승일님 그간의 노력과 희망이 드디어 하나씩 이루어지려 하는군요. 션님의 따뜻하고도 구체적인 힘찬 발걸음 정말 감사드립니다. 승일님.. 이젠 일어나셔야지요.
지난 시간 나 보다는 다른 환우들과 그 가족들을 위하여 내 몸을 돌보지 않고 홍보와 요양소 건립을 위하여 모든 에너지를 쏫으셨던 승일님의 노력에 열매가 하나씩 이루어 지는 듯 하여 너무 기쁘네요 ^^ 션님의 아름다운 마음 또한 감사드립니다.
아~~ 눈으로 쓴 희망의 기적. 오랜 시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전환점에 와 있는 것 같아요. 더욱 힘차게 나아가길 기도해 봅니다. 승일님, 션님...감사 또 감사!
주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승일님을 통해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요양소 건립을 위하여 눈으로 희망을 쓴 당신은 거인이십니다. 당신의 눈물의 기도를 주님은 들어주실 것입니다. 승일님 힘내세요.
참..꽃같이 아름다운 심성을 지니신 션님.. 감동입니다.
언제 이 일이 오려나 하고 막연한 마음에..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언젠가는 그꿈 이룰 날이 있겠지 믿으며 왔던 세월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실천되어 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꿈인가 싶습니다.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른 채 굳굳하게 밀고 온 승일씨 그리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시는 션님 당신들은 진정 위대한 거인들입니다.
와..조금전 기사보고 반가워서 들어왔어요~너무 감사한 일이네요~
우와~~정말 빨리 그날이 오길..바라면서...다시 한번 화이팅~~이요~~
우와 정말 기쁜 소식이에요..션님 쵝오~~ 승일님 쵝오~~
저두 기사보고 오랜만에 방문했네요~ 정말 멋진분입니다. 그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서 좋은결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어쩔 수 없이 읽으면서 눈물을 글썽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붕뜨지 말고 천천히 앞으로 대를 이어 갈 수 있는 루게릭 요양소나 난치병 환자들의 보금자리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해서 제대로 된 열매를 맺고 너도 나도 따먹었으면~
어머님이 또 한번 뜨겁게 눈물을 흘리셨겠어요. 머지 않아 그토록 갈망하던 꿈이 이루어질꺼라 믿습니다.
정말 벅차고 감사한 소식입니다.. 션과 혜영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꼭 요양소가 건립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