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새 캐나다 이민자들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통계청이 2001년 인구센서스를 기초로 연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정착 5년 미만의 신규 이민자들은 캐나다 출생자들의 수입에
80%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도 12.7%로 캐나다 출생자들의 7.4% 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처럼 이민자들의 삶이 고달파진 것은
80년대부터 시작돼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봤다.
70년대 이민 온 남성들은 5년이 지나면 캐나다 출생자들보다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고 10년이 되면 그들의 수입과 같아졌다.
하지만 80년대 이후부터 이민자들의 삶은 극적으로 변해갔다.
2001년까지 20여 년 동안 신규이민자들의 물가인상분을 감안한 수입은
평균 7%가 적어졌다.
같은 기간동안 국내 출생자들이 오히려 평균 7% 이상 수입을
더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이민자들의 수입 감소는
결코 경기침체 탓이 아니다.
통계청의 지적에 따르면 신규 이민자들의 생활이
언제, 얼마나, 어떻게 나아질지는 불투명하다.
저임금 노동직을 이민자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으로 볼 때
개선의 여지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민자들의 ‘희망’이 없는 삶은 특히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얼 등
국내 대표적인 3대 도시에서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민자들이 국내에서 ‘하류층’을
생성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사회학자들의 정의한 ‘하류층’이란 주류사회에
들어가지 못한 주변인으로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비슷한 형편의 사람들로 둘러 쌓여있는 격리, 소외된 계층이다.
말 그대로 ‘하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실업률이 높고 생활은 극도로 빈곤하며
연금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
사회학자들은 ‘하류층’ 문제의 심각한 것은 다음 세대에까지
사회, 경제적 가난이 대물림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 데이비드 레이 교수는
“캐나다 이민역사에는 막노동을 하면서 고생한 이민1세대들의
성공 스토리가 많다. 이들의 성공담은 본인의 ‘부(富)’ 달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을 훌륭하게 길러냈다는데 있다.
그런데 최근 신규이민자들에게는 자신의 고생이 자녀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25일부터 국내 최대 일간지 토론토스타가 연재하고 있는
특집 시리즈 ‘새 이민학생과 ESL 교육 실태‘에서 드러났듯이
이민가정 자녀들의 높은 자퇴율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새 이민자 가정 출신 학생들이
정부의 부실한 영어교육프로그램(ESL) 운영으로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무더기로 학업을 포기하고 있어
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평등한 기회’가 겉치레의 구호에 그치고 있다.
캘거리의 경우 자퇴율은 최고 74%에 달했다.
따라서 레이 교수는 “이들 역시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하류층’에 고착될 위험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론토대학 모니카 보이드 사회학 교수는
가난 대물림 가능성에는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
이민자들은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보이드 교수도 현재로서는 사실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기울어 있다.
“90년대 이민 와 취업난에 시달린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2011년 정도가 되면 알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