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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곡성의 진산을 찾아서 천상의 소리를 듣다
(동악산 748m)
형재봉에서 내려서는 공룡능선이라는 암릉의 모습
동악산 정상의 모습
형제봉에서 내려서다 조망한 산비탈의 마지막 추색
암릉의 모습
암릉에서 형제봉으로 올려다 본 산줄기 모습
◆ 산 행 일 : 2014년 11월 09일(일)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동악산(전남 곡성 곡성읍)
◆ 산 행 자 : 마눌님과
◆ 교 통 편 : 강서다울산악회
◆ 산행코스 : 도림사 → 1.2.3교 → 신선바위 → 전망대 → 동악산 정상 → 배넘이재 → 대장봉 → 형제봉 → 공룡능선 → 청류동계곡 → 도림사 → 매표소(산행거리 : 약15km, 소요시간 5시간30분)
[산행 개념도]
[산행소개]
전남 곡성군 곡성읍에 우뚝 솟아 곡성벌판을 굽어보고 있는 동악산(735m). 하늘에서 들려오는 음율에 맞춰 춤을 추다 오늘날의 산세를 갖췄다는 전설로 유명한 산이다.
자락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도선국사가 중건한 도림사가 천년세월의 고풍으로 찬란하고 굽이치는 계곡은 곳곳에 아기자기한 폭포와 담소를 빚어내고 있다.
동악산은 지명도에 비해 부산 산악인들에겐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산. 아무래도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어 생각만큼 많이 찾지 않지만 호남지방에선 국민관광지로 지정될 만큼 널리 사랑받는 산 중의 하나다.
산행은 도림사에서 시작된다.차량은 곡성읍 월봉리 도림사 앞까지 진입할 수 있으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에서 도림사까지는 약 10분 거리. 입구까지 포장이 되어 있고 길 오른편엔 거울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이번 산행은 도림사를 출발, 동악산을 거치지 않고 계곡을 거슬러 올라 남서쪽에 위치한 형제봉(656m)을 돌아보고 오는 순환코스로 일정을 잡았다. 동악산은 산세가 험해 단단히 준비하지 않고는 함부로 오를 수 없으며 무엇보다 동악산의 수려한 전경을 감상하려면 맞은편 산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산행시간은 5시간 안팎. 이 코스는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계곡과 릿지. 능선등산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도림사를 지나 1km를 더 오르면 본격적인 등산로. 길은 여기에서 두 갈래로 나눠진다. 오른쪽을 택해 나아가면 시인 묵객들이 노닐던 단심대, 낙락대가 나오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가 설치돼 있다.
철다리에서도 길은 두 갈래. 이정표에는 오른쪽은 "배넘어재 2.2km 동악산 3km, 왼쪽은 형제봉 2.1km, 길상암 1.5km"라고 씌어 있다. 다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도림사계곡으로 이어진다. 거울처럼 맑은 물소리를 벗삼아 계류를 건너고 또다시 건너오기를 반복하면 어느새 계곡을 벗어난다.
계곡등반이 끝나면 이제부터 부드러운 흙을 밟는 등산. 경사가 적당히 나 있는 이 길은 오르면 울창한 산죽을 만난다. 이따금 서걱서걱거리는 소리가 무척 아름답게 들린다.
도림사를 출발해 1시간10분 정도 걸으면 배넘어재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형제봉까지는 능선길. 길도 반반하고 조망도 좋아 기분 좋게 진행할 수 있다. 능선 사면에는 산나물과 야생화가 즐비하게 피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25분쯤 그렇게 걸으면 보기에도 가파른 암봉이 나타난다. 바로 형제봉의 전위봉이 서봉이다. 이곳에 올라서면 멀리 왼쪽으로 동악산 북봉이 장쾌한 자태를 드러낸다.
서봉에서 형제봉까지 0.7km. 형제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자칫 잘못되면 위험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내리막이 끝나면 다시 오름길. 헬기장을 지나면 자일을 잡고 오르는 암반코스가 나오고 그 곳을 통과하면 바로 형제봉이다.
형제봉은 동악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봉우리로 하늘로 우뚝 솟아 춤을 추는 듯한 동악의 기묘한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길은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나오면 된다. 발 아래로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은 암봉길이 펼쳐진다. 긴장을 풀지 말고 내려서야 한다. 하산길 초입부분은 흙으로 덮여 있지만 가팔라 미끄러지기 쉽다. 물론 위험한 곳은 철계단과 자일이 설치되어 있지만 한눈 팔지 않는 게 좋다.
암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면 20분 정도 걸려 갈림길에 이정표가 나온다. "배넘어재 동악산 2.7km". 여기서 계속 암릉을 타고 싶으면 직진하면 된다.
하산길은 오른쪽 숲속으로 내려서 길상암터 계곡으로 이어진다. 딱다구리 소리가 요란한 산죽 군락지를 지나 10분쯤 더 가면 약 30평 규모의 길상암터가 나온다. 여기서 목을 축인 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도림사로 하산한다.
계곡을 건너고 부드러운 땅을 밟고 그러면서 딱딱한 너덜지대와 적당한 경사의 암벽을 타는 즐거움을 한 곳에서 만끽할 수 있는 산행은 끝이 난다.
[산행이야기]
모처럼 나서는 산행이었다.
사는 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항상 산에 대한 그리움은 그림자처럼 일상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한 달이란 기간이 넘도록 산행을 하지 못하는 동안 세상은 무상함을 느끼게 하듯한 계절의 변화는 어느듯 그 짧은 시간에 낙엽은 계류를 따라 흐르는 물과 함께 계절의 모습을 감추려는지 화려한 가을 빛 그리움만이 아쉬움을 토하는 시간을 찾아 서울에서 먼~ 곡성 맞는다.
도림사계곡(청류동계곡)
차에서 내려 눈길 머무는 곳은
도림사를 오르는 계류의 반석이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도림사 사찰을 지나서야
산행의 들머리가 시작된다
도림사(道林寺)
곡성읍에서 서남쪽으로 4km 떨어진 동악산 줄기인 형제봉(성출봉) 중턱에 자리잡은 도림사는 신라 무열왕 7년(660)에 원효대사가 화엄사로부터 이주하여 지었다고 전해지며 현재는 응진당, 지장전, 칠성각, 요사채 등이 있고 절 입구에는 허백련 화백이 쓴 「도림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도선국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도인이 숲같이 많이 모여들었다 하여 도림사라 하는데, 인근에는 도림사 곡이 있다.
도림사 안내표지판
속세의 이야기를 전해 주는 듯한
도림사계곡
도림계곡의 가을 정취를 바라보며
동악산 표지목 방향으로
산을 오른다
시작부터 가파른 산행길이
가픈 숨을 몰아 쉬게만 한다
오솔길 같은 솔향기 솔 솔 묻어나는 등로길은
노랗게 물 들어 떨어져 쌓인 가랑잎이
마치 비단길 같은 생각에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전세라도 낸 듯한 호젖한 산행길은
행복감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고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산새 소리는
계절의 이별을 알리는 노래소린 듯이
잔잔하게 숲속 나뭇가지를 흔든다
차곡 차곡 낙엽으로 쌓인
산행길을 밟고 오르는 시간들 만큼이나
행복감으로 충족된 산행길이 즐겁다
그런 즐기는 산행에서 아름다운 산세가 서서히 들어나기 시작한다
월봉리삼거리 갈림길
아름다운 산세는
전면의 우측 대장봉과 좌측 형제봉이며
형제봉에서 중앙으로 획을 그으 내려서는
공룡능선이라는 암릉의 모습이다
시원스런 풍광에
모습도 함께 담아본다
동악산이 0.4Km
산 능선을 올라서니
확 터여진 시야의 조망이다
동악산 정상(735m)
정상에서 배넘어재로 이어가야할 능선
정상 계단에서
동악산 주변의 풍광
정상을 내려서는 계단
대장봉과 형제봉으로 이어가야 할 능선
동악산 정상의 모습
동악산의 모습
정상을 내려서 능선의 삼각점을 찍고
배넘어재로,,,
가을을 이별하는 소리를 들으려
발걸음을 한다
내려선 동악산의 모습을 뒤돌아 보고
전망대에서 바라 본 주변의 산세
산등선을 넘나드는 차가운 산바람은
이별하는 가을을 마중하고
그런 바람을 피해
산자락 양지 바른 곳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는 산님들은
이계절의 아쉬움을 나눈다
산자락 아래 내려 앉은
곡성의 가을벌판을
산 위에서 마음껏 내려다 보고
산길을 이어가면서
이곳 저곳 풍광들을 느껴 보다보니
배넘어재에 발길이 닫는다
곡성의 진산인 동악산은 크게 두 산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으며,
각 산덩어리에는 비슷한 높이의 정상이 있는데
이 두 산덩어리를 가르는 것이 배넘이재이고,
형제봉·동봉과 서봉으로 형성돼 북봉에 동악산,
남봉에 형제봉 이라 표기해 놓고 있지만 최고봉은 형제봉이 된다고 자료들은 소개하고 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행길은 사색을 즐기듯
발 편한 발걸음이다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을 이어가다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서니 대장봉이었다
이곳에서 형제봉으로 향한다
가을햇살이 내리는 산자락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산세와 더불어
추억도 남겨 본다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그림같다
형제봉을 배경으로
형제봉에서 도림사방향의 청류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공룡능선 줄기로 4교와 만난다
형제봉
헬기장인 듯 한데 억새풀꽃으로 가득하다
가파르게 잘 설치된 계단을 올라서면
시원스런 조망이 들어나고
형제봉을 만난다
산자락 아래 마지막 가을모습과 함께
렌즈속에 시간을 담아본다
형제봉이다
동악산의 주봉이었다고 하며
산이름의 유래가 성출봉(형제봉 동봉)에서 유래됐다는 것과
주요 등산로가 형제봉을 중심으로 더 잘 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동악산에서 조망한 산세보다는
이 곳 형제봉에서조망하는 산세가 보다 아름답고 뛰어나 보인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보면
유래는 이렇다 한다.
이 산의 개산조인 원효대사가 성출봉(聖出峰 형제봉 동봉으로 동악산 최고봉) 아래에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청류동 남쪽 골짜기)에서 도를 베풀고 있는데
하루는 꿈에 성출봉과 16아라한이 그를 굽어보는지라 깨어나
즉시 성출봉에 올라가 보았더니 1척 남짓한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났다는 것이다.
원효가 열일곱 차례나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아라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셔 놓으니
육시(六時) - 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독경의 시각으로
신조, 일중, 일몰, 초야, 중야, 후야- 만 되면 천상에서 음악이 들려 온 산에 퍼졌다 한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곡성 마을에서 장원급제자가 탄생하게 되면
이 산에서 노래가 울려 펴졌다고도 한다.
그렇 듯
동악산은 길조를 알리는 산이라 한다
형제봉에서 암릉으로 이어지는 공룡능선이다
저 곳으로
산행길을 잡아 하산을 한다
계단을 내려 서면서부터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작은 암봉의 모습
내려서다 뒤 돌아 바라 본 형제봉
대장봉
암릉을 이어가다
삼라만상과 함께 하는
이 곳에 앉아
천상의 울림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귀 기울여 보지만
차가운 바람소리만 흩어진다
멋진 조망터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 갈림길에서
길상암터로 내려서지 않고
등산로 아님길로 들어선다
아내표지판과는 달리
등로길이 잘 나 있고
위험구간도 없었다
산행코스는
그야말로 굿이었다
올망졸망한 바위능선
그림 같은 산세
들어나 보이는 조망들을
만끽 할 수 있는 장소랄까
,,,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 좀 나누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지가든 물어 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 지를,,,
詩 안도현
자연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뒤로하고
산을 내려선다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내려서니
맑은 옥류가 흐르는
청류동계곡을 만난다
도림사 경내 전경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라 부르는 청류동(淸流洞)계곡
이 계곡은
그다지 깊지 않은 계곡인데도 암반이 펼쳐지는 시원스런 품세는
삼남에서 제일이라는 과찬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고 길이도 200여m에 달한다하며
청류동계곡이라 부르는 이 계곡의 암반에는 새긴 글자도 무수히 널려 있다.
산에 가거든
산에 가거든
그 안에 푹 젖어 보아라.
가만히 귀를 대고
산의 맥박이 뛰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세상의 모든 언약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는 소리를.
산에 가거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풀바람이 되어 보아라.
고만고만한 인연들이 모여
제각기 만들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아라.
산에 가거든
그 경사진 산맥의 늙은 생애를,
울음소리를 들어 보아라.
주인 없는 무덤에 피어난
탄식 같은 햇살 한 웅큼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소리를
들어보아라.
詩 김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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