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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군단장병가족,양구중심
 
 
 
카페 게시글
군인,가족,친구 게시판 스크랩 군대에서 운전병은 뭘 하는가?
충남이모 추천 0 조회 1,562 08.02.10 20: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예비군 2년차의 시점에서, 문득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땡보직이라 불리우는 군 운전병. 그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는 것일까?

 

  각 부대마다 환경과 생활모습은 천차만별이지만, 대략적인 공통점을 이야기한다. 공군이나 해군, 해병대를 제외한 육군 운전병을 기준으로 한다.

 

1. 탄생

  운전병은 크게 2가지 루트로 탄생한다. 육군 기술특기병에 지원해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대하는 방법과, 102, 306 보충대, 논산 육군훈련소에 일반병으로 입대한 후 차출되는 경우이다. 필자는 전자에 해당한다. 원래 일반병으로는 가고싶지가 않았고 오로지 운전병으로 군생활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

 

2. 운전병 병과교육

  각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치면,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제1야전수송교육단(1야수교),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제3야전수송교육단(3야수교),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제2수송교육단(2수교) 으로 흩어져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극소수의 인원은 대전에 위치한 종합군수학교(종군교)에서 대형 트레일러 교육을 받는다.

  1야수교출신은 강원도 지역의 야전부대로, 3야수교출신은 경기도 지역의 야전부대로, 2수교 출신은 후방의 야전부대와 계룡대, 자운대, 상무대 등의 행정부대 기관에 배치받는다. 그래서 2수교는 명칭에 '야전'이라는 말이 없는 것이다.

  종군교에서 대형트레일러 교육을 받는 병사들은 군지사나 야전공병단 등 대형트레일러를 운용하는 부대에 배치받게 된다.

  나머지 기관에서는 기본, 중차 등으로 나뉘어 교육을 받는데, 현재는 약간 달라진걸로 알고있다. 필자는 중차, 즉 5t 교육을 받았다. 군 중차면허는 사회에서 1종대형에 해당한다. 5t 이상의 버스와 대형차까지 운전 가능하다.

 

3. 자대배치

  각 주특기를 부여받은 운전병들은 일선 부대로 배치되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부대의 특성과 규모에 따라 운용하는 차량의 종류나 성격이 다르므로, 이 부대에 맞춰진 운전병으로서 임무수행을 하게 된다. 대개 부대 자체의 운전교육과 정비교육을 거친 후, 일병때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나서게 된다. 물론 이등병때부터 운행을 내보내는 부대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정비 교육은 일시적인것이 아니라 선임병과 간부를 통해 전역할때까지 계속된다.

 

4. 군차량의 종류

  군차량의 종류도 꽤 많다. 몇가지로 추린다면...

1) 준장 이상의 장군들을 모시는 승용차

2) 대령급이나 일반 행정부대의 업무용 승용차

3) 야전부대의 지휘관이나 사령부의 짚차

4) 야전부대or행정부대에서의 5/4톤 카고/구급차/통신차 등

5) 야전부대or행정부대에서의 2 1/2톤 카고/통신차/정비차/특수용차 등

6) 야전부대or행정부대에서의 5t 카고/덤프/이동지휘소/구난차/크레인/특수용차/견인포차 등

7) 25인승 이상 민수용 대형버스 및 15인승 이하 승합차

8) 분뇨수거차/진개차/유조차/방역차 등 민수용 특수차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필자는 위에서 5,6번을 맡았었다.

 

5. 일과생활은?

  운전병의 일과는 '차량일조점호'로 시작한다. 각 차량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인데, 자세한것은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생략한다.

  배차를 받아 운행이 있는 병사는 자기 차량을 검차하고, 차를 사용할 간부나 처부의 콜사인이 있을때까지 대기하며, 콜사인이 떨어지면 배차낸 곳의 지시를 받아 운행을 하게 된다.

  배차를 받지 않은 병사는 주간, 월간, 반년 등의 계획정비와 기타 수시정비를 실시하고, 추가적인 작업거리가 있으면 작업을 실시한다.

 

6. 내무생활은?

  운전병은 기강이 해이해지면 바로 사고로 즉결되기 때문에 내무생활의 군기는 센 편이다. 이것은 필자가 보병부대에 파견을 나가서 그들의 내무생활을 관찰해 본 결과이기도 하다. 군 상부에서 하지마라 하는 구타, 가혹행위가 운전병의 내무실에서는 공공연히 존재한다. 어쩔 수 없다. 운전병은 군기가 풀리면 어떻게든 사고가 난다. 운행중 교통사고거나, 정비/작업중 안전사고거나...

 

7. 근무여건은?

  부대마다 다르다. 운전병은 외곽경계나 불침번등의 근무를 세우지 않는 부대도 있다고 들었지만 사실상 근무를 서는 부대가 더 많다. 필자의 부대는 사단 사령부내에 위치한 사단 통합 수송부였는데, 운전병 및 정비병이 위병근무와 외곽경계, 불침번을 모두 소화해냈다.

 

8. 운행의 종류는?

  이것은 차량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위의 차량 분류대로 구분해 설명하면...

1) 장군 승용차 : 준장 이상의 장군들의 출,퇴근 및 대외업무

2) 업무 승용차 : 행정부대 각 처부의 대외업무

3) 야전 짚차 : 야전부대 지휘관의 훈련지휘나 대외업무

4) 5/4톤 : 카고-소규모 화물수송이나 간단한 작업 및 소규모 병력수송 / 구급차-말 그대로 구급차 / 통신차-통신 무전 중계소 역할 / 방송차-대외 방송용 차량

5) 2 1/2톤 : 카고-중.소규모 화물수송 및 중규모 병력수송 / 통신차-통신용 무전 중계소 역할 / 정비차-각종병기 정비도구 적재 / 특수용차-유조차, 살수차, 화학 제독차 등등 수많은 특수용도 차량

6) 5톤 : 카고-대규모 화물 및 대규모 병력수송 / 이동지휘소-적재함의 독특한 구조로 공간을 2배로 확장시켜 야전 이동지휘소 및 사무실로 활용 / 견인포차-155mm포를 견인해 이동 / 크레인차-민수용 크레인과 같이 크레인과 적재함이 같이 있는 차량 / 구난차-민수용 레카와 같음. / 특수용차-유조차, 다련장미사일, 급수차 등등 수많은 특수용도 차량 / 트랙터-대형 트레일러를 수송할 수 있음

7) 버스 : 말이 필요 없음.

8) 특수차 : 각자 용도에 맞는 임무 수행... 분뇨수거차는 X푸고, 유조차는 기름쏘고, 방역차는 소독하고, 진개차는 쓰레기 수거하고.... 등등등.

 

9. 운행나가면 어떤 일을 하나?

  별거 없다. 선탑 간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민수용 승용차나 버스, 특수차는 목적에 맞게 수송만 하면 끝인 경우가 많지만, 군용 트럭 종류는 부수적인 작업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물품 상/하차 작업이 그것이다. 원래는 상/하차 작업을 하지 않도록 규정에 나와있지만, 사람 인심이 있지 않은가..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상/하차 작업을 도와주기도 한다.

  그리고 군용트럭 종류는 각종 야전 전술훈련에도 이용되는데, 부대의 물자와 병력을 수송한다. 병력수송시에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나의 실수가 적재함에 탄 다른 병사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훈련부대 자체의 차량은 물론, 지원부대의 차량 운전병들도 지원나간 후에는 피지원부대 지휘관과 선탑자의 지시를 따르고, 훈련상황에 따라 단독군장 착용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안면위장까지 할 때도 있다. 단, 훈련상황에서도 운행시에는 전투모를 착용하고, 운행하지 않을때 방탄헬멧을 착용한다.

 

10. 운전병의 정비수준은?

  웬만한 정비는 할 수 있다. 군용트럭의 경우는 각종 필터류(에어필터, 연료필터, 오일필터)와 타이어 교체, 배터리 교체, 엔진오일 교환, 냉각수 교환, 팬벨트나 제너레이터 교환, 허브작업, 등속조인트 부트교환까지도 가능하고 기타 와이퍼나 문짝, 창문, 등화류의 경정비도 가능하다. 필자는 클러치와 브레이크 유격조정까지도 직접 해봤다. 차체 도색과 차량번호 도색도 운전병이 한다.

  이 수준 이상... 미션을 내린다던지, 엔진을 내린다던지, 클러치디스크를 교체한다던지 하는 고난도의 작업은 정비병의 주도로 옆에서 서브해주며 작업을 실시하게 된다. 군지사나 정비부대에 입고시켜 전문적인 정비를 맡기기도 한다.

  민수용차는 구조가 군용에 비해 복잡해서, 운전병은 기초적인 점검과 소모품 교환정도만 하고, 수준높은 정비는 정비병이 담당하거나 해당 자동차회사의 정비사업소에서 정비를 받는다.

 

11. 어떤 운전병이 편하고, 어떤 운전병이 빡쎈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남들이 편해보인다고 느끼는 장군차 운전병도 막상 해당 장군의 성격이 괴팍하다면 한없이 괴로울 수가 있고, 빡쎄보이는 트럭운전병도 지휘관과 동료들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힘들꺼 하나도 없다. 모두가 상대적인 것들인데, 보편적인 입장에서 보면...

  승용차, 버스, 특수차 등 민수용차는 대체로 편한 군생활을 한다고 보면 된다. 트럭 운전병들도 군지사나 사단급 이상 사령부 등 큰 단위 부대 소속이라면 괜찮지만 소규모 부대의 트럭 운전병들은 고생을 많이 한다. 특히, 포병부대 견인포 운전병들은 운행 자체를 못나가고 정비/작업만하다 전역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경우는 비교적 큰 단위의 부대(사단 사령부)에서 근무해 근무여건은 좋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 각종 근무의 압박이 있었고, 상병때부터는 대대장을 잘못 만나 불필요한 작업에 동원되는 등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한마디로 주특기운, 자대운, 차종운, 지휘관운, 선/후임운이 따라주면 편한 군생활이 되는 것이고, 안따라주면 고달픈 군생활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12. 운전병이라서 행복해요~

  모든 군차량은 '동부화재'에 보험가입이 되어있다. 따라서 군 차량 운전병들은 2년동안의 운전경력과 보험가입경력이 인정되어 차후 차량을 구입하고 보험에 가입할때 혜택을 받게 된다.

  군에서 중차면허를 취득하고 25인승 이상 버스 or 9톤 이상의 민수용 화물차 및 특수차, 군용 5톤 덤프트럭을 운전했던 사람은 사회면허를 1종대형으로 갱신 가능하다.

  5톤 이동지휘소차량도 대형버스와 크기가 엇비슷한데, 왜 이 차량은 갱신이 안되는지 이해가 안된다. 필자가 5톤 이동지휘소 차량 담당이었기 때문이다.

 

  운전병은 한마디로, '전승의 동맥' 역할을 하는 병사들이다. 수송분과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군의 효율성은 제로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없으면 군대 전체가 멈춘다" 라는 자부심으로, 지금 이시각 전군의 운전병들은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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