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大我)를 찾는 공부 / 청화 큰스님
우리 불자님들, 불교라는 것은
거짓된 나(假我)를, 망령된 나(妄我)를 떠나서
참다운 나(眞我),
큰 나(大我)를 찾는 공부 길입니다.
내가 우주요 우주가 나라는
조금도 한계를 갖지 않는
이른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그런
자기 생명자체가 바로 대아․진아입니다.
그러면 대아․진아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철저한 계율이 필요합니다.
더러는 ‘우리가 깨달음이란 것은 재주가 있고
그때그때 그냥 훌륭한 스승을 만나
돈오를 하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식으로 속단을 합니다.
물론 이치는 불교 말로 하면 해오(解悟)라,
해석할 해(解)자 깨달을 오(悟)자,
이치로 해서는 단박에 우리가 알 수가 있어요.
이즉돈오(理卽頓悟)라, 이치는 알 수가 있지만
우리 스스로 과거 전생부터 지어 내려온 습관성,
우리 지금 의식 가운데는 과거 전생이나 금생에나
여러 가지 나쁜 습관성이 많이 있습니다.
이른바 습기가 많이 있단 말입니다.
이것은 단박에 녹아질 수가 없어요.
여러분들이 선방 들어가서
그때그때 공부도 하시고 명상도 하시고
그렇게 하시는 것도 그냥 모두가 단박에 되어버리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치로는 그럴 것 같지만 사실은
부처님한테 갖추고 있는 그런 무량공덕이
우리한테는 지금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치만 알 뿐이지, 어째서 없는가 하면
그 습기, 습관성이 안 녹아 있단 말입니다.
습관성은 그때그때 화두도 참구하고
염불도 하고 명상도 하고 또는
경도 보고 또는 남한테 베풀기도 하고
이런 선근 공덕이 쌓여져야
그래야 차근차근 습기가 녹아진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 공부를 애쓰고 하는 것은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선 꼭 철저한 계행을 지켜야 됩니다.
계행을 지켜야 깊은 삼매에 들어갑니다.
깊은 명상에 들어갑니다.
먹을 것 다 먹고 세속에서 하는
그런 향락스런 짓을 다 하고서 명상에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부처님 말씀이나 도인들 말씀도
인계생정(因戒生定)이라,
계율로 말미암아서 비로소 선정에 들어간단 말입니다.
선정에 들어가야 우리 습관성이 녹아납니다.
그 사람의 근기라든가 여러 가지 상황 따라서
선정도 오래오래 들어 있어야 녹아나는 분도 있고
또는 선정을 별로 얼마 안 해도
업장이 습기가 녹아나는 분도 있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성자가 되기 위해서는,
불교 말로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생사를 초월한 그런 영원적인,
진여불성을 온전히 우리가 증득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삼매에 들어야 합니다.
출처: 淸華 大宗師 법문마당 『金剛輪』